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③

말기 환자 위한 완화의료 (Palliative care) 서비스는 일찍부터 알아봐야

저는 오늘, 한창 젊은 나이인데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간암말기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힘든 하루를 보내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검진해 초기단계에서 간암을 발견하면 종양의 크기도 작고 숫자도 많지 않기에 생존확률도 높고 선택할 수 있는 치료도 범위가 넓습니다. 보통 간의 암 종양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수술은 일반적으로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고 수술 결과도 좋을 수 있는 환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01_간암초기 – 간단한 절제로 치료

수술로 얼마나 간 종양을 제거해야 하는지는 암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1cm의 아주 작은 암이라도 만약 간의 중앙에 있다면 간 전체의 2분의 1을 제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간은 다시 자라나지만 이미 간 손상이 심각한 경우 너무 많이 떼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다른 모든 기준이 충족되는 경우라면 간 이식은 최선의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간암을 다루는 전문의들은 이식분야의 의사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의사소통하며 가능한 모든 선택사항을 고려합니다.

 

02_고주파 열 치료 – 수술 없이도 종양 제거

수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해, 다른 형태의 비수술적 치료는 고주파 열 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국소 치료법이 있습니다. 이 작업은 특수 침 모양의 전극을 보통 CT를 보면서 종양의 중간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주파 또는 마이크로파를 통해 열 또는 냉기 에너지를 가해 종양의 괴사를 유도하며 냉동치료 (Cryotherapy)와 함께 시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는 보통 몸 안에서 잘 받아들여지고 하룻밤 입원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발견된 암 종양의 크기가 작고 적용할 수 있는 치료가 여러 가지 있는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03_색전술 -간암 중기라도 해볼 만해

중기 암은 간 병변의 수가 더 많고 크기도 커서 수술이나 고주파 열 치료 등이 불가능한 단계입니다. 이때에도 다양한 치료 옵션을 시도할 수 있고 결과도 다양합니다. 색전술 (Embolisation)은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약물이나 방사선을 투여해 종양을 치료하고 혈액공급을 차단하는 직접적인 치료방식입니다.

이를 화학색전술 (chemoembolisation) 또는 방사선색전술 (radioemblisation)이라 합니다. 이것은 보통 사타구니에 바늘을 꽂아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미세한 관을 삽입하여 암세포에 직접 약을 주입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지 하룻밤만 입원하면 되고 시술이 끝난 다음 날 아침에 집으로 돌아갑니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보통 일반적으로 일주일 안에 정상적인 생활이 재개됩니다. 종양이 조절될 수도 있고 완치 가능성도 있고 반복 치료도 가능합니다.

 

04_간암 말기 – 항암치료로 생존 기간 늘리기도

간질환의 스펙트럼의 맨 끝에 있는 D단계 또는 말기는 암세포가 매우 크거나 간 바깥으로 전이되는 여러 개의 간 병변이 있을 때입니다. 이것을 계속 보고 있으면 극도로 슬퍼집니다. 이 경우에 할 수 있는 치료는 별로 많지 않고 그것도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생존기간이 아주 짧기도 하고 매우 슬프지만 몇몇 분들은 결국 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전신 항암요법이나 화학요법은 간암에 있어서는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발전해서 먹는 약이나 주사약 등 다양한 형태의 약품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생존기간을 늘리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간 바깥에 암세포 침착물로 인한 통증이 생기면 증상관리를 위해 외부광선 방사선요법을 쓰기도 합니다.

모든 암과 마찬가지로 다학제 (multidisciplinary) 서비스에 속해 있는 전문가들이 여러분을 돌보게 됩니다. 이와 같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담당의사와 서로 신뢰하는 관계라는 것은 여러분의 치료에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개개인의 케이스는 다 독특하며, 합하여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진 의사들이 가능한 최고의 진료를 추천해드릴 것입니다.

 

05_인생의 종말이 온다면… 두려울 때 두렵다고 말하세요

시한부 질환과 말기환자의 통증완화 관리는 복잡하고 또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간암 말기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종말이기도 합니다.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만 종종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수십 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저도 부끄럽지만 아직 어떻게 인생의 끝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인내심, 동정심, 사랑 같은 말이 떠오릅니다. 또 가족, 시간이라는 말도 떠오르네요. 지원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있는 것, 대화 및 열린 의사소통은 매우 중요합니다.

말기 환자를 위한 완화의료 (Palliative care) 서비스는 일찍부터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런 서비스에 연결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환자든 환자의 주변인이든 간에 무서울 땐 무섭다고 말하는 것도 두려워 말기를 바랍니다.

 

 

글 / 이은아 (간·위장 전문의 / 전 호주한인의사회 회장·코로나바이러스 의료대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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