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고마운 분들’ 이야기 #4082022-07-23 15:33

고마운 분들이야기 


?”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그야말로 거짓말처럼 폭삭 내려 앉는 모습은 전 세계를 경악 속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엄청난 숫자의 사상자를 낸 911테러는 그렇게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911테러가 난 다음 날 오후, 인천공항으로 달리는 대형 리무진 버스 안에서 40대의 한 남자가 담담한 표정으로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큰 버스에는 그 남자와 운전기사, 이렇게 단 둘뿐이었습니다.

 

바로 전 날,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사건이 터지자 여기저기에서 항공기 탑승예약 취소가 빗발쳤습니다. 2, 3 911테러를 우려했던 때문이었습니다.

 

기사님, 수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이 고급 리무진 버스를 저 혼자 타고 왔습니다.” “, 조심해서 여행하십시오.”

 

다음 날인 2001 9 13일 아침, 그는 여행가방 하나를 들고 시드니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어제가 제가 시드니에 온지 꼭 6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911테러가 난 다음 날 혼자 비행기를 타고 낯선 땅 시드니에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6년이 꽉 찼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겠지만 저에게도 맨 땅에 헤딩하기 식의 이민 초기 시절,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빚 보증 등으로 한국의 32평짜리 아파트를 정리하고 2만 불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시작한 시드니 생활은 (가족들은 저보다 50일 늦게 왔습니다) 말 그대로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생각지도 못 했던 비자 문제는 우리 가족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자리했습니다.

 

오늘은 그 어수선하고 당황스러웠던 시절에 저에게 힘이 돼주신 분들 생각이 문득문득 납니다.

 

수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할 절박한 시점에서 457비자의 끈을 주신 분, 전혀 경험 없는 초짜에게 청소를 꼼꼼히 가르쳐 주신 분, 집 사람과 제가 1년 반 동안 Woolworths 청소를 맡아 할 수 있도록 청소를 내주신 분, 부담스런 아이들 학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 분, 그리고 이 땅에서 우리 가족이 튼튼히 뿌리 내리고 살 수 있는 영주권의 실마리를 주신 분이 밖에도 저에게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참 많이 계십니다.

 

그 많은 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라 믿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민 초기에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제가 받았던 고마움을 똑같이 전달 해주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더 좋은 <코리아 타운>을 만드는 일입니다.

 

아울러 저와 우리 가족은 늘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예쁜 삶의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다시 한 번 고마운 분들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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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