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지금부터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7212022-07-23 20:54

지금부터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드디어 번쩍이기 시작했습니다. 처마 밑에 걸려 있는 열 다섯 개의 스노우 폴 (Snow Fall)에서는 쉴새 없이 예쁜 눈송이(?)들이 떨어지고 있고 집 전체를(?) 뒤덮은 작은 전구들은 반짝반짝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마당 한가운데에서는 산타할아버지와 눈사람이 정겹게 시소를 타고 있고 분수 옆 두 개의 고깔에서도 오색찬란한 빛들이 뿜어져 나옵니다. 한쪽에서는 여섯 마리의 사슴이 두 대의 마차를 끌고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채 20일도 안 남았습니다. 매년 그래왔듯이 올해에도 우리 식구들은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해 조금의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웬만한 장식들은 아내와 제가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해놨고 부득이 사다리를 타야 하는 곳은 지난 주말에 아이들이 와서 함께 마무리했습니다.

 

우리 집의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기 위해 지나던 차들이 문득문득 멈춰섭니다. 우리 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이것저것 장식을 할 때는 땀도 나고 힘도 들었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올해에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예쁘다!”며 탄성을 지르지만 사실은 숨은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얼핏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앞마당 장식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겁니다. 펜스는 물론, 양쪽 나무들에까지 빽빽하게 감겨있던 전구들이 금년에는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대신 그들은 대거 뒷마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자기야! 우리, 올해에는 뒷마당도 좀 예쁘게 꾸며볼까?” 그 동안은 거의 앞마당에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왔는데 사실 우리가 앞마당에 나가 크리스마스 장식을 즐기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예쁘게 꾸며놨다는 사실로만 만족하며 지냈던 겁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아내의 제안에 따라 앞마당과 뒷마당이 거의 55의 비율이 됐습니다. 뒷마당 데크 위 파골라와 가라지, 텃밭 아치, 자카란다 나무를 따라 전구들이 반짝거리고 있고 하얀색 대형 사슴도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잔디밭 위에도 하얀 눈이 내린 것처럼 전구들이 반짝이고 있고 파골라 안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도 하나 서 있습니다. 줄을 타며 노래하는 산타할아버지는 천정을 오가며 캐롤을 부르고 있고 또 다른 산타할아버지도 계단을 부지런히 오르내리며 스무 가지쯤 되는 캐롤을 열창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저녁, 크리스마스 장식을 모두 마친 우리 다섯 식구는 뒷마당에서 작은 파티를 가졌습니다. 사방에서 번쩍이는 크리스마스 라이트와 캐롤, 그리고 분수 소리그 안에 우리의 작은 행복이 들어 있었습니다.

 

요즘 저는 아내와 둘이서 매일매일 뒷마당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갖고 있습니다. 삼겹살에 소주도 마시고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이기도 합니다. 진한 커피 향에 취해있다 보면 농담 삼아 외치던 ‘Everyday Christmas’가 바로 눈앞에 와있는 기분입니다.

 

아내와 저는 둘 다 성격이 비슷해 평소에도 이것저것 꾸며놓는 걸 좋아합니다. 개중에는 돈 들이고 시간 들이고 힘들게 왜 하느냐?”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그냥 좋아서합니다.

 

<코리아타운> 사무실 입구에도 지금 반짝이는 꼬마전구들과 장식품들을 가득 품은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가 하나 서 있습니다. <코리아타운>을 사랑 해주시는 여러분 모두, 지금부터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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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