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그리고 사랑의 기적

2차대전 후 패전국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고아원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하나는 연합군과의 결연으로 시설이 좋았고, 원조 받은 풍족한 물자로 아이들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 너머에 있는 한 고아원은 지리적으로 불리한 관계로 연합군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시설이 형편없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분유조차도 제대로 먹이지 못할 정도로 환경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01_실성한 40대 여인

그런데 이상한 일은 시설이 좋은 쪽의 영아 사망률이 그렇지 못한 쪽보다 60%나 높았다고 합니다. 이 같은 사실은 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고, 그 이유를 자세히 분석해본 결과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전쟁 중에 세 아이를 한꺼번에 잃고 실성한 40대 여인이 어느 날 시설이 열악한 이 고아원에 찾아 들었습니다. 이 여인은 그곳에 수용된 고아들을 모두 자기 자식으로 착각하고 번갈아 안아주며 쓰다듬어주고 사랑하기를 수년 간이나 계속했다는 사실에서 이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고 합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아이들은 환경이나 영양 이외에 어머니의 품에서 배어 나오는 따뜻한 체온과 평화로운 숨결과 사랑의 손길이 아이들의 성격이나 건강 그리고 생명에 불가결의 요인이라는 학설이 체계화되었습니다.

 

02_보복과 사랑

일찍이 간디는 “눈에는 눈으로 보복하는 방법으로는 온 세상에 장님들만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신구약 성경 전체를 녹여서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바로 ‘사랑’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우리 삶은 한마디로 이웃과 형제사랑으로 일관해야 합니다.

뉴욕 어느 병원 응급실에 마약 환자, 알콜 환자, 교통사고 환자가 계속 들어오던 중에, 하루는 아주 잘 생긴 고등학생이 교통사고로 들어왔습니다. 뇌진탕입니다. 부모들도 왔는데 뇌사상태라 살아날 가망이 없었습니다.

18세짜리 외아들, 아주 잘 생긴 미식축구 선수입니다. 회생하지 못하고 죽어 가는데, 부모가 눈과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해서 상대방을 찾았습니다. 그 옆 건물에 마약 환자 병동이 있었습니다. 그 밤중에 마약 환자 병동에서 이식 받을 사람을 데려왔는데, 전과 수십 범이 되는 사람이고 알코올 중독에 마약 환자였답니다. 간, 신장, 눈도 망가져서 완전 폐인이 된 그 사람이 불려왔습니다.

인턴은 과장에게 “과장님, 저런 인간쓰레기에게, 비록 죽기는 했지만 그렇게 훌륭한 아들의 눈과 신장을 기증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주십시다”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과장은 “안 된다. 이렇게 된 것도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거역하겠느냐.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는 그저 지켜볼 뿐이니,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보자”하며 최선을 다해서 눈과 신장을 그 마약 환자에게 넣어주었답니다.

며칠 후에 깨어나면서 마약 환자의 일그러진 얼굴에서는 편안한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그는 곧 예수님을 영접하고 술과 마약을 멀리하며, 의사들이 다니는 교회의 성도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그 인턴이 <하나님의 미소>라는 책에 쓴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깨어나는 술주정뱅이 마약 환자의 얼굴에서 자신은 ‘하나님의 미소’를 발견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03_사람과 사랑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이식수술을 집도한 의사처럼 오직 진실된 사랑은 세상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채웁니다. 음악은 사랑의 음성이기 때문이지요. 사랑은 아무리 보잘것없는 것도 기쁨으로 바꾸고, 왕과 여왕이라도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술사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왕과 여왕의 영화도 부질없습니다. 허상을 좇는 사랑이라면 이 또한 헛되고 헛될 뿐이지요.

사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아니, 아주 단순합니다. 시몬 베유는 “무슨 어려운 일을 겪고 계신가요?’ 하고 물어보는 것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라고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순한 사랑을 우리는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가장 쉽게 베풀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P&L은 ‘손익계산서 (Profit & Loss)’가 아닌 ‘사람과 사랑 (People & Love)’이라고 고쳐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최고의 자산은 사랑하는 사람이고, 직장에서 최고의 복지는 진실한 동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Image result for 송기태 알파크루시스글 / 송기태 (상담학박사·알파크루시스대학교 글로벌 온라인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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