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그 나라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7482022-07-23 21:08

그 나라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잘 부탁 드립니다.” 우리보다 먼저 와있던 분이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 우리에게 웃으며 던진 이야기입니다. 굳이 부탁까지하지만 이상한 이웃을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옆에서 낚싯대를 제멋대로 던지고 줄도 계속 엉키다 보면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게 됩니다. 물론, 그날 우리는 서로 편안한 낚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분도 우리도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낚시터의 무법자 그 나라 사람들(?)을 좀 봐야겠습니다. 한국 사람들만 모여 낚시를 하던 그곳에 언제부터인가 그 나라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주말에는 아예 그 나라 사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낚시터를 한국 사람들이 전세 낸 것도 아니고 국가와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와서 즐기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속된 말로 무대뽀로 행동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겁니다.

 

그 나라 사람들은 도저히 끼어들 수 없는 공간에도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한 두 사람이 엉덩이를 들이밉니다. 일단 그렇게 자리를 확보하고 나면 그들은 어느새 대여섯 명이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자기들 세상입니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낚싯대를 양 옆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던집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가리켜 부채도사라고 부릅니다.

 

게다가 그들은 줄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찌가 옆으로 한없이 흘러도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옆 사람 낚싯줄과 엉키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게다가 그 사람들은 합사로 된 낚싯줄을 쓰기 때문에 줄이 엉키면 아주 고약스럽게 여러 번 꼬여 그걸 풀어내는데 만도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아주 여러 번 그런 일을 겪다 보면 짜증이 절로 납니다.

 

얼마 전에는 우리 양 옆으로 그 나라 사람들이 붙었는데 전부들 부채도사였고 줄 관리도 전혀 하지 않아 낚싯줄이 계속 엉켰습니다. 게다가 바로 옆에서 여러 명이 줄담배를 펴대는 바람에 계속 기침이 났고 나중에는 목과 가슴까지 답답해졌습니다.

 

게다가 연신 큰소리로 떠들고 웃으며 뿡뿡거리고 꺽꺽대기까지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공동의 공간에서 어쩌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견디다 못해 우리가 짐을 싸버렸지만 정말 그 나라 사람들은 예의도 염치도 없었습니다. 땅 덩어리는 큰데 생각은 어찌 그리 좁은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한국 사람들 중에도 부채도사가 있고 담배피고 뿡뿡대는 사람 꺽꺽 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도가 좀 지나칩니다.

 

담배 피는 것 자체를 두고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조금 뒤쪽으로 빠져 담배연기가 남한테 가지 않도록 피는 배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생리현상인 뿡뿡이와 꺽꺽이도 좀 참든가 정히 어려우면 저만치 가서 하면 될 텐데 다른 이들은 전혀 생각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밉습니다.

 

그런 그 나라 사람들이 싫어서 우리는 주말 낚시를 평일 낚시로 바꿨습니다. 그 사람들이 바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피하는 게 맞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월요일 저녁, 부채도사도 없고 담배연기도 뿡뿡이도 꺽꺽이도 없는 낚시터에서 평온한 마음으로 낚시를 즐깁니다. 그러다 보면 마음의 평화와 함께 생각지 못했던 뜻밖의 수확도 얻게 돼서 훨씬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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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