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스톱 사인… 하나, 두울, 셋!” #4102022-07-23 15:35

스톱 사인하나, 두울, !”

 

우회전은 양쪽오른쪽, 왼쪽.”

스톱 사인하나, 두울, !”

모서리, 중앙선, 모서리…”

넓게, 넓게!”

 

핸들을 잡고 있는 딸 아이는 운전을 하면서도 연신 이렇게 재잘댑니다.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하면서 선생님에게서 배운 것들을 그때그때 되새기는 겁니다.

 

아빠, 라운드어바웃에서는 내 오른 쪽 차만 보면 되는 거지?”

. 그런데 저쪽에서 우회전 깜빡이를 켜고 도는 차가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해. 그 차가 안으로 들어섰으면 너 보다 우선권이 있거든.”

 

얼마 전 P면허를 딴 딸 아이는 주말 오후마다 저와 운전 연습을 합니다. 딸 아이는 당장 자기가 운전해서 성당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러 가고 싶어 하지만, 저와 아내는 충분한 연습을 한 후에 그러라고 얘기 해줍니다. ‘조금 늦게 시작하더라도 안전하고 확실하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딸 아이와 저는 비교적 한적한 우리 동네를 몇 바퀴 돌면서 자신감을 가진 후 큰 길로 나가곤 합니다.

 

아직 많이 긴장하고 있긴 하지만, 딸 아이는 제법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운전을 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딸 아이가 직접 운전, Woolworths에서 고기를 사다가 뒷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가졌습니다.

 

딸 아이와 운전 연습을 하면서 쬐끄맣던 녀석이 어느새 커서 엄마 차까지 빼앗아 운전을 하고 있다는 마음에 대견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운전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충실하게 법규를 지키려 노력하는 딸 아이의 모습도 참 보기 좋습니다.

 

우회전은 양쪽오른쪽, 왼쪽.’ 딸 아이는 우회전할 때는 양쪽을 모두 봐야 한다. 오른쪽을 먼저 살피고 왼쪽도 안전한지 확인한 후 우회전 해야 한다는 운전 선생님의 가르침을 이렇게 기억하는 겁니다.

 

스톱 라인에 서서 양쪽을 살피며 하나, 두울, 을 세는 걸 보면 귀엽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딸 아이도 운전이 익숙해지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교통 법규는 꼭 지켜야 한다는 아빠, 엄마의 얘기는 꼭 기억할 겁니다.

 

제가 6년 여 동안 호주에서 살면서 절실히 느끼는 건 원칙을 지키며 성실히 살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끔은 기다림에 지치기도 했지만, 원칙에 충실하며 때를 기다리면 모든 것들이 이뤄지곤 했습니다.

 

얼마 전, 가까운 지인 한 사람이 저희는 언제 영주권 받고 편하게 살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에 대한 제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금방입니다. 제대로 노력을 안 하거나 원칙에 어긋나게 하고 있다면 몰라도 지금 원칙대로 성실히 일을 진행하고 계시니까 금세 받게 되실 겁니다.”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 있어 기다림이란 무엇이든 지루하고 조급한 법입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호주는 원칙을 지키며 때를 기다리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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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1956년 생. <코리아 타운> 대표.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