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탔다

차창에 튄 흙탕물이 줄을 서서 달린다

흰구름 뜬 푸른 하늘 사이로

고층빌딩 사이로

신이 나서 달린다

길가의 나무들이 먼지 머금은 나뭇잎을 흔든다

 

노란색 바에 매달린 손잡이가

흔들흔들 소음에 맞춰 낮잠을 자고 있다

엇갈리는 기차창의 권태로운 얼굴들이

따가운 햇살에 눈살을 찌푸린다

컴컴한 플랫홈에 마스크 쓴 얼굴들이 떠다닌다

 

원이 되지 못한 오페라하우스 지붕

조각난 구체들이 삐죽이며

등 돌린 너와 나를 바라본다

여행이 끝나면 씻겨나갈 얼룩들이

한낮의 풍경을 향해 작별인사를 한다

 

 

미셸 유의 미술칼럼 (27) 상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환상적 원시회화 창조한 앙리 루소 | 온라인 코리아타운글 / 미셸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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