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서울에서 ‘비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습니다 #7582022-07-23 21:13

서울에서 비정상회담이 열리고 있습니다

 

웅장한(?) 시그널뮤직과 함께 내레이션이 시작됩니다. “국제 평화 및 안전 유지를 위해 각국 정상들이 국제연합 UN에 모여 정상회담을 펼칠 동안 후미진 구석방자국에서 정식 파견한 적은 없지만 지들 입으로 대표라 우기는 지 일레븐 (G11)이 모여 비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어 들리는 의사봉 두드리는 소리! ! ! “개회합니다. 국경 없는 청년회 비정상회담 의장 전현무, 사무총장 유세윤, 의장 성시경입니다.” 그들의 비정상회담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한국 시간으로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시작되는 비정상회담에는 지들 입으로 대표라 우기는’ 11개국 출신 남성 패널들이 등장합니다.

 

샘 오취리 (가나), 기욤 패트리 (캐나다), 에네스 카야 (터키), 줄리안 쿠앵타르 (벨기에), 알베르토 몬디 (이태리), 장위안 (중국), 타일러 라쉬 (미국), 로빈 데이아나 (프랑스), 테라다 타쿠야 (일본), 다니엘 스눅스 (호주) 다니엘 린데만 (독일). 20대와 30대로 구성된 열 한 명의 비정상들은 한국인 못지 않게 한국말을 잘하고 때론 한국인보다 더 디테일한 한국 이야기를 쏟아내기도 합니다.

 

여기에 한국 대표라는 명목으로 한 두 명의 패널들이 추가로 더해져 비정상회담은 매주 열다섯 명을 넘나드는 청년들로 득실(?)거립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한국 살이 이야기, 자기들 나라 이야기 그리고 주제에 따른 한국사회 전반에 관한 이야기들로 열띤 토론을 전개합니다.

 

지난 월요일에 방송된 아홉 번째 비정상회담에는 김구라가 한국 대표로 참석해 아들이 원하는 건 다 해주는 나정상인가, 비정상인가를 정식 안건으로 올려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한국의 종합편성채널 중 하나인 JTBC가 지난 7 7일부터 매주 개최하고(?) 있는 비정상회담은 4퍼센트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전문가들로부터 기획의 승리라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종합편성채널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그들의 태생이 어떻고 하는 것보다는 어떤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 하느냐를 놓고 본다면 비정상회담은 분명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일단 유쾌하고 진지합니다. 몇 년 전 한국 KBS 2TV에서 방송했던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느낌도 있지만 비정상회담에는 색다른 기획이 들어 있어 신선합니다.

 

열한 명의 비정상들이 쏟아놓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놀라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는 터키 비정상 에네스에 가장 많은 애정이 가고 이태리 비정상 알베르토와 미국 미정상 타일러도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시드니대에 다니며 <코리아타운> 파트타임 기자로 일하던 여학생에게 학교 친구들 중 일곱 나라 정도의 학생들을 패널로 묶어 일정한 주제를 놓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 그들의 생각, 문화, 관습에 대해 듣는 꼭지를 만들어보자는 주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세계 각국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 직업관, 이성교제, 결혼, ,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끌어내고 싶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획은 현실화되지 못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아니 버거우면 세 달에 한 번도 좋다고 했지만 그 여학생이 이를 소화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모양입니다.

 

이번 비정상회담에서는 열한 명의 비정상들이 아빠,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쏟아놨습니다. 아버지에 관한 추억, 사춘기에 겪었던 아버지와의 갈등 혹은 대립, 아버지와 꼭 해보고 싶었던 일들…. 마침 돌아오는 일요일(7) Father’s Day입니다. 아빠와 아들이, 혹은 엄마와 딸이 비정상회담과 함께 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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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