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금메달을 목에 걸려면… #6542022-07-23 18:21

금메달을 목에 걸려면

 

잡지사관학교.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지 여원(女苑)을 향해 많은 사람들이 쓰던 표현이었습니다. 당시 <여원> <신부> <직장인> <젊은엄마> <차차차> <골든기프트> 등 여섯 개의 잡지를 발행하고 있던 여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실상부한 1등 여성지회사였습니다.

 

그리고 여원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하나같이 그 능력이 출중해 여기저기 탐내는 곳이 많았습니다. “여원 출신 중참 이상 기자들은 어딜 가든 부, 차장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왔고 실제로 여원 출신들은 다른 여성지는 물론 주요 일간지 곳곳에서도 중요한 일들을 척척 해내고 있었습니다.

 

워낙 지원자가 많아서 해마다 수습기자를 뽑는데도 근처의 고등학교를 통째로 빌려 필기시험을 치를 정도였습니다. 회사도 실기시험 과정에서 유명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들을 만나게 하는 등 처음부터 강도 높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그렇게 될성부른 나무를 찾아 체계적인 교육을 계속했기 때문에 여원 출신들은 어디를 가나 그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 1등을 위해서는 잠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절대명제입니다. 이와 함께 아래로부터의 변혁은 여원이 항상 강조했던 또 하나의 중요한 명제였습니다. 사장이, 부장이, 차장이 변하는 것보다는 젊은 기자들이 변혁을 주도해야만 회사가 젊고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젊은 기자들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 선배 기자들이나 부, 차장, 심지어는 사장까지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이 같은 원칙과 전통들이 여원에 늘 금메달을 걸어준 제1의 요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저게 우리 책이면 참 좋겠다.” 매주 금요일 오후, 식품점에 들러 여러 가지 신문 잡지들을 가지고 나오면서 아내와 종종 나눴던 이야기입니다. 시드니에 와서 신문사 두 곳을 거쳐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잡지사에서 일할 때였으니 꽤 오래 전의 일입니다.

 

<코리아 타운>은 여타의 잡지들에 비해 사이즈부터 독특했지만 안에 담긴 내용 또한 건전했고 이상한(?) 광고들은 일절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년 후 정말 우연찮은 기회에 제가 <코리아 타운> 키를 잡게 됐고 그때부터 우리는 <코리아 타운>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지키고 강화하는데 전력을 다해오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돈다? 160센티미터의 작은 키, 20세도 채 되지 않은 작고 어린 청년 양학선이 한국체조사에 새 역사를 쓰면서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자신만의 기술 1’을 선보이며 한국 체조사상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겁니다.

 

도마를 짚고 앞으로 한 바퀴 돈 다음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1,080 3회전을 하고 착지하는, 이전까지 없었던 초고난도 기술이랍니다. 국제체조연맹은 역대 최고난도 점수인 7.4점을 1’의 채점기준으로 삼고 기술명칭도 아예 양학선 (YANGHAKSEON)’으로 공식 등재했습니다.

 

양학선은 금메달 수상 후 한국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양학선2’ 기술을 생각하고 있다. 체조에서 룰이 바뀐다고 하는데 그 룰을 보고 나서 2’ 기술을 시도해보려 한다. 다음 올림픽 전에는 완성될 것이고 그때 양학선2로 도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양학선은 또 한 차례의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이미 한 단계 더 높은 기술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6)로 창간 13주년을 맞은 <코리아 타운>도 꾸준한 금메달을 위해서는 또 한 차례의 제대로 된 도약을 필요로 합니다. 앞으로 1, 창간 열네 돌이 될 때는 <코리아 타운>도 획기적인 이노베이션을 들고 애독자 여러분, 광고주 여러분을 찾아 뵐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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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