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1등이 1등인 이유는… #7662022-07-23 21:18

1등이 1등인 이유는

 

자기야. 이 집, 맛이 좀 이상해진 거 같지 않아?”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아니야. 국물 맛도 좀 달라졌고 내용물도 그렇고하여튼 좀 이상해졌어. 주인이 바뀌었나? 아니면 주방장이 바뀌었나?”

 

얼마 전, 늘 가던 그 집에서 음식을 먹던 아내가 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날도 별반 달라진 걸 못 느낀 채 음식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그곳을 찾은 아내는 또 한번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몇 년 전 회식자리에서 상한 해물전골을 열심히 먹다가 다른 사람들의 만류로 숟가락을 놓았을 정도로 저는 둔하고 찌질합니다. 하지만 아내는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음식 맛을 곧바로 알아차렸던 겁니다.

 

그 집 주방장이 바뀌었대.” 얼마 후 가까운 지인에게서 사실 얘기를 듣고 나서야 상황파악을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후, 아내와 저는 그 주방장의 손맛이 옮겨간 집을 찾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우리는 40분 정도가 지나서야 음식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이 맛이야!” 아내와 저는 국물 한 숟가락씩을 뜨면서 서로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늘 그 맛에 이끌려 그 동네까지 찾아가던 우리였습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그 음식은 예전에 먹던 그대로의 맛에 내용물도 그때처럼 푸짐했습니다. 사람의 입맛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가 봅니다.

 

어머, 오랜만에 오셨네요!” 2주 전, 우리가 즐겨 찾는 중국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금요일 점심시간,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짬짜면 두 개와 짜장면 곱빼기 한 그릇, 그리고 소고기 탕수육 하나를 시켰습니다.

 

간짜장을 즐겨 먹던 저는 그 집의 짜장면 맛에 이끌려 언제부터인가 그냥 짜장면을 시킵니다. 그날도 짜장면은 쫄깃한 면발에 맛도 좋았고 한 숟갈 떠먹은 짬뽕국물도 매콤하니 진했습니다.

 

사장님은 맥주 한 캔 드시고 사모님과 따님은 음료수 하나씩 드세요.” 막 소고기 탕수육 하나를 입에 넣는데 그곳 여사장님이 우리 테이블로 오셨습니다. 맛있는 음식에 기분 좋은 서비스까지그야말로 금상첨화였습니다.

 

저는 좋은 식당의 제1요소는 뭐니 뭐니 해도 이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 제2요소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꼭 공짜로 뭘 얻어 먹어서가 아니라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로 기분 좋아질 수 있는 그런 식당이 좋은 식당이라 믿습니다.

 

알탕을 좋아해 종종 찾던 집에서 손톱만한 알 다섯 개가 부실하게 들어 있는 알탕을 마주하고부터는 그곳을 다시 찾지 않는 것과, 가짓수는 그대로이지만 왠지 옛날 같지 않은 밑반찬 때문에 발길이 향해지지 않는 건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닐 겁니다.

 

읽을거리가 많아야 하는 건 당연하고 광고는 컨셉부터 카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확실히 달라야 한다. 애독자나 광고주에게는 항상 친절하고 똑똑한 모습이어야 한다. 다른 데와는 달리 광고료 덤핑을 하지 않는 우리로서는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제가 <코리아타운> 사람들에게 늘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이는 맛 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좋은 식당들과 가장 많은 분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코리아타운>이 맨 앞자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공통적으로 기억해야 할 절대명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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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