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1도라면, 360명이 마음을 합하면 360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어느 날 아침, 알코올중독자 요양병원에서 깨어난 월가의 주식중개인 빌 윌킨스는 의기소침한 표정으로 의사에게 물었습니다. “박사님, 내가 여기에 몇 번이나 들어왔죠?” “50번째 입니다.” “나는 술 때문에 죽게 되겠죠?” 의사가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렇군요! 기분 전환을 위해 딱 한 잔만 마시고 싶은데요?”

 

01_자신도 몰랐던 놀라운 변화

“괜찮을 것 같군요.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옆 병실에 상태가 썩 좋지 않는 소년 환자가 있습니다. 그에게 당신의 끔찍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겁을 줘서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빌은 선선히 동의했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대신 내가 돌아왔을 때 술을 줘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병실의 소년은 무척 낙심해 있었습니다. 평소 신앙을 우습게 알던 빌은 이상하게도 소년에게 신앙을 갖도록 권했습니다. “술은 네가 이길 수 없는 외부의 힘이야. 또 다른 힘만이 너를 구해줄 수 있지. 그것을 신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면 그냥 진리라고 생각해도 좋아. 명칭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빌이 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하게도 빌은 자신의 말에 스스로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병실로 돌아온 빌은 의사에게 요청했던 술을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점점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이타심의 법칙을 적용했고 덕분에 그는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성공적인 치유 신앙 운동단체인 ‘알코올중독자갱생협회 (Alcoholics Anonymous: AA)’를 설립했습니다.

빌의 본명은 윌리엄 그리피시 윌슨 (William Griffith Wilson)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빌 W로 알고 있습니다. 이타심을 실천하는 것이 결국 오늘날 전 세계적인 금주 운동으로 이어지리라고 그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처럼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릴 때 이전엔 상상치도 못했던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02_개미 훈련

기네스북에 한번이라도 오르는 것이 평생소원인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네스북에 오를 심산으로 개미 한 마리를 잡아다 10년 동안 훈련을 시켰습니다. 그 결과 개미는 노래만 나오면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기네스 시험을 앞두고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습니다. 식당에서는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왔고 개미는 그 노랫소리를 듣고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누군가에게 너무나 자랑하고 싶은 맘이 들어서 급하게 웨이터를 불렀습니다. “웨이터~ 이리와 보시오!”

급히 달려온 웨이터 개미를 보고는 꾹 눌러 죽이며 “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너무나 어이없는(?) 웨이터의 처리에 이 사람의 10년 노력은 도루묵이었습니다.

사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이렇지 않은가 합니다. 비록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개미 훈련’처럼 자기 스스로 대단한 것을 성취했다고 동네방네 다니며 기네스북 감이라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그것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며 해낸 일이라고 자부심을 가질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본인이나 타인에게 얼마나 유익이 되었을까요? 어떤 도움이라도 되었을까요? 특히 자신은 대단하다고 착각하지만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선 정말 시시한 것에다 시간 낭비해가며 이뤄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것을 애지중지하는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주먹도 못되어 흔적도 없이 떠나가는 것입니다.

 

03_진한 향기

꽃병에서 꽃을 빼놓아도 병 속에는 한동안 꽃 향기가 남습니다. 우리 인생의 꽃병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향기가, 그것도 진한 향기가 남아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이끌어준 덕택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시시한 일에 목숨 걸기보다 AA의 빌 W처럼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 섬기는 일, 돕는 일, 유익을 주는 일을 인생의 사명으로 알며 영원한 가치에 우리의 눈을 돌려보는 것이 소중하지 않을까요?

우리의 따뜻한 미소, 미약한 보탬, 한 마디 격려와 칭찬, 사소하고, 의미 없어 보이는 그 일,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이런 작은 일이 싹이 트도록 물을 주고 잘 자라도록 계속 꿈꾸며 걸어갈 때 세상은 좋은 방향으로 1도는 바뀔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1도라면 360명이 마음을 합하면 360도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되지 않습니까?

 

글 / 송기태 (상담학박사·알파크루시스대학교 원격교육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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