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젤라또?! “자, 불고기입니다, 불고기. 정말
맛 있습니다. 한 번씩 시식 해보세요. 자, 맛 있는 불고기 한 번씩 맛보고 가세요.”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이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인 불고기를 열심히 외쳐댑니다. 얼마
전 코스트코 (Costco)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멈춰 서서 시식을 했고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맛 있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아내와
저도 조그만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불고기를 하나씩 받아 입에 넣었습니다. “그게
한국 사람들은 물론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라는 겁니다. 어때요? 정말 맛 있지요?” 우리를 중국사람쯤으로 여겼는지 그 중년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시식코너. 젤라또 (Gelato)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었습니다. 초콜릿, 라스베리, 레몬, 바닐라 등 네 가지 맛을 가진 아이스크림을 네 명의 젊은
여성들이 쉴새 없이 조그만 용기에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평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던 우리도 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 시식을 진행하고 있는 네 명 중 한 명의 표정이 좀 많이 이상했습니다. 화가 났는지 뭔가에
불만이 있는지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고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도 영 못마땅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과 친절한 목소리로 손님들을 대하는 다른 세 명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그녀가
무서워서(?) 그녀 쪽에는 가지도 않고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담았습니다. 시식회를
갖는 건 그 음식이 정말 맛 있기 때문에 ‘일단 먹어보고 맛 있으면 사라’는 의미에서, 또는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음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시식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정말 그 음식이 맛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또는 어떤 맛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먹는
것일 뿐 시식을 통해 배를 채우거나 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손님을 향해 기분 나쁘고 퉁명스런
태도를 취한다면 그 직원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습니다. 회사로서도 명백한 손해입니다. 그 한 사람의 직원 때문에 고객들의 구매의욕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오페라하우스 옆의 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전망도 좋고 해서 들어갔더니 중국식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처음 간 곳이고 해서 그냥 스테이크나 먹을까 싶어 두 개를 주문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이가 좀 지긋한 중국인 웨이터가 “스테이크 두 개를 시키는 것보다는 스테이크 하나에 해물요리 하나를
고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그곳의 스테이크는
주방에서 조각조각 썰어 나오는 것이어서 둘이 나눠 먹을 수 있었고, 그 웨이터의 친절 덕분에 우리는
그날 새우가 듬뿍 들어 있는 해물요리를 덤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득
우리 회사 생각을 해봤습니다. <코리아 타운> 사람들은
광고주들께 전화를 드릴 때 항상 “안녕하세요? 코리아 타운입니다” 다음에 꼭 이렇게 여쭤봅니다. “지금 통화 괜찮으세요?” 광고주가
중요한 이야기 중인지, 손님과 함께 있는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지도 모르는 채 광고수정이나 결제 얘기를 해댄다면 어떤 경우든 빵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음식점을 가든 옷 가게를 가든 그곳 직원이 친절하게 잘 대해줘서 다시 그곳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말단직원이든 사장이든 고객과 만나는 그 사람이
바로 그 회사 또는 가게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