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꽃할배’ 한국 tvN의 ‘꽃보다 할배’가 시즌2 격인
3편을 들고 오늘밤 돌아옵니다. 평균나이 75세의 네 할배들이 해외여행을 다니며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유럽 편, 대만 편에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 편이라고 합니다. 워낙 1편과 2편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네 할배가 애먼(?)
짐꾼 이서진과 함께 펼쳐나갈 또 하나의 좌충우돌 스토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들 네 할배는 워낙 인기와 관록이 있는 배우들이긴 하지만 ‘꽃보다 할배’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고 방송 후에도 각종 CF를 휩쓸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대단한 프로그램 뒤에 나영석이라는 걸쭉한 ‘연출쟁이’가 있습니다. KBS 2TV
‘1박2일’을 만들어 이를 ‘국민예능’ 반열에 올려놓았던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2012년 2월 CJ E&M으로 자리를 옮겨 1년여의 공백 끝에 ‘꽃보다 할배’라는 다소 엉뚱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습니다. 처음엔 “뭐지?” 했던 사람들은 이내 그의 천재성에 감복하며 ‘꽃할배’의 열혈 팬이 됐습니다. ‘꽃보다 할배’가 한참 인기를 타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거 진짜 대박이다. 다음에는 ‘꽃보다
할매’ 만들면 재미있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지상파 방송에서 이름은 다르지만 ‘꽃보다 할배’와 비슷한 포맷으로 ‘할매들’이 출연하는 여행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지상파가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을 베낄 수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 프로그램은 결국 전파를 탔습니다. 네 명의
원로 여배우와 한 명의 짐꾼으로 꾸려진 모습은 ‘꽃보다 할배’의 그것과 참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꽃보다 할배’에 전매(?)특허권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유사한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앞두고
갑작스레(?) 가진 기자회견 내용은 고개를 갸우뚱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단순한 여행기를 담아내는 차원이 아니라 여배우들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는 면에서 ‘꽃보다 할배’와는 다르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겁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표절도
모자라 어떻게 기존 프로그램을 깎아 내리는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며 또 한번 들끓었지만 정작 ‘꽃보다
할배’를 제작하는 CJ E&M이나 방송사 tvN 그리고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 편의 ‘꽃보다 할배’가 대박을 치고 얼마 후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꽃보다 할매’가 나타났습니다. 나영석 PD는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등 여배우 넷을 이끌어냈고 거기에 짐꾼으로 이승기를 얹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도 ‘꽃보다 할매’가 아닌 ‘꽃보다 누나’였습니다. 이들이 펼친 유쾌한 여행기는 많은 화제와 함께 첫 방송부터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나갔습니다. 각종 음해성, 폄하성 발언에
전혀 미동도 하지 않던 나영석 PD는 ‘꽃보다 누나’를 통해 “이런
프로그램은 이렇게 만드는 거야”라는 듯이 조용함 속에서 또 하나의 성공을 연출해냈습니다. 그의 그러한 모습이 진정한 1등, 참된 프로의 모습입니다. 자신이 잘나 보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상대를 깎아 내리려 애쓰는 사람들이 나영석 PD를 통해 반드시 배워야 할 대목입니다. 노인들의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 여배우들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다룬다던
그 프로그램은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결국 다음 달 초에 폐지된다고 합니다. ********************************************************************** 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