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②

B형 간염과 간암

간 전문의사이기 때문에 제게 오는 B형 간염 환자들은 대부분 6개월 간암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습니다. 검진결과를 같이 확인할 때마다 나누는 일반적인 대화내용은 “모든 것이 괜찮다”이고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새로운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에 새로 생긴 점 같은 것인데 간 초음파는 검사자의 기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스캔을 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간은 우리 몸의 나머지 부분처럼 항상 변해서 새로운 반점 (병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게 모두 암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우리가 그저 지켜보는, 암이 아닌 ‘반점 (spot)’입니다. 이런 반점이 발견되면 추가검사가 이뤄질 때까지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01_“모든 것이 괜찮다” 하다가 간에서 점이 발견되면

추가검사는 일반적으로 CT 촬영을 하지만 MRI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스캔을 통해 간병변이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정의할 수 있습니다.  간병변의 성질을 이해하기 위해 보통 환자에게 정맥주사를 놓거나 콘트라스트 염료를 마시게 합니다.

지난 칼럼에서 말한 것 같이 간암 진단은 간암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의 CT스캔에 대한 고전적인 발견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암들과 달리 조직검사가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조직검사 (생검)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불분명한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어떤 경우는 이거다 저거다라고 말하기 애매모호해서 기다리며 지켜보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촬영을 반복적으로 하는 일도 흔합니다. MRI같은 다른 촬영을 해보기도 하고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동일한 작업을 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CT촬영은 방사선이 나오지만 MRI는 그렇지 않습니다.

둘 다 콘트라스트 염료 사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MRI는 규칙이 까다롭고 비싸서 쉽게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환자들 몸 안에 잔류 금속이 있는 경우 MRI가 불가능할 수 있고 또 움직이지 않고 상당히 버텨야 하며 일반적으로 CT보다 시간도 더 오래 걸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MRI 촬영이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굉장히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02_간암 진단은 검사와 촬영의 반복

정기검사에 의해서 간암이 발견되는 것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질환이 많이 진행되어 치료 선택권이 줄어들고 생존기간이 짧아진 환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모든 새로운 간암은 암의 크기와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나누어집니다. 그러나 간암 환자의 경우 몇 단계라는 판단을 내리고 간의 상태를 고려하는 게 좀 더 복잡합니다.

간암이 매우 일찍 발견되어 초기라 하더라도 간경변이 이미 진행된 사람은 선택할 수 있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환자의 다른 기저질환과 간의 어디에 암이 발병했는지도 고려사항이 됩니다. 이런 것은 가능한 치료 유형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03_간암 단계는 A부터 D까지

간암 단계는 A에서 D 단계까지 있습니다. A단계는 5년 이상의 양호한 전체 생존율로 초기 단계이며 간암이 많이 발전된 D단계는 생존이 단지 몇 개월 남지 않았다고 예측되기도 합니다. 정확한 단계진단은 최상의 치료방법 및 생존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필수적입니다.

 

04_각 분야 전문가가 한 간암 환자 위해 모여

첫 발견, 진단,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간암은 전문가로 이루어진 팀이 가장 잘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팀 (다학제 팀: multidisciplinary team이라 불림)의 모든 구성원을 환자가 직접 만나진 않지만 담당의사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검토를 받아 최상의 조언을 받도록 합니다.

대부분의 암 서비스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의료 질환도 이러한 방식으로 관리됩니다. 다학제 팀에는 수술부터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까지 모든 측면에서 간암 치료와 관련된 전문가가 있으며 여러분의 사례에 최선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논의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 필수적으로 환자와 그 가족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세심한 논의로 최종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글 / 이은아 (간·위장 전문의 / 전 호주한인의사회 회장·코로나바이러스 의료대책위원회 위원)

 

Previous article낚시, 왜 하세요?
Next article빌딩 인스펙션 & 페스트 인스펙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