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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감기보다 더 강한 바이러스는… #9112022-07-23 22:42

감기보다 더 강한 바이러스는

 

감기와 독감은 다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도 왜 감기에 걸리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러나 증상이 비슷하여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독감과 감기는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와 아데노바이러스 등 100가지가 넘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걸린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한 가지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따라서 감기는 특정 백신이 없지만 독감은 백신을 만들 수 있다.

 

독감과 감기의 증상도 약간의 관찰력만 있으면 충분히 구별할 수 있다. 우선 일반적인 감기는 미열, 두통, 콧물, 기침, 재채기, 인후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그러나 독감의 경우 38-40℃에 이르는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기도 하며 오한과 발열이 반복되고 근육통을 호소하며 심하면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독감은 숨이 차는 증세나 안면홍조,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감기와 독감은 치료기간에서도 차이가 있다. 감기는 보통 3-5일에서 길어도 1주일이면 회복되지만 독감은 보통 15일에서 한달 간이나 머물며 체력을 축내고 그 틈으로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 또 다른 합병증을 불러오기 일쑤다. 독감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것도 바로 합병증의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독감은 한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그 지역 내에서 6주 내지 8주 동안 퍼지며 10-20%의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40-50%까지 발병하기 때문에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괴력은 감기에 비할 수 없다.

 

네이버 (NAVER) 지식백과의 친절한 설명입니다. ‘감기는 그냥 감기, 감기가 독해지면 독감이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지금까지도 갖고 있었던 저는 분명 헛똑똑이입니다.

 

그렇게 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에 감기 정도는 끄떡 없다는 자만심으로 까불다가(?) 막판에 된통 당했습니다. 어쩌면 그 동안은 운이 좋아서 잘 피해왔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다른 건 다 참아낼 수 있었는데 기침이건 정말 견디기가 어려웠습니다. 감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거짓말 안 보태고 몇 초 만에 한번씩 기침이 오고 누워도, 앉아도, 엎드려도, 굴러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틀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단 한 시간 아니, 30분도 못 자며 계속되는 기침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저 때문에 아내까지 잠을 못 잘까 봐 절정의 이틀 동안은 아예 서재에서 혼자 밤을 밝혔습니다.

 

15년 만의 최악의 감기라지만 이번 감기는 정말 지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우리 집 감기의 근원은(?) 바로 에이든입니다. 1주일에 최소 4일은 녀석과 함께 지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놈에게서 시작된 감기가 겨우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 집안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에이든도 감기가 너무 심해 한번은 데이케어까지 빠져야 했는데 그 작은 입으로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는 우리에게 와서 가슴을 쓸어달라고 할 때는 안쓰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제가 아이구, 우리 에이든 기침했쪄?” 하며 녀석의 가슴을 톡톡 쳐주면 녀석은 일부러 헛기침을 하며 아내에게 가서 또 한번의 위로를 받고서야 놀이에 열중합니다.

 

요즘은 조금씩 말도 늘고 귀염과 어리광도 부쩍 많아졌습니다. 어쩌면 녀석은 세 달쯤 후 태어날 여동생에 대한 질투를 조금 먼저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로 자신의 의사표시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어려우면 녀석은 저나 제 아내의 손을 이끌고 콩콩콩콩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갑니다.

 

에이든, 너 때문에 우리가 감기에서 벗어나질 못한다며 핀잔 아닌 핀잔을 주다가도 녀석의 찡긋거리는 눈웃음에 아내와 저는 어느새 감기 바이러스보다도 훨씬 더 독한 에이든 바이러스에 흠뻑 감염되고 맙니다. 멈출 수 없는 뽀뽀를 부르는 그 불치의 바이러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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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hot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