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공룡이 나타났다? #6052022-07-23 17:55

공룡이 나타났다?!

 

크다, 싸다, 좋다이런 얘기는 진작부터 들었습니다. 주말에는 자동차 진입로를 아예 막아놓은 채로 나오는 차들까지 통제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초대형 트롤리에 물건을 잔뜩 싣고 건물 밖 멀리 자기 차를 세워 놓은 곳까지 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대체 어떻길래?” 하는 생각에 우리도 지난 월요일 오후, 문제의(?) COSTCO에 가봤습니다. 우선은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컸습니다. 가전제품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 식품, 육류, 생선류, 의류, 스포츠용품, 주류까지 거의 없는 게 없을 정도의 다양한 물건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것들을 집어 들며 매장을 다 돌아 보는 데만도 두 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사람에 치여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기 일쑤라고들 했습니다.

 

물건이 다양한 것 외에도 질이 좋고 가격이 쌌습니다. 아무리 크고 물건이 많아도 제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가격이 비싸면 환영 받지 못할 텐데 그곳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COSTCO에 대해 처음 든 생각은 대단하다였습니다. 곧 이어 기존의 Woolworths, Coles, Franklins, ALDI, BigW, Kmart 등은 적잖은 타격을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시드니에는 Auburn 한 곳에서만 문을 열었지만 그 영역을 넓혀가면서 이 괴물이 가져올 여파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그곳만 해도 주변의 다른 숍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쇼핑하기에 편리한 동선을 잘 갖춰 놓았고 물건들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정도로다양했습니다. 제품의 질은 두말할 나위 없이 좋았고, 가격 또한 똑 같은 제품들을 다른 곳보다 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쇼핑이 끝난 후 계산대에서도 그들의 서비스는 돋보였습니다. 회원카드를 제시하고 오른쪽으로 서면 왼쪽에 있는 트롤리에 직원 세 명이 동시에 붙어 물건을 계산대 위에 올리고 체크하고 다시 트롤리에 실어주는 일까지를 모두 해줬습니다. 회원은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쇼핑을 마친 후 허기를 느끼는 회원을 위해 그들은 식사 코너까지 출구 쪽에 마련 해놓고 있었습니다. COSTCO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허점이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쇼핑계의 공룡으로 자리할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 근무하던 여성지 <여원>은 자매지로 <신부> <직장인> <젊은엄마> <차차차> <Golden Gift> 그리고 출판사업부 등을 거느리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잡지 왕국으로 군림했습니다.

 

대형 신문사에서 발행하는 여성지들도 <여원>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원> 사장이 늘 강조하는 것은 Innovation , 끊임 없는 혁신이었습니다.

 

COSTCO가 등장하기 전 비교적 편안하게 1등 자리를 지켜오던 업체들도 나름 비상이 걸렸을 겁니다. 그들에게도 거대 공룡으로 등장한 COSTCO를 뛰어넘을 비책과 혁신이 마련돼야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COSTCO를 보면서 Woolworths, Coles, Franklins, ALDI, BigW, Kmart 생각을 했지만, 이내 <코리아 타운>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역시 Innovation만이 살 길입니다.

 

COSTCO가 주는 메시지는 어떤 업종에서든 똑 같을 것입니다. 크기나 모양만 비슷하게 만들어서 질이야 어떻든 싼 가격으로 후려치는 사람들도 COSTCO를 보며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정석 플레이와 끊임 없는 Innovation만이 올바른 성장과 생존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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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