발행인칼럼2

제목따라쟁이? #6602022-07-23 18:24

따라쟁이?!

 

?!” 다음 주에 입주할 새 사무실 정리를 위해 안으로 들어서던 우리는 뜻밖의 모습에 잠시 주춤했습니다. 우리 사무실 옆,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회계법인 사무실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시간, 그들은 사무실 입구에서부터 벽면 여기저기에 페인트 칠을 하고 있었습니다. 페인트 전문가들에게 맡긴 게 아니라 그 집 식구들이 직접 나선 것 같았습니다.

 

그 며칠 전, 우리 사무실 리노베이션 공사가 모두 끝나 음료수 한 박스를 사 들고 인사를 갔습니다. 그들은 어쩜 사무실을 그렇게 예쁘게 바꿔놨느냐? 바닥이며, 벽이며, 싸인까지 너무너무 멋지다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본인들도 사무실 단장에 나선 겁니다. 우리 사무실이 워낙 대대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무실도 조금은 단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을 겁니다.

 

테레사! 토니! 우리집도 데크 만들기로 했다!” 한 달 전쯤, 우리 뒷집 젊은 중국인 부부가 느닷없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뒷마당에 데크를 만들고 파골라를 세우고 주방시설까지 갖춰놓는 걸 보며 부러워하더니 결국 자기 집 뒷마당에도 데크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미쉘네 집은 빌라이기 때문에 뒷마당이 그리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데크를 만들고 투명한 지붕도 만들어 올렸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그네도 하나 매달아 놓고 우리 쪽으로는 화분도 몇 개 걸어놨습니다.

 

그 집 두 꼬맹이는 데크 위에서 자전거도 타고 신나게 뛰놀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미쉘과 남편의 얼굴에서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행복의 모습이 진하게 묻어납니다.

 

아내와 저는 우리 옆 사무실이나 미쉘네를 보며 따라쟁이라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옆 집이, 옆 사무실이 예쁘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 건 분명 좋은 현상입니다. 서로서로 행복의 크기를 더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코리아타운> 새 사무실 입주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바꿔놨습니다. 전문가들에 의한 분야별 리노베이션이 끝난 후에도 우리는 틈만 나면 그곳에 갔습니다. 벽에 예쁜 스티커도 붙이고 귀엽고 앙증맞은 시계도 달고 멋진 액자도 걸고…. 어떨 때는 아내와 둘이서, 가끔은 딸아이 부부와 아들녀석까지 합세해서 우리는 새 사무실을 예쁘게 만드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워낙 이런저런 것들을 붙이고 달기를 좋아하는 아내는 얼핏 봐서는 표시가 안 나는 세세한 부분들까지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특히 아내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사무실 현관 앞 대형 싸인은 그야말로 히트입니다. 7스퀘어미터쯤 되는 벽면 전체를 싸인으로 만들었는데 보는 사람들마다 예쁘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렇게 이것저것들을 다듬고 가꾸다 보면 몇 시간이 후딱 지나가곤 합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우리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제 <코리아타운>은 다음 주 토요일 (29)에 새 사무실로 들어갑니다. <코리아타운> 새 사무실은 웨스트 라이드 스테이션 바로 옆 10층짜리 주상복합건물 Level 1에 위치하게 됩니다. 전용 출입문이 웨스트 라이드 우체국과 마주 보고 있어 찾기도 쉽습니다.

 

게다가 <코리아타운> 싸인이 워낙 요란해서(?) 금세 눈에 띕니다. 지나시는 길에 <코리아타운> 새 사무실에서 향 짙은 커피 한 잔, 따뜻한 녹차 한 잔언제나 환영입니다. 그 속에 <코리아타운>의 변함없는 사랑도 한 스푼 듬뿍 넣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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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