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우리 세대가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에게서 효도 받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라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어떤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생활패턴이 다른 요즘 세대와 우리 세대와의 사이에 크고 작은 갭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아울러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세대간의 그 같은 갭은 점점 크기를 더해갈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아버지는 제가 열아홉 살 때, 쉰넷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리고 평상시에도 사업 때문에 밖으로 나도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효도라는 걸 제대로 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시드니에 함께 오셔서 일흔일곱의 나이에 돌아가신 어머니에게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것들을 해드린다고는 했지만 메디케어를 갖지 못했던 시절이었기에 제대로 된 병원치료를 해드리지 못한 채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던 게 늘 마음 한구석에 걸립니다.
그나마 아주 어릴 때부터 어머니, 아버지 생신 때는 돼지고기 한근이라도 빠짐없이 들고 들어갔던 기억과 평소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부모님 속을 크게 썩혀드린 일이 없었다는 점에서는 작은 위안을 느끼곤 합니다. 늘 잔잔한 미소로 우리를 지켜보며 응원해주시던 장인어른과 막내처고모부를 아버지처럼 대하며 살고 싶었지만 두 분 모두 너무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나버려 그 꿈 또한 이룰 수 없어 늘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에게 효도를 한다 해도 돌아가시고 나면 크고 작은 아쉬움과 죄송스러움이 남게 되는 건 대다수 자식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입니다. 때문에 ‘불효자는 웁니다’라든가 ‘있을 때 잘해’ 등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부모님 살아계실 때 해야 할 10가지’라는 글을 접해 이곳에 공유해봅니다.
- 사랑한다는 고백을 자주 해라. 아무리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다. 사랑한다는 말처럼 달콤하고 따뜻한 말도 없다. 쑥스럽거든 편지라도 써라. 2. 늙음을 이해해라. 자녀들이 부모님에게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악담은 ‘너도 늙어봐라’임을 잊지 말아라. ‘어른은 한 번 되고 아이는 두 번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더구나 노인의 시기는 정답을 말하기보다 오답을 말하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 웃음을 선물해라. 보약을 지어드리기보다 웃음을 한 보따리 선물하라. 기뻐서 웃은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기뻐짐을 잊지 마라. 마음이 즐거운 자는 항상 잔치를 한다. 부모님께 웃음의 잔칫상을 차려드려라. 4. 용돈을 꼭 챙겨드려라. 유년기에는 좋은 부모가 있어야 한다. 소년기에는 실력과 예쁜 외모가 있어야 한다. 중, 장년기에는 훌륭한 인격이 있어야 한다. 노년에 필요한 것은 돈이다. 반드시 부모님의 통장을 만들어드려라.
- 부모님에게도 일거리를 드려라. 나이가 들수록 설 자리가 필요하다. 할 일이 없다는 것처럼 비참한 일도 없다. 텃밭을 마련하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과제를 드려라. 가정 안에 부모님 말고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바로 그런 일들을 찾아드려라. 6. 이야기를 자주 해드려라. 쓰잘데 없는 이야기라도 자주 해드려라. 그리고 하시는 말씀을 건성으로 듣지 말고 진지하게 잘 들어줘야 한다. 노인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말 상대이다.
- 밝은 표정은 부모님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자신의 성격에 의해 형성되는 얼굴이야말로 그 어떤 경치보다 아름다운 것이다. 부모님께 밝은 낯빛으로 위로를 드려야 한다. 8. 작은 일도 상의하고 문안인사를 자주 드려라. 사소한 일이라도 자주 의논을 드려라. 또한 일단 집 문을 나서면 안부를 묻고 집에 들어서면 부모님을 찾아라.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필수이다.
- 부모님의 인생을 잘 정리해드려라. 죽음은 인생에 있어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이다. 그러기에 준비하고 죽는 죽음은 아름답다. 생애를 멋지게 정리해드려라. 10. 부모님의 방식을 인정해드려라. ‘부모님 인생은 부모님의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방식대로 효도하려 들지 말라. 마음 편한 것이 가장 큰 효도가 된다. 나의 효도를 드러내기 위해 부모님을 이용하지 말고 설사 불편하더라도 부모님의 방식을 존중해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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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