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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엉덩이가 무거워야 이길 수 있다?! #4312022-07-23 15:49

엉덩이가 무거워야 이길 수 있다?!

 

“…엉덩이가 무거워야 스스로를 이길 수 있다. 그리고 공부, 넌 내 밥이다. 난 할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한국 TV 프로그램에 공부의 제왕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강수정, 김장훈, 이윤석 등 유명 연예인들과 서울대생 강성태씨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공부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공부 잘 하는 법을 전수해주는 스페셜 프로젝트였습니다.

 

얼마 전, 미국 프린스턴대에 재학 중인 김현근씨가 이 프로그램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그가 아이들에게 공부 잘 하는 비결 몇 가지를 전해줬는데 집중력자신감부분이 특별하게 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중학교 때도 1등을 놓쳐본 일이 거의 없는 김현근씨는 ‘2등 하면 서러운 인재들의 집단한국과학영재학교에 진학해 144명 중 100등을 했다고 합니다.

 

커다란 충격을 받은 그는 방문에 출입금지 팻말을 붙이고 전화도 꺼버리고 스톱워치를 사용해가며 엉덩이를 땅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5분으로 시작한 이 방법은 5, 10분씩결국 50분까지 늘어났습니다.

 

다음으로 그는 이건 정말 쉽다. 난 꼭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불어 넣으며 공부와 정면승부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김현근씨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전교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 1위 대학인 프린스턴대에 특차 장학생으로 진학해, 지금 세계의 내로라 하는 인재들과 실력을 겨루고 있습니다.

 

저도 우리 아이들한테 평소 집중력과 자신감을 강조합니다. 1등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왕 하는 것, 뭘 하든 잘 하자고 가르칩니다.

 

김현근씨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제 고등학교 때 생각이 났습니다. 황형주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일어날 줄 모르는 곰 같은 친구였습니다.

 

우리는 수업이 끝나면 늘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는데 라이벌답게(?) 조금 멀리 떨어져 앉곤 했습니다. 그 친구는 대개 저녁 8시쯤이면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갔고, 저는 언제나 그 친구가 일어서면 15분을 더 있다가 도서관을 나서곤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9가 넘었는데도 이 친구가 집에 갈 생각을 안 하는 거였습니다. 그날 따라 몸도 안 좋고 점심도 굶은 상태라 죽을 맛이었는데…. 결국 그 친구는 9시 반쯤 자리에서 일어섰고 저는 힘겹게 9 45에 도서관 문을 나섰습니다.

 

15분씩 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던 덕분인지 1등은 제가 그 친구보다 많이 했습니다. 인하대 공대에 전교 수석으로 입학한 그 친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데 여전히 곰처럼살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집중력과 자신감어떤 일을 하든 참으로 중요합니다. 학창시절 지겹게 안 풀리는 문제와 씨름하다가 밤을 꼬박 새운 경험들, 기자생활을 하면서 도저히 실마리가 안 풀리는 취재 건을 붙들고 싸우다가 아침을 맞은 경험들….

 

, 됐다!” 하며 고개를 들다가 주르르 흐르는 코피를 막았던 기억들은몸은 힘들었지만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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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