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필드, 목련

겨울 대치하는 전령사들

서로 선발대 뛰겠다 아우성치니

솟아나는 열기

매의 눈으로 봄을 납치한다

 

한겨울 릴리필드 뜨락 목련

햇살이 통통 튕겨 연주하는 봄 1악장에

잎사귀 나기 전 서둘러

하얀 꽃망울들 떠뜨린다

 

아직 늦겨울

푸른 이파리 기다린

이른 만큼 서둘러 내어주는

고운 낙화

겨울 선율에 실려 난 분분 난 분분

 

이른 아침

대여섯 마리 레인보우 로리킷

청옥같이 날아와 비단같이 내려앉는다

 

가지에서 가지로

얹히는 사뿐한 흔들림에

리듬 실어 재촉하는

 

수다스러운 지저귐 화음 높여

짧은 부리로 톡, 톡

푸른 꿈 깨우면

하얀 봄빛 걸치는 누이들

 

 

글 / 손헬렌 (동그라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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