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YM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

“에이, 귀찮아.” 이 말을 백만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자기 몸 생각해서 운동하자는 건데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은 가졌을 만도 한데 마음 착한 아내는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1년 넘게 미뤄오다가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엄마 손에 이끌려 치과에 들어가는 어린아이처럼(?) 싫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 저도 결국 아내와 함께 1년짜리 GYM에 등록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건강을 위해 땀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열정이 읽혀졌습니다. 쉴새 없이 움직이며 각종 운동으로 자신의 몸을 괴롭히는(?) 사람들… 그들의 탄탄하고 건강한 몸 뒤에는 그 같은 노력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넘쳐나는(?) 살을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지닌 사람들의 수도 그에 못지 않다는 사실은 조금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그 동안 집에서 러닝머신 위를 뛰거나 걷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GYM에서 운동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지난 4일 동안 저는 ‘운동선배’인 아내의 멘토링을 받으며 조심스레 이런저런 운동들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각종 운동기구 사용법을 숙지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 또한 처음 버릇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처음 한 시간은 근력강화운동을 하고 나머지 한 시간은 유산소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이곳 수영장을 이용해온 아내는 수영도 프로그램에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려운 건 근력강화운동입니다. 유산소운동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데 근력운동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운동을 오래 한 사람들은 수십kg씩을 거뜬히 들어올리고 밀고 당기고 하지만 저는 우선 20kg 정도씩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뻐근하고 아픕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기본에 충실하다 보면 조만간 적응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좀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울룩불룩한 근육을 갖지는 못하더라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왜소해 보이는 상황만 오지 않으면 성공이라는 계산입니다.

“저… 실례지만 어느 클럽 소속이세요?” 유니폼까지 갖춰 입은 일단의 사이클리스트들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우리에게 묻습니다. “네? 저희는 그냥 동네친구들인데요?”라는 우리의 대답에 그들의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사이클에는 5단 혹은 10단 기어가 붙어 있었지만 우리는 그런 것도 없는, 그냥 밋밋한 사이클을 타고 있었습니다. 40여년 전, 3시간 30분이 걸린다는 구파발-임진각 구간을 우리는 그렇게 거짓말처럼 두 시간 반 만에 주파하곤 했습니다.

그냥 반바지에 반팔 티를 입고 페달을 미친 듯이 밟다 보면 앞서가던 사이클동호회 사람들을 무지막지하게 앞질렀고 그러한 우리를 그들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때 가졌던 열정의 시간들이 저에게는 지금도 매주 갖는 토요 산행에 커다란 힘이 돼주고 있습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그곳 수영장에서 ‘수영 잘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한 아내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운동을 빠트리지 않고 있지만 새로 시작한 저는 ‘일주일에 최소 4일, 하루 두 시간’을 나름대로의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저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는 일이 없도록 제 자신을 다잡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올해 제가 화두로 삼은 ‘건강’과 ‘여행’ 두 가지 명제를 철저히 실천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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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hot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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