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리무진 타고 일류호텔서 밥 먹었어요!” #4462022-07-23 15:58

리무진 타고 일류호텔서 밥 먹었어요!”

 

사장님 칼럼 읽으면서 참 좋으셨겠다는 생각에 되게 부러워하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꿈 같은 일이 저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아이들 손에 이끌려 나갔더니글쎄, 엄청나게 크고 긴 12인승 하얀색 리무진 한 대가 우리 집 앞에 서 있는 거예요…”

 

얼마 전, 우리 네 식구는 한 지인의 초대로 그 분이 운영하시는 한국음식점에서 저녁식사 겸 소주를 함께 했습니다.

 

제가 두 달쯤 전에 아내와 저의 결혼기념일에 맞춰 제 아들녀석과 딸아이가 시드니 타워-OZ트랙-아쿠아리움-쇼보트 크루즈로 이어지는 티켓을 선물해줘 아내와 함께 신나는 데이트를 했다는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그러한 저의 글을 읽고 한 없는(?) 부러움에 젖어 있다가 전혀 예상치도 못 했던 선물을 두 자녀에게서 받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엄마! 오늘 쉬는 날이지? 우리 오랜만에 근사한 데 가서 저녁 먹자. 우리 퇴근 하고 곧장 올 거니까 엄마도 화장 예쁘게 하고 예쁜 옷 입고 있어. 알았지?” 라고 시작된 그날의 저녁식사는 알고 보니 엄마의 ‘50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스물 여덟 살짜리 아들과 스물 네 살짜리 딸이 마련해준 그날의 엄마 생일파티는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던 모양입니다. 엄마 생일에 딱 맞춰 준비를 하면 탄로날까 봐 날짜를 일주일쯤 앞당겨 이벤트가 마련 됐습니다.

 

눈이 휘둥그래진 엄마를 태운 리무진은 엄마의 절친한 친구들 집을 돌면서 친구 부부들을 리무진에 태운 후 시드니 시티에 있는 최고급 호텔 앞에 멈춰 섰습니다.

 

여왕 대접을 받으며 최고급 호텔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최고급 식사를 즐긴 후 다시 그 리무진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가시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10년 전 아빠를 먼저 보내고, 혼자 힘으로 자신들을 뒷바라지 해온 엄마에게 깜짝 선물을 한 그 분의 두 자녀를 저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오빠도, 동생도 참 착하고 마음이 예쁘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적지 않은 돈을 썼을 두 남매의 엄마를 향한 그 따뜻한 마음은 어쩌면 초호화 리무진 보다, 최고급 호텔 보다 더 비싸고 더 소중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날 늦은 시간까지 우리 식구와 이야기 꽃을 피운 그 분은 두 자녀에 대한 감동과 행복에 잘 못하는 술도 많이 마시고 눈물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의 두 아이는 지금 저와 함께 <코리아 타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딸아이는 기자로 뛰고 있고, 아들녀석은 그래픽디자이너 겸 웹 마스터를 맡고 있습니다. 집에서야 한 없이 사랑스런 아들, 딸이지만 회사에서는 아빠가 아닌 엄격한(?) 사장으로부터 가끔 심하게 야단을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끔 누군가가 옆에 와서 불쑥 영비천을 내밉니다. 아빠가 즐겨 찾는 박카스보다는 영지버섯 등 몸에 좋은 게 들어 있다는 생각에 딸 아이는 가끔 아빠에게 그걸 사다 줍니다.

 

딸아이만큼 사근사근하진 않지만 아들녀석도 가끔은 말 없이 아빠 자리로 와서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툭 놓고 갑니다.

 

많이 피곤할 때, 심하게 스트레스 받을 때 아이들이 건네주는 피로회복제나 차가운 아이스크림, 과자 하나가 머리를 맑게 해주는 것은 앞의 그 분이 느끼셨던 리무진과 최고급 호텔 식사또는 시드니 타워-OZ트랙-아쿠아리움-쇼보트 크루즈와 버금가는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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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