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산책

혹여 놓칠까

어미 손 꼭 잡고

땅에 둔 텅 빈 시선

지그시 깨문 한쪽 입술

점벙점벙 걸어가는

천진스런 딸

 

또아리 얹어 늦은 참이라도

이신듯 곤한 걸음

고향 샘터 노송같이

구부러진 허리

생의 끈을 질끈 잡고 비지땀 흘리는 어미

 

치마단에 매달린

떨어내지 못하는 아픔

오늘을 이고 내일의 길에

허청허청

마른 삭정이 되어 걸어간다

 

 

/ 손헬렌 (동그라미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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