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명동칼국수’는 왜? #5762022-07-23 17:39

명동칼국수는 왜?

 

한국에 가면 꼭 먹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가 명동칼국수였습니다. 하지만 결코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30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두 곳의 명동교자앞은 하루 종일 명동칼국수 중독자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서도, 저녁 늦은 시간까지도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먹고 싶지는 않았기에 일요일 아침 명동성당에서 10시 미사를 마치고는 잽싸게 명동교자 본점으로 달려 갔습니다.

 

아직은 이른 시각이어서인지 우리는 기다림 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 컵 두 개와 물병이 준비돼 있었고 곧 바로 주문 받는 사람이 다가왔습니다. “칼국수 두 개랑 만두 하나 주세요했더니 2 4천원이라고 했습니다.

 

옛날부터 명동교자는 철저한 선불제였습니다. 3만원을 내자 잔돈 6천원과 영수증을 그 자리에서 건네줬습니다. 그 종업원은 인원 별, 금액 별로 영수증과 거스름돈을 다양하게 준비해 갖고 있다가 지체 없이 손님들에게 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 테이블에는 다른 종업원에 의해 김치 두 종기가 놓여졌고 얼마 안 돼 칼국수 두 그릇과 만두 하나가 나왔습니다. 어느새 홀은 1층은 물론 2층까지 손님들로 가득 찼습니다. 조금만 늦게 왔어도 밖에서 오돌오돌 떨며 기다릴 뻔 했습니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김치 담당 종업원이 테이블을 돌며 김치가 모자라는 손님들에게 김치를 채워주고 있었고, 좁쌀이 섞인 공기밥이 또 다른 종업원에 의해 우리 테이블에 놓여졌습니다.

 

종업원들에게는 무선 헤드셋이 하나씩 달려 있어 필요한 사항이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을 즉각즉각 서로에게 알려주며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가는 손님들은 출구를 맡은 종업원이 친절하게 배웅했고 새로 들어 오는 손님들은 또 다른 종업원이 상냥하게 안내를 맡고 있었습니다.

 

명동교자에 들어가는 손님들은 이렇게 아주 여러 명의 종업원들을 단계별로 접하게 돼 있었습니다. 테이블 안내, 주문 접수, 음식 전달, 김치 리필, 식수 리필, 공기밥 제공 및 칼국수 사리 리필, 배웅….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명동의 다양한 음식점들 중 몇 곳은 늘 그렇게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우리는 그런 집들은 조금 이른 시간을 택해 빼놓지 않고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그런 집들이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요소들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음식의 맛이었고 종업원의 친절이었고 고객 서비스를 위한 완벽한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들은 손님이 기다리다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음식을 맛 있게 먹고 밖으로 나서는 순간까지를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2주 동안의 한국 나들이에서 저는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우고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명동교자의 일사불란한 고객서비스 시스템은 참으로 크게 다가왔습니다.

 

<코리아 타운>도 각 분야 별로 전문가집단을 형성하고 애독자님들이나 광고주님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명동교자의 경우를 더해 2011년에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스레 가져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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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