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어, 곽 실장 좀 바꿔!” 그 후… #4152022-07-23 15:37

, 곽 실장 좀 바꿔!” 그 후

 

지난 주 김 사장님 칼럼 읽고는 아무리 사소한 전화라도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래처는 물론, 저희 회사, 그리고 집 식구들에게도 신경 써서 전화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김 사장님, 제가 짜증나는 전화 이야기 한 가지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 김 사장님 회사 얘기는 아닙니다만…”

 

이렇게 시작된 그 분의 짜증나는 전화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한국에서 컨테이너에 물건 싣는 일로 모든 전화를 스톱시키고 국제전화를 기다리던 차에 벨이 울려 얼른 수화기를 들었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XXXX입니다. 지난 주에 보니까 OO 잡지에 광고 내셨던데 이번 주에는 우리한테도 좀 내주시죠.”

미안한데 지금 제가 아주 중요한 전화를 기다리고 있어서…”

에이, 사장님. 그러지 마시고 한 번 내주세요.”

아니. 정말 중요한 국제전화가 오기로 돼 있다니까요.”

에이. 그러지 마시고, 싸게 해드릴 테니까 한 번만…”

 

이렇게 말씨름하는 동안 계속된 통화 중 신호에 서울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무슨 통화를 그렇게 오래 하느냐!”고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또 다른 분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몇 년 동안 연락 한 번 없던 후배가 느닷없이 전화를 합니다. 그리고는 잘 지내시느냐, 사업은 잘 되시느냐, 형수님은 잘 계시느냐, 아이들은 공부 잘 하느냐 등 바쁜 시간에 쓸데 없는 이야기들을 몇 분 동안 장황하게 늘어 놓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본론을 꺼냅니다. “선배님, 저 다음 주 토요일에 결혼합니다. 오실 거죠?” 참 얄미운 전화입니다. 할 일도 많고 연락 올 데도 많은데 몇 년 만에 전화해서 이렇게 사람을 붙들어 맨다면….

 

차리리 선배, 너무 오랫동안 연락 못 드려 죄송해요. 저 다음 주 토요일에 결혼하는데 시간되면 오셔서 축하해주세요라고 처음부터 용건을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답답한 전화 이야기 하나 더 하겠습니다.

부장님. 민윤기 과장입니다.”

, 민 과장. 최 이사는 만났습니까? 납품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어휴.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차가 많이 막힙니까? 대일무역까지 오는데 한 시간도 넘게 걸렸습니다. 허겁지겁 왔더니 최 이사가 자리에 없어서 또 20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최 이사 그 양반 생각보다 까탈스럽던데요…”

민 과장! 그래서 계약은 된 겁니까?”

최 이사 그 사람 보통 아니더라구요. 어찌나 밀어부치던지…”

아니, 그러니까 계약은 된거냐구요!”

. 다음 주까지 20만불 어치 납품하기로 싸인 했습니다.”

 

보고를 받는 부장으로서는 답답하고 짜증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결론부터 명쾌하게 얘기하면 어떨까요?

부장님. 민윤기입니다. 방금 대일무역 최은철 이사 만나서 계약 체결했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 20만불 어치 납품하기로 싸인 했습니다.”

 

차가 막히고 담당 이사가 자리에 없어서 기다린 이야기는 맨 나중에 하거나 안 해도 될 겁니다. 민 과장의 수고와 노력은 계약을 성사 시킨 것 자체로 이미 인정이 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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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1956년 생. <코리아 타운> 대표.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