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최상태 국장의 건재함은… #6712022-07-23 18:33

최상태 국장의 건재함은

 

, 최상태 국장 XXX. 뭐 그런 인간이 다 있어?”

야야, 이 기자. 하지 마.”

 

방금 전 세 번째 칸에 최상태 국장이 들어가는 걸 봤던 저는 화장실 쪽을 가리키면서 목소리를 낮춰 이정석 기자를 제지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눈치를 못 챈 건지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한 건지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참 나, 생각할수록 열 받네. , XXX. 자기도 기자출신이면서 아까 사장 앞에서 말하는 꼬락서니 봐봐. 참 비겁한 인간이야.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 밑에서 일을 해야 하니 참 더러워서…”

 

당장이라도 화장실 문이 벌컥 열리고 , 너 지금 뭐라고 했어?’라며 최 국장이 뛰쳐나올 것 같았지만 그는 용케도 잘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나서는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회사 야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잠시 휴게소에 들렀고 모두들 나란히 서서 소변을 보는 중이었습니다.

 

에이! 최상태 국장. 아니 그 XX는 국장도 아니야. 최상태, 그 인간 쓰레기나 같으면 쪽 팔려서 회사 안 다닌다. 그런 XX가 우리 선배라니불쌍한 인간에이, 더러워. 퉤퉤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독기를 뿜어대던 곽규호 기자 옆으로 여섯 번째엔가에서 문제의 최상태 국장도 일을 보던 중이었습니다. 최 국장 바로 옆에 서 있었던 후배기자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곽 기자의 독설이 시작되자 도중에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합니다.

 

기자시절에는 취재력도 좋고 필력도 뛰어났던 최상태 국장은 어쩐 일인지 높은 사람이 되면서부터 사람이 변하기 시작했답니다. 30대 초반, 한창 혈기왕성하던 우리의 눈에는 그러한 최 국장이 더더욱 이상하고 비겁하고 더러운 사람으로 보여 늘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가 자주 했던 말 중에는 우린 나중에 절대로 저런 인간은 되지 말자!’가 있었습니다. 좋은 선배, 좋은 윗사람이 되기 위해 앞사람들이 벌여온 나쁜 일들은 철저히 피해가자는 약속을 다지고 다지고 또 다졌습니다.

 

이 나라 정치가 바로 되려면 60대 이상 썩어빠진 정치인들은 다 없어져야 돼!” 25년 전쯤 우리가 자주 외쳤던 또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별로 바뀌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60대 이상 썩어빠진 정치인 퇴진을 주장했던 주역(?)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지만 이제는 그들이 앞장서서 온갖 잘못과 비리를 주도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고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12일 앞둔 상황에서 서로 물고 뜯고 할퀴는 혈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책이나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보다는 과거를 들먹이며 서로를 깎아 내리는 행위에 몰두하는 건 어쩌면 예전과 그리도 똑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하나의 조직이, 하나의 사회가 올바로, 건전하게 가기 위해서는 앞서 있었던 사람들의 좋은 점은 잘 받아들이고 개선하면서 그들이 저질렀던 나쁜 점들은 철저히 비켜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평범한 진리가 우리에게 보편화되기까지에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고 무대의 주인공들이 바뀌었음에도 그러한 구태들은 결코 변하지 않는 건 정녕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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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국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