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의 친절

배우자에게 베푸는 친절과 호의에서 행복은 시작되는 것

한국에 ‘99인의 여자에게 인정받는 남자’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99명의 돌싱녀 (이혼으로 인해 싱글 생활로 돌아온 여자를 일컫는 말)들을 대상으로 아내가 나와서 남편 자랑을 하는데 그 돌싱녀들에게 인정을 받고 많은 하트 표를 받은 남편은 아내와 함께 하와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01_타인에게 친절 베풀면서 배우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남자에게 실망한 과거의 기억이 있는 돌싱녀들에게 인정받을 만한 남성들은 정말 대단한 남성인 것 같습니다. 그런 그녀들이 정말 멋진 남편들의 이야기들을 듣고는 그런 삶과 거리가 멀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비추어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녀들에게 많은 하트표를 받아서 하와이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대단한 그 남편들은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거나 아주 똑똑한 사람이거나 재력이 많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한번 결혼에 실패한 그녀들이 원하는 남편, 그리고 무대에 나와서 자랑을 하는 아내들이 손꼽는 좋은 남편은 한결같이 아내에게 친절한 남편, 호의를 베푸는 남편들입니다.

친절, 호의는 예기치 않은 은혜를 베푸는 행동입니다. 그런 행동을 보이는 남편들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감동을 받고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한국 분들은 체면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밖에 나가서 친절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선뜻 타인을 위해 친절을 베풀고 선을 행하면서 막상 자신의 배우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분들이 종종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 남들에게 “아니요”라는 말을 못하고 늘 “예스”라고 말하며 살다 보니 속으로 스트레스가 자꾸 쌓여서 그 스트레스를 집에 가면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 쏟아 버리는 남편들이 있습니다.

 

02_부부관계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친절 베풀어야

남들에게는 한 없이 친절한 남편이 아내에게는 분노하는 남편인 것이죠.  어떤 분은 부모님에게는 너무나 잘 해서 용돈을 많이 드리고 가장 좋은 것을 사다 드리지만 아내에게는 생활비조차 인색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아끼며 절약하고 사는 것처럼 자신의 배우자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며 희생만 배우자에게 강요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타인에게는 친절한 사람이지만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게는 친절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부부관계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서로를 너무 많이 알고 친해지면 서로를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친절하지 않습니다. 너무 친하기 때문에 서로의 경계선을 쉽게 침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 사이에 너무 친하다고 생각하면 예고 없이 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더 친하면 서로에 대해서 평가하는 말, 조언을 너무나 쉽게 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에게 특정한 요구를 합니다.

어떤 남편은 아내에게 막말을 합니다. 밖에서는 참으로 존경 받는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그 아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 뱉습니다.

그런 배우자의 말 한 마디가 배우자의 자존심을 끊임없이 상하게 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히게 하는데 그 말을 내뱉은 사람은 정작 자신은 솔직해서 그렇다고 말하거나 농담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남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배우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준다는 이야기는 자신 속에 있는 쓰레기를 남에게는 버리지 못하고 허물이 없는 배우자에게 쏟아낸다는 이야기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쓰레기를 늘 받아주고 행복해지는 배우자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성인군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쓰레기를 상대방에게 내뱉으면 상대방도 나에게 쓰레기를 돌려줄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03_오늘 나의 배우자를 위해 어떤 친절을 베풀까…

부부 관계에도 그것은 적용이 됩니다. 친절한 말 한 마디, 호의를 베풀어주면 그것이 되돌아올 확률이 훨씬 큽니다. 친절과 호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부부가 결혼 전 연애를 할 때 두 사람의 관계가 아름답게 지속될 수 있었던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서로에게 한 없이 친절 하려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마치 동화 속에서 ‘그들이 결혼을 한 후 행복하게 잘 살았더라’ 라는 이야기처럼 결혼만 하면 저절로 결혼 생활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며 더 이상 배우자에게 친절을 베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이상 친절 베풀기를 하지 않는 사람은 배우자의 애정통장의 잔고가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쓰레기를 늘 받아주는 배우자들은 자신이 쓰레기를 받아주는 쓰레기통 같은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삶의 행복감을 점점 잃어 버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내의 얼굴에 미소를 주기 원하는 사람, 남편의 어깨가 으쓱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합니다. 친절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피곤해 하는 것 같으면 아내도 아이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면서 힘들었지만 먼저 어깨를 주물러 주며  “여보, 많이 피곤하지? 그래도 우리 가정을 위해 수고해 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해주는 것이 친절을 베푸는 것입니다. 아내가 우울해 하면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내의 짜증을 받아주는 것도 친절한 남편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긍정심리학에서는 무작위로 베푸는 친절이 사람의 삶에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나의 배우자에게 베푸는 친절과 호의에서 행복이 시작될 수 있음을 기억하는 사람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 나의 배우자를 위해 어떤 친절을 베풀까를 생각해보시고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친절은 나의 필요를 잠깐 내려 놓고 상대의 필요를 생각해보는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상대의 필요를 생각해보는 친절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나가는 여러분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글 / 김 훈 (목사·호주한인생명의전화 원장·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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