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1박2일 축제?!

마당 한가운데로 커다란 캠프파이어가 활활 타오르고 빙 둘러앉은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오랜만의 여유와 행복한 미소가 번져나갑니다. 한 주 한 주 아니,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야 하는 이민생활에서 모처럼 느껴보는 일탈의 시간입니다.

시드니에서 자동차로 세 시간쯤 떨어진, 조금은 외진 곳에 위치한 펑션센터 앞마당은 그렇게 300여명의 웃음소리와 이야기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한 켠에서는 통 돼지 바비큐가 돌아가고 모두들 이런 바쁨과 저런 일정들을 내려놓은 채 맛있는 음식과 함께 수다(?)삼매경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자리를 벗어나 잠시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별이 쏟아진다’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수많은 별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저만치에서 들려오는 통기타 소리와 귀에 익은 노랫소리는 문득 학창시절을 연상케 합니다.

단 하루 아니, 단 한 시간을 마음 놓고 비울 수 없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에서 1박2일의 시간을 뺀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코리아타운 지령 (誌齡) 1000호 기념 한마당’에서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다음날 오후, 대형 관광버스 여덟 대가 다시 시드니를 향해 출발했고 예쁜 추억과 더불어 예쁜 황금돼지 하나씩을 기념선물로 받아 든 코리아타운 애독자와 광고주들의 얼굴에는 힐링에서 오는 건강한 미소가 가득합니다.

제가 꿈꾸고 있는, 시티의 고급호텔에서가 아닌, 코리아타운 스타일(?)의 작은 시골(?) 축제현장입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그림입니다. “무슨 소리야? 당장 먹고 살기에도 힘들어죽겠는데 1박2일 파티라니!”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에게 그런 능력이 주어진다면 이틀 정도는 사업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함께 하실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주 발행된 코리아타운 1000호는 평소보다도 훨씬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코리아타운 지령(誌齡) 1000호 기념 특별기획 ① 복지국가 호주… 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제1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을 위한 복지 혜택 A to Z’가 많은 분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2부: 행복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복지혜택 A to Z’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 못지 않은 뜨거운 반응이 예상됩니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지만 코리아타운에 풀타임으로 뛰는 10명의 기자만 확보된다면 매주 이런 기사들을 아니, 이보다 훨씬 더 알찬 기사들을 꽤 여러 개씩 풍성하게 쏟아낼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더해집니다.

“디자인 아주 아주 마음에 듭니다. 역시 감각이 뛰어나시네요. 광고 너무너무 잘 만드셨습니다. 왜 코리아타운, 코리아타운 하는지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100점이랍니다….” 이번 주에 광고주님들한테서 들은 칭찬들입니다.

광고내용을 러프하게 받으면 코리아타운 사람들은 컨셉에서부터 카피라이팅 그리고 디자인까지… 생각과 고민을 거듭합니다. 좋은 광고를 위해서는 광고의 방향, 카피 한 줄, 이미지 하나가 모두모두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감사인사를 받으면 그 동안의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집니다.

벌써 몇 년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반칙과 역주행이 계속되고 있는 교민매체 환경 속에서도 코리아타운 사람들은 애독자님들, 광고주님들의 격려와 찬사에 매일매일 용기를 더해갑니다.

이제, 8월 6일이면 코리아타운이 창간 20주년을 맞습니다. ‘이쯤 해서는 이뤄졌어야 할 많은 일들’이 아직도 ‘I have a dream’ 속에 숨어(?) 있습니다. 코리아타운 애독자님들, 광고주님들과 함께 가지는 ‘꿈속의 1박2일 축제’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려줄 코리아타운을 만드는 좋은 사람들… 그들과 함께 황금돼지 대신 우선은 삽겹살에 소주잔을 부딪치는 작은 자리부터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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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g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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