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
말아? 6년 전 <코리아 타운>을 인수하고 나서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책 사이즈를 줄이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타의
잡지들에 비해 덩치가 큰 <코리아 타운>은 그
때문에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긴 했지만 그로 인한 출혈(?) 또한 생각보다 컸습니다. 지금도 <코리아 타운>을 다른 잡지들과
같은 크기로 만들면 인쇄비를 1주일에 4천불 즉, 1년이면 20만불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유부단한 성격답게 한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린 결론은 ‘그대로 가자’ 였습니다. 길게
보자는 생각에서, 그리고 당장 눈앞의 숫자보다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더 깊고 더 단단해질 뿌리를 위해서였습니다. 동시에 ‘덩치 값’을 하기 위해 편집내용이나 광고디자인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오기를 만 6년, 저의 이런 생각은 옳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매주 1만불을 넘나드는 인쇄비를 내고 있지만 <코리아 타운>을 예뻐하시는 분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반갑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 사장님, 요즘 어떠세요?” 최근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세계 경제는 물론, 호주 경제도, 한국 경제도, 그리고
교민 경제도 ‘어렵다’ 를 연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이 <코리아 타운>은
꾸준한 편입니다.” 그에 대한 저의 대답입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코리아 타운>의
젖줄은 광고 수입입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광고시장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고, 어딘가 한 군데를 선택하려면 ‘싼 곳’ 아니면 ‘좋은 곳’이
됩니다. 이때 <코리아 타운>은 ‘좋은 곳’을 추구합니다. 읽을거리가
많고 광고 컨셉과 카피, 디자인이 좋아야 많은 분들이 찾는 ‘좋은
곳’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코리아 타운>은 한시도 놓아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데는 1백
60불에 주는데 왜 <코리아 타운>은 2백 20불이냐?”는 항의
아닌 항의를 종종 받곤 합니다. 실제로 <코리아 타운>에 광고를 내기로 결정했다가 광고료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책 사이즈가 큰 관계로 인쇄비가 많이 들어 그 가격에는 해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라든가 “TV를 사셔도 55인치와 32인치는 가격이 다르지 않느냐”는 설명을 드리기도 하지만 역부족일
때가 많습니다. 사실 <코리아 타운>이 광고료를 어느
정도 내리면 훨씬 많은 광고를 수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변칙을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건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안 그래도 인쇄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속된 말로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그 동안 지나친 광고료 덤핑으로 문을 닫은 매체들이 여럿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곳이 생겨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광고료 때문에 등을 돌리셨던 분들 중 상당수가 얼마 후에는 다시 <코리아
타운>을 찾아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더 비용을
쓰더라도 좋은 곳에 광고하자’는 생각에서일 겁니다. “다른 데에서 어떻게 하든 우리는 정도 (正道) 즉, 바른 길을 변함 없이 간다.”
제가 회의 때 늘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내일 (10월 1일)이 제가 <코리아 타운>
키를 넘겨 받은 지 꼭 6년 되는 날입니다. 회사를
인수할 때의 그 설레고 긴장됐던 마음에 ‘가장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코리아 타운>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초심 (初心)을 얹어 덩치 큰 <코리아 타운>이 늘 ‘덩치
값’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 해봅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