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조용한 겨울,
슈베르트 음악이 있다
이 고요의 세계에서 겨울 나그네는
잠자는 시간을 좋아한다
애벌레 시절에
주글주글한 나무 구멍을 물어뜯는
꿈의 모성을
껍질 속에 숨긴 나는
나무뿌리의 감성과 지성을 가공하여
네 차례 이상을 탈바꿈을 했지
오래된 땅집에 숨어
지난 날개에 걸린 칠 일간의 꿈,
한 가닥으로
미래에 대한 점을 찍었고
공손하게 숨은 목소리
오랜 기억을 빨아 먹고는
조금씩 단단해지는 껍질의 맛이 배었다하네
입안에서는 칠 년 이상을 쉬지 않고
기도로 뒤섞인 팽창한 소리,
움켜진 잠의 힘
달그락거리는 우화,
비가 온다는 여름을 뚫고 있다
신현숙 (캥거루문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