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좋은 날 #6232022-07-23 18:07

좋은 날

 

세상에서 가장 맛 있는 짜장면이었습니다. 아니, 세상 그 어떤 고급요리보다도 훨씬 반갑고 기분 좋은 음식이었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저녁, 우리 뭉치기 좋아하는 네 가족은 리드컴에 새로 생긴 중국음식점에서 짜장면, 짬뽕을 먹으며 왁자지껄 유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걸로도 모자라 양장피를 한 판 싸들고 바로 위 지현이네 집으로 올라가 기분 좋은 술판을 벌였습니다.

 

이번에 우리 지현이가 열 과목 중 여섯 과목에서 A를 받았어요. 상 준다고 부모들도 오라기에 갔는데 지현이가 끝에서 대여섯 번째에 서 있는 거예요. 그래서 속으로 별 볼일 없겠구나했는데 글쎄 A가 여섯 개나 된다지 뭡니까.”

 

이렇게 좋은 일, 그냥 넘어가면 안 되지요. 한 턱 쏘세요!” 하는 얘기에 지현이 아빠가 그럼, 우리 내일 저녁에 짜장면이나 한 그릇씩 할까요?” 라고 응수해 토요일 번개가 이뤄졌던 겁니다.

 

지현이는 지금 7학년입니다. 딸만 셋 있는 집의 막내인 지현이는 댄스를 프로급 이상으로 잘 해 각종 상들을 휩쓸고 있는 재간둥이입니다. 그런데다 공부까지 잘했다니 안 그래도 딸 바보아니 지현이 바보인 아빠가 한 턱을 안 쏘고는 배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깟 정도를 가지고 웬 난리람?” 하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현이네나 우리나, 그날 함께 밤 열한 시를 넘긴 가족들이나 모두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기에 그 자리가 더 없이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나는 가수다출연 이후 뒤늦게(?)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박정현이 얼마 전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사전에는 ‘Ingratitude’라는 단어가 없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오늘 같은 날이 있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좋은 날에 이어 신곡 너랑 나로 또 다시 1위 자리를 휩쓸고 있는 아이유도 데뷔 전 스무 번도 넘게 오디션에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그는 떨어져도 괜찮아. 어차피 난 가수가 될 건데 뭐하며 가수의 꿈을 계속 키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결국 열 여덟 어린 나이에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지현이 아빠도 그랬습니다. 이민초기에는 말로는 다 못할 고생들을 겪었지만 이제는 편안하게 자리도 잡고 세 딸 모두 예쁘고 씩씩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는 데다가 얼마 전에는 리드컴에 새로 지은 궁전 같은쓰리 베드룸 아파트까지 사서 입주를 했습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 감사하는 마음으로 끊임 없이 노력해온 결과입니다.

 

어느덧 2011년의 끝자락입니다.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는 올해에도 어김 없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날씨까지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내야겠습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최선을 다할 때 좋은 날은 반드시 찾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A 여섯 개를 받은 지현이가 내년에는 더 많은 A를 받을 수 있기를, 노래하는 국민요정박정현과 오빠들은 물론 삼촌 팬들까지 열광시키는 국민여동생아이유가 2012년에는 더 높게 날아오르기를 기원 해봅니다.

 

2011년 한 해 동안에도 <코리아 타운>에 흔들림 없는 사랑을 넘치도록 쏟아주신 애독자님들과 광고주님들께도 2012년에는 2011년보다 훨씬 나은, ‘좋은 날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2011년에도 저와 함께 좋은 날을 만들어준 <코리아 타운> 가족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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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