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딱!’ 소리가 나더니… #5802022-07-23 17:41

!’ 소리가 나더니

 

? ? 저기! 저기! 저기! 자기야, 저거, 저거 빨리! 빨리!” 이미 아내가 큼지막한 녀석 한 마리를 잡아놨던 터라 저는 여유롭게 파도를 벗삼아 해변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에 얼른 돌아봤더니 낚싯대 하나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빛의 속도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려 가는데… ‘!’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그 큰 낚싯대의 아래쪽이 부러지면서 순식간에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습니다.

 

3루에 있던 주자가 내야안타를 틈타 아슬아슬하게 슬라이딩 홈인을 하듯 저는 정말이지 미끄러지듯이 낚싯대를 잡아 챘습니다. 하지만 부러져나간 낚싯대를 물고 사력을 다해 요동치는 녀석을 제압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어찌어찌 녀석을 우리 앞에 끌어 당겨 놓고는 녀석도 저도 둘 다 지쳐서 헉헉대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낚시를 하던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쳤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또 한 마리를 끌어 올려 총 세 마리의 연어를 잡았습니다. 전주 금요일에 이어 지난 주 금요일도 기분 좋은 성과였습니다.

 

아내와 저는 그곳에 다섯 시간 가까이 있었는데 그날도 희한하게 우리만 연어를 잡았습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신기함 반, 부러움 반으로 쳐다보곤 했습니다. 지인들은 그런 우리를 향해 저 집에는 늘 어신 (漁神)이 강림하신다고 농담 삼아 얘기하곤 합니다.

 

낚시는 이른바 포인트도 중요하고 요령도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즐겁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외의 또 다른 요소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아내와 저는 늘 잡히면 좋고 안 잡히면 말고…’ 하는 식으로 바다와 함께 하는 자체를 즐기는데, 예민한 아내는 그러는 가운데에도 저와는 조금 다릅니다.

 

워낙 오지게 미끼를 물어 꼼짝달싹을 못하는 녀석들은 이래저래 잡히게 돼 있지만 약은 녀석들은 정말 교묘하게 미끼만을 빼먹고 달아납니다. 저처럼 둔한 사람은 볼 수 없는 그런 순간을 아내는 정확히 포착해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를 잡을 욕심으로 4~5미터가 넘는 큰 낚싯대를 들고 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우리는 늘 비치에 낚싯대를 꽂아 놓고 있습니다.

 

아내 또한 낚싯대만 계속 노려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작은 움직임도 예리하게 잡아냅니다. 연어뿐만 아니라 장어나 쥐치처럼 예민한 놈들과의 싸움에서도 아내는 신기하게도 녀석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합니다. ‘집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입니다.

 

또 한 가지,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저는 낚시를 통해 배우곤 합니다. ‘빨리 잡아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낚싯대를 던지면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가 추와 바늘이 끊어져 날아가 버립니다.

 

반면, 편안한 마음으로 낚싯대를 던지면 생각보다 훨씬 멀리까지 날아가 저 자신도 놀라곤 합니다. 무슨 일이든 조바심이나 지나친 욕심을 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갖게 됩니다.

 

이번 주에도 본의 아니게 또 낚시 얘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집중력과 마음 비우기 덕분에 2주 연속 훌륭한 성적을 얻고 나니 기분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올해에는 저나 <코리아 타운> 애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기분 좋은 금요일처럼 매사에 좋은 일들만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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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