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8732022-07-23 22:24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아니, 저건 왜 키만 껑충하게 크고 열매가 안 열린대?” 몇 년 동안 이렇게 핀잔 아닌 핀잔을 들어오던 우리 집 비파나무가 올해에는 처음으로 보란 듯이 비파열매를 와르르 쏟아냈습니다.

 

우리는 비파를 나무에서 따 그대로 먹기도 하고 그걸로 비파청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비파는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대로 비파 씨를 곱게 갈아 꿀에 타서 먹기도 하고 비파 잎을 우려내 은은하게 차로 마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바탕 비파열풍을(?) 일으키고 지나간 자리를 요즘은 무화과 군단이 채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매가 세 개밖에 달리지 않아 올해엔 웬 일이지?” 싶었는데 어느새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무화과들이 자리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비파 때도 그랬지만 무화과도 어느 정도는 이런저런 새 혹은 포썸 놈들과 나눠(?) 먹어야겠지만 우리 집 뒷마당에서 그런 것들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신기하고 행복합니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그 조그마한 입에 넣고는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에이든의 모습을 자주 보고 싶어 아내와 저는 딸기가 많이 많이 그리고 빨리 빨리 익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동안 우리 밥상에 신선한 야채가 넘쳐나도록 해준 상추와 쌈채소에 이어 지금은 깻잎들이 출정(?)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한 장이 어른 손바닥, 심할 경우에는 얼굴만한 깻잎에 삼겹살과 파채, 마늘, 쌈장을 푹 담아 입에 넣으면 우리 또한 ~소리를 절로 내게 됩니다.

 

요즘은 길을 가다 보면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쁘게 해놓은 집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불과 일주일 남짓이니 그 숫자는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걸 준비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은 수고를 들이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한다면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일 것입니다. 우리도 10년 넘게 크리스마스 장식에 열을 올려왔지만 지난해와 올해에는 조금 주춤해진 듯싶습니다.

 

앞 뒷마당을 가득 채워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들었던 우리 집 크리스마스 장식이 아주 소박한 수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든 한창 뜨겁게 불이 붙을 때가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또 우리 집 크리스마스 장식이 역대 최고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계절의 흐름, 자연의 이치는 인간의 의지로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도 상식과 원칙이 흔들림 없이 잘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봐도 옳지 않은 일을, 이미 결론이 불 보듯 뻔한 일을 온갖 비열한 방법과 꼼수를 동원해가며 어찌 해보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냥 모든 걸 쿨하게인정하고 받을 건 받고 치를 건 치르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이것도 스스로가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거나 그것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 드는 사람들한테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결국 생각보다 훨씬 더 혹독한 결과를 맞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모두가 예상했던 최악의 사태를 맞은 그분은 여전히 태도 변화 없이 마지막 기사회생의 찬스를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잘못의 중심에 서있는 사람들은 서로 네 잘못이다. 네가 나가라하며 멱살잡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나라 생각, 국민 생각보다는 정권을 잡는 데만 혈안이 된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 또한 죄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더 이상은 내가 이러려고 이 나라 국민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들지 않도록 할 책임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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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