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갈치전쟁? #6282022-07-23 18:10

갈치전쟁?!

 

, 그러니까 저쪽으로 가서 하란 말이에요!” “아니, 제가 이쪽에서 걸리지 않게 잘 조절하겠다니까요.” “, 그 사람 진짜 말 많네. 시끄럽고, 얼른 저쪽으로 가요!”

 

아아, 줄 좀 감으라니까. 이거 봐. 엉켰잖아. , 정말 짜증나네. 이 좁은 데를 비집고 들어오면 어쩌자는 거야?” “에이, 옆으로 조금만 비켜주시면 될 걸…”

 

가끔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조용해야 할 낚시터가 이쯤 되면 도떼기시장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고성이 오가고 반말에 욕지거리까지 터져나옵니다.

 

낚시터에는 어디든 이른바 포인트라는 곳이 있어 그쪽에 사람들이 몰리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아내와 저는 늘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습니다. 낚시라는 게 머리도 식히고 바람도 쐴 겸 즐겁고 편안하기 위해서 가는 건데 그런 악다구니 판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며칠 전에는 우리가 즐기는 구석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있기에 부득이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 옆에서는 연세 지긋한 여남은 분이 단체로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자리 욕심이 좀 지나쳤습니다. 옆 사람이 제대로 던지지도 못할 정도로 낚싯대를 옆으로 던져 줄이 엉키게 되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연출됐습니다.

 

즐기자고 간 낚시우리는 두 시간도 채 안 돼 자리를 정리하고 돌아왔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가 그곳을 떠난 후에도 크고 작은 실랑이들이 계속됐던 모양입니다.

 

아내와 저는 다음 날 다시 그곳을 찾았습니다. 전날 잡쳤던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사장님! 안녕하세요? , 이분이 김 사장님 칼럼에 가끔 등장하시는 미세스 김이시군요. 어디 얼굴 좀 봅시다.” 캠시에서 회계법인을 운영하는 회계사 한 분이 우리를 알아보고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참 편안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한쪽 구석에 여유롭게 자리를 잡고 우리만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저쪽에서는 이른바 좋은 자리를 놓고 또 한바탕 소란이 일었습니다. “같이 좀 하자는 사람과 저쪽으로 가라는 사람 사이에서 고성이 오고 갔습니다.

 

자기야, 자기야, 얼른 뜰채 좀….” 열 시 반이 거의 다 돼가는 시간, 낚싯대를 던져놓고 미끼를 만들고 있는데 아내의 조용한, 하지만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얼른 돌아보니 아내가 낚싯대와 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내 반짝반짝 빛나는 갈치 한 마리가 딸려 나왔습니다. 삽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정확히 127센티미터, 정말 큰 놈이었습니다.

 

우리가 자리를 접은 열한 시 반까지 그날은 아내 외의 어느 누구도 갈치를 잡지 못했습니다. 조용히 우리 차로 돌아가는데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그 회계사가 다시 말을 붙였습니다.

 

가시는 겁니까? 오늘은 못 잡으셨어요?” “아니요, 제 아내가 한 마리 잡았습니다.” “그래요? 소문도 없이 언제 잡으셨대요? 어디 봅시다. ! 정말 크네요. 한 번 들어봐도 되지요? 어이쿠, 정말 크고 무겁네요. 미세스 김! 과연 칼럼에 나오실 만합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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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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