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누구에게나 ‘처음’입니다 “10년만 젊었어도….” 주변에서
가끔 듣는 이야기입니다. 80대 노인이 70대 노인들을 향해
“자네들은 아직 한창이야, 아직 청춘인 걸. 부러워…” 하는 얘기를 들을 때면 또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감싼 채 다정하게 길을 걷고 있는 20대 연인들을 보며 “좋을 때다. 우리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겁니다. 편집국 차장 시절, 빠른 70년생이 수습기자로 들어와
‘천연기념물’이라며 신기해하며 예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풋풋한 대학 4학년생이었던 그 여기자도 이제는 징그러운(?) 40대 중반의 아주머니가 돼있겠습니다. “안 돌아갈래요. 무모한
시기잖아요. 그런 무모한 나이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한
번 살고 싶어요. 진심으로….” 얼마 전 한국 tvN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탤런트 윤여정이 ‘다시 20대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한 내용입니다. 그는 프로그램 초반에도 “나도 예순 일곱 살은 처음이에요. 처음
살아보는 예순 일곱 살이기에 나에게는 더 없이 소중해요”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역시 ‘꽃보다 누나’에 출연한 탤런트 김희애도 “만일 20대로 다시 돌아가라면 절대 안 돌아가고 싶어요. 영화 한 편 다 찍었는데 처음으로 돌아가라고 하면 싫지 않겠어요? 인생의
많은 굴곡을 겪어온 나이기 때문에 알게 된 거예요. 저는 지금이 행복하고 감사해요”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현재의 자신이 소중하며 지금에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는 메시지를 주는 겁니다. 오늘이 음력 1월 1일, 설날입니다. 올해로
저는 마흔 두 살이 됐습니다. 가끔은 아내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연상이랑 사니까 정말 힘들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넵니다. 저는 제가 50이라는 ‘징그러운’ 나이에 도달한, 인생의
반환점을 돌았던 2006년을 기점으로 매년 나이를 한 살씩 줄여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나이를 거꾸로 먹는 덕분에’ 저는 지금 40대 초반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끔 진한 커피 향을 마주하며, 혹은
바닷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며 지난 날들을 돌아보곤 합니다. 공부나 일에는 누구 못지 않게 열심이었지만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갖지 못했던 젊은 시절은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위기에 처한 회사 살린다고 1년 반 동안 월급 한 푼 안받고 일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매달려도 보증 같은 건 절대로 서지 않겠습니다. 지난 시절의 아쉬움과 후회… 오늘을
살면서 또 다시 똑같은 일로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도록 현재의 하루하루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는 설날 아침입니다. ‘앞서 있다고 자만하거나 뒤쳐졌다고 실망하지마. 2014년은 누구에게나 처음이니까.’ 요즘 대한항공 CF에 나오는 카피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예순 일곱 살, 누구나 처음 맞는
2014년입니다. 저도 <코리아타운>도 2014년의 남은 열 한 달, 아쉬움 없이 후회 없이 열심히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애독자 여러분, 광고주 여러분,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언제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