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에이~ 사장님 감 떨어지셨다!” #4322022-07-23 15:50

에이~ 사장님 감 떨어지셨다!”

 

! 정말?”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소심한 A형답게(?) 속으로는 무척 뜨끔합니다. 감이 떨어지다니그 목숨(?) 같은 감이….

 

예나 지금이나 좋은 광고 카피를 만들거나 괜찮은 기사 헤드라인을 뽑기 위해 가끔씩은 비공식적인 브레인 스토밍을 하곤 합니다.

 

신기하게도 서로 웃고 떠드는 가운데 신선한 아이디어가 튀어 나옵니다. 그런데 가끔 저한테 감 떨어졌다며 딴지를(?) 거는 친구가 있습니다.

 

<코리아 타운> 디자인실 박웅 실장입니다. 박 실장과 저는 이미 5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압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가끔 광고 카피가 자기 마음에 안 든다며 감 떨어졌다고 시비를 걸어 오는 겁니다.

 

다시 머리를 쥐어 뜯으며(?) 또 다른 컨셉과 카피를 이끌어내고 <코리아 타운> 광고는 이런 과정을 거쳐 좋은 카피에 좋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여성지 편집기획 회의에서는 언제나 신선한 아이디어, 참신한 기획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따라서 웬만큼 신선하거나 참신해서는 기획 자체가 채택 되지 않습니다.

 

편집데스크 입장에서도 젊은 기자들이 내놓는 기획안보다 뛰어난 것을 갖고 있지 않으면 기자들에게 끌려 갈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들이 내놓은 아이디어가 정말 신선한 것인지 아니면 반쯤 상한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게 됩니다.

 

“…이제 텔미는 좀 식상하지 않나? 주얼리의 ‘One more time’이 더 신선하지 않을까? 그 친구들 요새 가요프로그램 거의 1위권에 닿았던데…. 그리고 스타 인터뷰도 이산이서진보다는 왕과 나에서 연산군으로 출연을 시작한 정태우가 좀 더 낫지 않을까어떻게 생각해요? 소희씨…”

 

여성지 <여원> 편집데스크 시절, 저는 기자들보다 앞서가는 감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습니다.

 

신곡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강남역에 단골을 하나 정해놨습니다. ‘길보드라 불리는 도로변 리어카의 카세트 테이프 장사인데, 당시에는 새로운 노래가 나오면 최신 인기곡이라는 타이틀로 카세트 테이프가 만들어져 보급되곤 했습니다. 그곳을 통해 제 차 카세트에는 언제나 따끈따끈한 신곡 테이프들이 꽂히곤 했습니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점이 아니었기에 일간신문, 경제신문, 스포츠신문 등은 빠지지 않고 챙겼고 TV 프로그램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워낙 밖에서 사는 시간이 많았던 터라 꼭 봐야 할 TV 프로그램은 아내에게 녹화를 부탁했다가 빠르게 넘기며 보곤 했습니다.

 

우리 데스크 장난 아니다. 어떻게 우리보다 더 빠르대?” 궁금해 하는 기자들을 보면서 저는 혼자 미소를 짓곤 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 애를 많이 씁니다. 박웅 실장에게서 감 떨어지는 사장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많은 분들로부터 <코리아 타운> 광고는 카피라이팅도 좋고 디자인도 좋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 늘 보이지 않는 노력과 시간을 들입니다.

 

다양한 정보와 앞서 가는 감각을 놓치면 신선함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항상 나이보다 20년쯤 젊은 감각을 갖고 살 수 있다면 그 또한 커다란 재산이며 행복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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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