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잘 나가는(?) 식품점 이야기 #3912022-07-23 15:07

잘 나가는(?) 식품점 이야기


어머! 미희 왔구나. 우리 미희 감기 다 나았어? , 이거 미희가 좋아하는 소시지! 아줌마가 미희 예뻐서 주는 거야.”

 

정신 없이 바쁜 중에도 주인 아주머니는 여자아이의 볼을 한 번 토닥거린 후 소시지 한 개를 아이의 손에 쥐어줍니다. 곁에 있던 아이 엄마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번집니다.

 

세환이 엄마, 머리 했네? 파마 너무 잘 나왔다. … 8325센튼데 83불만 줘요.” 그러면서 주인 아주머니는 작은 수세미 하나를 사은품으로 봉투 속에 쑥 집어 넣어줍니다.

 

금요일 저녁 시간이면 쇼핑도 할 겸 신문 잡지도 구할 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식품점에 몰려 듭니다. 물건 담고 계산하기에도 정신이 없을 텐데 손님 하나 하나에 대한 주인 아주머니의 관심과 정성은 빠지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고 좋은 식품점이라고 입을 모으길래 얼마 전 30여 분 동안 몰래(?) 지켜본 그 식품점의 모습입니다.

 

근처의 다른 식품점들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에서 이 식품점은 정말이지 눈 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조금 많아진다 싶으면 즉시 계산대에 사람을 더 배치해 손님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식품점의 필수요소? 신선한 식품, 저렴한 가격, 친절한 서비스이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식품점에는 이 같은 요소에 고객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정성, 그리고 사랑이 더해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팔고도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에게 오히려 화를 내는 식품점. 물건 값이 1004센트가 나와 150불을 내고 4995센트를 거슬러야 하는 상황인데도 5센트를 끝까지 받으려 하는 식품점.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 기다리는데도 느릿느릿 답답하게 계산대를 운영하는 식품점….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식품점들의 공통된 모습일 것입니다.

 

미희야 아줌마한테 고맙습니다해야지!” 하며 아이에게 얘기하는 엄마, 손에 들려 있는 소시지 한 개가 기뻐서 엄마 손을 잡고 깡총깡총 뛰는 아이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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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