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들여다 보는 분야별 호주뉴스

지난 한 주 동안 호주사회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는 호주사회는 한국의 그것에 비해 늘 바쁜 느낌이다. 한 주 동안 호주사회에서 일어난 복잡다단한 일들을 모두 섭렵하기는 아무래도 힘겹다. 호주사회의 다양한 일들 중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 뉴스들을 분야별로 다이제스트 한다. <구성/정리 허지은 기자>

 

 

사회 Society

 

전국 주택임대료 사상최고치 기록

1년 전보다 10.5% 상승

호주의 임대주택 공실률이 사상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임대료는 사상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도메인 자료에 따르면, 1월-3월 분기 주요도시 주택임대료 중간가격은 1년 전보다 10.5% 상승한 630불을 기록,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5.0% 올라 17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도시 별로 보면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는 시드니로 750불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13.6% 올랐다. 퍼스는 650불로 18.2%가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멜번 (570불)과 브리즈번 (620불), 아들레이드 (590불)도 1년 전보다 10% 이상 오르며 역대 최고수준의 임대료를 기록했다.

반면, 다윈 (650불)과 호바트 (550불)는 1년 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고 캔버라는 685불로 1년 전보다 0.7% 소폭 하락했다.

시드니의 주택 공실률은 0.8%에 불과했으며 퍼스와 아들레이드의 공실률은 0.3%까지 내려가는 등 주요 도시의 공실률은 1% 내외였다.

하지만 도메인은 임대료 상승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도메인 니콜라 파월 리서치수석은 “정부의 유학비자 조건강화로 이민자 유입이 줄어들고 있고 주택구매자 보조금확대 정책으로 임차인들이 소유자로 전환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임대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실률이 다시 올라가면서 임대료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호주 청소년들 독서율 저조

매일 읽는다 15%, 전혀 안 읽는다 29%

디킨대 레오니 러더포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등 독서율이 저조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1만 3000여명의 호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매일 책을 읽는 학생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일주일에 4-6회 읽는 학생은 11%, 일주일에 2-3회 읽는 학생은 16%, 일주일에 1회 이하로 읽는 학생은 17%였다.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은 29%에 달했다.

종이 책 외의 블로그나 잡지, 뉴스미디어 등 글 읽기 습관에 관한 조사도 진행했는데 결과는 종이 책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매주 또는 그보다 적은 빈도로 매체 내 글을 읽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으며 오디오북을 듣는 학생은 13%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이 책을 잘 읽지 않는 주된 이유는 좋은 책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서관사서나 서점직원 등이 청소년에게 적합한 책을 추천하는 문화가 더욱 필요하다. 공부나 다른 활동에 대한 시간적 압박을 줄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보조금 지원정책 ‘호주산 미래법’ 추진

제조업 및 청정에너지산업 육성 위해

호주정부도가 제조업 및 청정에너지산업을 키우기 위해 호주산 미래법 (Future Made in Australia Act)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법안은 호주 내 제조업이나 청정에너지 관련산업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로 돼 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 (IRA)이나 반도체지원법 등 대규모 재정지원정책을 통해 국내 제조업 투자유치를 늘리려 하는 것처럼 호주도 재정지원으로 국내 산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안소니 알바니즈 총리는 “우리도 방관할 여유가 없다. 경쟁에 참여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실패가 보장된다. 우리는 낡은 정석을 깨고 새로운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 경쟁개선, 미래번영을 위해 민간부문과 함께 정부 조치를 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재정투입 규모가 미국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철광석이나 석탄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활용하면 국제투자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재정투입 규모나 분야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수소생산이나 태양열·풍력 발전, 배터리제조 등에 최소 180억불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다이정션 웨스필드서 칼부림 난동

6명 피살… 범인은 경찰에 의해 사살

NSW주 경찰은 13일 본다이정션 웨스필드쇼핑센터에서 6명이 살해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 범인 조엘 카우치(40)은 정신건강문제가 있었으며 특정이념에 의한 살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카우치는 퀸즈랜드주에서 수년간 영어 과외교사로 일하다 최근 시드니로 이사했다. 그는 범죄전력이 없지만 과거 정신건강문제를 겪어 퀸즈랜드주 경찰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NSW주 경찰은 확보한 정보나 증거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이 어떤 특정한 동기나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6명의 피해자 중 5명이 여성인데 카우치가 의도적으로 여성을 표적으로 삼았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오후 3시 20분, 본다이정션 웨스필드 쇼핑센터에서 40세 남성 카우치가 30㎝ 길이의 흉기를 들고 나타나 쇼핑객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카우치를 쫓았고 그가 방향을 틀어 경찰을 향해 흉기를 들이대자 총을 쏴서 사살했다.

이번 사건으로 쇼핑몰에 있던 여성 5명과 남성 1명 등 6명이 사망했고 12명이 자상 등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9개월 된 아기도 있었으며 아기엄마는 카우치에 의해 살해됐다.

사망자 중 2명은 외국인이며 호주에 가족이 없어 대사관 등을 통해 가족들에게 연락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엔 시드니 외곽 교회서 칼부림

설교 중인 주교 공격… 말리던 신자 4명 부상

시드니 남서부 웨이클리 (Wakeley)의 아시리아동방교회에서 15일 오후 7시경 예배 도중 검은 옷을 입은 15세 소년이 설교 중이던 마리 엠마누엘 주교를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예배는 인터넷으로 생중계 중이어서 현재 엑스(X·옛 트위터)에는 주교가 공격 당하는 장면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으로 교회 지도자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를 말리려는 신자 4명도 흉기에 다쳐 치료 중이다.

50대 남성이 자상을 입어 인근 리버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30대 남성도 열상치료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20대 남성은 손이 베었고 60대 남성은 팔 열상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NSW주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해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종교적인 동기에 의한 테러공격 행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엘 카우치 부모, 피해자에 사과

아들 사회성 없었고 깊은 좌절감…”

본다이정션 웨스필드쇼핑센터에서 흉기난동을 벌여 6명을 살해한 조엘 카우치(40)의 부모가 15일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범인의 아버지 앤드루 카우치 씨는 이날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내 아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그 사실을 안 뒤부터 나는 아들의 하인처럼 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여성을 범행표적으로 삼은 것은 아들은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했지만 사회성이 없었고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들이 오랫동안 조현병을 앓아 왔는데 이 같은 범죄를 벌이려는 징후가 보였다면 다른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이미 아들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었고 아들의 위협 때문에 나의 신변도 걱정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미셸 카우치 씨도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건 심각한 악몽이다.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 아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현실과의 접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카우치 씨 부부는 아들의 범행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내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9개월 아기 던져 살리고 숨진 엄마

여성 경위, 범인사살로 사건종료 시켜

본다이정션 웨스필드쇼핑센터 흉기난동 당시 애슐리 굿 씨가(38) 법인으로부터 자신의 갓난아기를 살리기 위해 칼에 찔린 상태에서 주변에 있던 사람에게 아이를 건넨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당시 애슐리 씨는 흉기에 찔린 직후 품 안에 안고 있던 9개월 난 딸을 근처에 있던 남성에게 던졌다. 아기도 엄마와 함께 공격을 당해 다쳤지만 수술을 받아 무사했고 엄마는 숨졌다.

엄마에게서 아기를 건네 받았던 남성은 “아기의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바닥에 피가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애슐리 씨는 전 호주풋볼선수 케리 굿 씨의 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아버지가 한때 몸 담았던 노스멜번풋볼클럽 선수들은 14일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하며 애슐리 씨를 추모했다.

호주의 백만장자기업가 존 싱글턴 씨의 딸 던 싱글턴 씨(25)도 이번 흉기 난동에 의해 사망했다. 던 씨가 일하던 의류브랜드 화이트폭스부티크 SNS 계정에는 “던은 미래가 창창했던 다정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사랑과 애도를 보낸다”는 추모의 글이 올라왔다.

유일한 남성희생자인 파키스탄 출신 파라즈 타히르 씨(30)로 1년 전 파키스탄에서 호주로 망명한 뒤 쇼핑센터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중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의 공격에 개입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범인 조엘 카우치(40)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 에이미 스콧 경위에 의해 사살됐다. 당시 카우치에게 달려간 스콧 경위는 달려드는 범인은 향해 흉기를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지만 따르지 않자 망설임 없이 그를 사살했다.

이후에는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에게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도 했다. 스콧 경위의 이 같은 대응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화제가 됐다.

사건을 목격한 인근 카페 주인은 “스콧 경위가 흉기를 버리라고 명령했지만 범인이 흉기를 들고 경찰에게 돌진했다. 경찰은 총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녀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으면 범인은 더 많은 살인을 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호주정부 ‘볼라드 맨’에 영주권 약속

차량진입 방지 말뚝 들고 범인 막아 서

본다이정션 웨스필드쇼핑센터 흉기난동 당시 범인을 막아 섰던 프랑스 출신 건설노동자 다미앵 게로 씨에게 안소니 알바니즈 총리가 16일 영주권을 약속했다.

알바니즈 총리는 “게로 씨의 비자가 7월 만료 예정이고 그가 더 오래 호주에 남기를 원한다는 소식에 비자연장 수속 중인 게로 씨에게 원하는 기간만큼 머물러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시민이 되는 것을 환영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나라 시민이 아닌 사람이 용감하게 등장해 더 큰 피해를 막았다는 것은 인류의 본성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끔찍한 비극과 함께 최고의 인간성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현장에 있던 게로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던 카우치를 볼라드 (차량진입 방지 말뚝)를 들고 막아 섰다. 그가 범인의 진입을 막아주는 동안 쇼핑객들이 대피할 수 있었고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의 위치를 알려줘 사살할 수 있도록 했다.

게로 씨와 카우치가 대치한 장면은 CCTV에 담겼고 SNS를 통해 퍼지면서 그는 ‘볼라드 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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