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시길… #7242022-07-23 20:56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시길

 

이번 휴가 때는 어디 가세요?” 지난 연말, 2주간의 휴가가 시작되면서 많이 받았던 질문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난 연휴기간 동안에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특별한 여행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거의 매일 밤, 우리 집 뒷마당에서 번쩍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벗삼아 술과 안주를 즐겼던 탓에 몸무게도 늘고 배도 뽈록해졌습니다. 낚시를 몇 차례 다녀오긴 했지만 희한하게도 갈 때마다 꽝, , 꽝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요즘은 어딜 가든 물고기가 잘 없다고 합니다. 갈치나 민어는 물론, 그 흔하던 Australian Salmon조차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게 휴가 마지막 날 밤, 아내가 60센티미터를 훌쩍 뛰어넘는 킹테일러 한 마리를 끌어올려 짜릿함을 만끽했습니다.

 

집에만 있으니까 너무 심심하다. 우리 내일은 어디 바람이나 좀 쐬러 갔다 오자.” 휴가기간 내내 무계획으로 지내던 저를 향해 아내가 던진 이 한마디에 2013년의 마지막 날, 우리는 차를 몰고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언젠가 저비스 베이가 그렇게 예쁘고 좋더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문득 나서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늘고 고운 모래를 가졌다더니 과연 그곳에는 설탕가루인지 밀가루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곱고 예쁜 모래가 백사장 곳곳마다 깔려 있었습니다. ‘에메랄드 빛이라는 표현이 실감날 정도로 예쁘고 선명한 바닷물은 그 아름답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1백여 마리의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한 시간 반 동안이나 배를 탔다가 원치 않은 상어만 두 마리 보고 배를 내린 게 좀 억울하긴 했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돌고래 대신 넓은 바다가 주는 여유로움을 가득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끝없는 해변과 초원우리는 그날 하루 동안 총 437킬로미터를 달렸습니다. 아내는 달리는 차 안에서 연신 제 입에 김밥이며 과자를 넣어줬고 돌아오는 길에 아무도 없는 공원에서 까먹었던 아내 표저녁 도시락은 2013년 한 해를 행복이라는 단어로 마감하기에 충분했습니다.

 

, 이 집 괜찮네. 집이 전체적으로 환하고 구조도 좋다. 자재도 좋은 걸 썼고 뒷마당 테라스도 잘해놨네. 그런데 2층 바닥은 카펫을 전부 원목마루로 바꿔달라고 해야겠어. 2층 올라가는 계단 난간도 유리로 바꾸자. 미디어룸이 조금 작긴 한데 이 정도면 괜찮겠어…. 그래, 우리 이 집으로 하자!”

 

2014년 새해 둘째 날, 그렇게 우리는 멋진 2층집을 하나 새로 지었습니다. 아침 일찍 우리 회사에 들러 크리스마스 장식을 정리해 들여놓고 청소까지 마친 후 아내와 저는 켈리빌에 있는 홈 월드를 찾았습니다.

 

아내와 제가 가끔 찾는 그곳에는 한국으로 치면 모델하우스 같은 실제 집들이 각기 다른 모양으로 2 20채 들어서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가끔씩 마음에 드는 집을 골라 우리의 마음 속에 짓곤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예쁜 2층집을 지으려면 기본 35만불, 실제로는 50만불 정도가 든다고 합니다. 당장이야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언젠가는 이뤄질 수도 있는 일이기에 아내와 저는 그 꿈을 열심히 키워가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여러 가지 전망들이 어둡고 어렵게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험문제가 어려워도 100점짜리는 나오고 아무리 경기가 안 좋아도 돈 버는 사람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올 한해,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2014년을 맞으며 야심 차게 세운 두 가지 목표를 위해 매 순간 열심히,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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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