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젊은엄마? 차차차? #4632022-07-23 16:08

젊은엄마? 차차차?

 

My Baby, 엄마랑 아가랑, Best Baby, 아기 사랑수많은 이름들을 떠올렸습니다. Baby든 아기든 엄마든 이런 단어가 들어가는 이름들은 최대한 동원시켜봤습니다.

 

하지만 정작 결정된 이름은 <젊은엄마>였습니다. 당시 개그맨 임하룡이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젊은오빠라는 유행어를 크게 히트시켰고, 그 같은 시류에 편승해 아기를 가진 미시 즉, 젊은 엄마들을 타겟으로 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1991, 여성지 <여원>이 네 번째 잡지인 육아전문지 창간을 앞두고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잡지 이름을 공모했습니다. 3백 명 가까운 사원들은 위에서처럼 다양한 이름들을 제출했지만 정작 김재원 발행인은 <젊은엄마>를 제호로 내놨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이번에는 Auto, 자동차와 나, Car & Life, 베스트 오토역시 수많은 자동차와 관련된 이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1992<여원>의 다섯 번째 잡지로 창간된 자동차 전문지는 <차차차> 라는 제호를 가졌습니다. 차차차? 이건 또 뭐야? 모두들 수군댔지만 발행인은 <차차차>를 고수했습니다.

 

그는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 심신의 노래 오직 하나뿐인 그대에서 필을(?) 받아 오직 하나뿐인 생명 뛰뛰빵빵 차차차라는 캐치프레이즈까지 만들어 주요 도로변마다 플래카드를 내걸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던 <차차차> 라는 이름은 심신의 노래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빠르게 각인 됐고 <차차차>는 창간 몇 개월 만에 단숨에 자동차 잡지 정상권으로 치솟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얼마 후 차차차라는 이름은 KBS TV의 자동차 관련 퀴즈 프로그램 제목으로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한국 내 자동차 등록대수 5백 만 돌파에 맞춰 마련된 이 퀴즈 프로그램의 이름이 도전! 차차차였던 겁니다.

 

당시 저는 <여원>에서 발행하는 남성지 <직장인> 편집부 차장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30대 중반의 한창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나이였음에도 저와 다른 편집 간부들은 사장 주재 확대간부편집회의에서 종종 사장에게 깨지곤(?) 했습니다.

 

우리보다 스무 살쯤은 더 나이가 많았던 발행인은 우리 못지 않은, 때로는 우리를 능가하는 번득이는 기획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리를 압도해나갔습니다.

 

발행인의 그러한 것들은 오랜 세월 기자 및 데스크 경험을 한 노련함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끊임 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그의 생활 자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코리아 타운>이라는 이름제가 회사를 인수하기 전에도 느껴왔던 것이지만 정말 잘 지은 좋은 이름입니다. ‘좋은 사람들이 만드는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참 편안하고 친근하게 와 닿습니다.

 

<젊은엄마> <차차차>나 그보다 앞서 창간된 <신부> <직장인> <여원>의 자매지 이름들도 참 잘 지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항상 젊은 사람 못지 않은, 늘 살아 있는 감각으로 그 같은 움직임을 주도했던 김재원 발행인의 태도를 저는 지금도 높게 사고 있고 닮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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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