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플레밍턴 마켓의 추억, 그리고 즐거움 #4472022-07-23 15:59

플레밍턴 마켓의 추억, 그리고 즐거움

 

, 저기 사람들 많다. 우리 저쪽으로 가보자.” “저기도 싸게 파나보다. 잠깐만 여기 있어봐. 내가 얼른 가보고 올 게.” 아내는 이리저리 열심히 움직입니다. 저는 커다란 트롤리를 밀고 아내 뒤를 따라갑니다.

 

! 토마토 한 박스에 5불이래. 정말 싸지? 이렇게 싱싱해.” “이 귤 좀 봐. 이것도 5불이다. 진짜 맛 있어.” 아내는 귤을 한 개 까서 제 입에 넣어줍니다. “어때? 맛 있지?”

 

아내와 저는 가끔 플레밍턴 마켓에 갑니다. 과일이랑 야채랑 이런 것들을 아주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 아내와 저는 오랜만에 플레밍턴 마켓에 갔는데 이번에도 많은 것들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열 두 개가 들어 있는 양상추 한 박스를 1불에 샀습니다. 어른 머리 2배는 될만한 커다란 양배추를 2불에 샀고, 호박 한 박스를 1불에 샀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과일들은 전부 한 박스에 5불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날 귤을 세 박스 샀고 사과도 두 박스 샀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는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받는 사람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좋은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플레밍턴 마켓에 가는 날짜와 시간은 대략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토요일 오후 1 30, 이 시간이 좋은 물건 싸게 살 수 있는 최적의 시간입니다.

 

토요일은 공식적으로 오후 2에 폐장인데, 실제로 문을 닫는 것은 3 넘어서입니다. 다만 2부터는 마켓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그 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2 이후에는 한 번 마켓 밖으로 나오면 다시 들어갈 수 없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저도 과일박스들을 차에 갖다 두기 위해 마켓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못 들어가 아내와 이산가족(?)이 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 시간에 마켓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군데군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Have a Look!’을 외치거나 “Five Dollars!” 또는 “Dollar!”를 외치는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내는 주로 그런 곳을 찾아 듭니다. 십 중 팔구, 물건을 싸게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인들도 못 팔고 다시 가져 가봤자 이래저래 손해이기 때문에 싼 값에라도 떨이를 하자는 생각에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립니다.

 

플레밍턴 마켓은 금, , 3일간 일반인에게 오픈 됩니다. 일요일은 의류, 잡화 중심의 장이 서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농수산물이 주종을 이룹니다. 금요일은 토요일에 비해 농수산물 비율은 다소 적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기고 싶을 때 좋습니다.

 

토요일은 사람 사는 분위기도 느끼고 좋은 물건 싸게 사기에 적격인 날입니다. 점심을 안 먹고 갈 경우 그곳에서 먹는 케밥 또한 좋은 추억이 됩니다.

 

플레밍턴 마켓에 가면 커다란 트롤리를 3불에 빌릴 수 있습니다. 한 때는 그 돈이 아까워 한국 백화점에서 물건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조그만 쇼핑 카트를 갖고 가 몇 번씩 옮겨 나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와 잠시 이산가족이 되기도 했지만어쨌든 이 놈 하나면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쇼핑한 물건들을 다 담을 수 있습니다.

 

꽃게랑 생선 몇 가지, 포대로 산 당근, 감자그날 우리는 왠지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박스 단위로 산 과일이며 야채는 그냥 또는 1백퍼센트 생과일 주스 또는 생야채 주스를 만들어 먹어도 좋았고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나눠 먹는 기쁨을 가지기에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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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