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한동안 오락가락하던 비가 개자 풀썩 자라난 잡초들이 뒤뜰을 메웠다. 이상하게 올 들어 개운치 않은 몸에 손을 놓고 있었더니 화단이고 오솔길이고 할 것 없이 뒤덮여버린...

제인의 유산

또 한 인간이 자연으로 돌아갔다. 본디 우리는 모두 자연의 품에서 왔으니, 그리 새삼스러운 일도 아닐 터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유독 마음이 오래 머문다. 지구가 깊은...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보며…

영화를 연출하듯 상황을 상상하고 묘사된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을 좇아가며 책을 읽는 것을 즐긴다. 제시된 문제를 그의 방식대로 받아들이거나 동의할 수 없는 점들은 반론하고 다른...

낮잠

주말 나른한 오후에 누리는 최고의 호사는 바로 낮잠. 몽롱한 상태로 눈을 뜨면 스멀스멀 밀려드는 생각이 최근 들어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내가 지금 왜...

‘죽음’이라는 두 글자

호주에서는 50세 이상 되는 사람들에게 2년에 한 번씩 대장암 검사를 하기 위해 정부가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몇 년 전 일이다. 변을 채취해서 보내고 1주일이...

신다윈주의

영국이 골치덩어리 범죄자들을 호주로 보내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후반이었다. 죄수들은 거의 일년 동안 배 안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 도착했지만, 생활시설이 전무한 땅에서 곧 서로...

노량진의 추억

30여년만에 오르는 노량진 언덕길은 아직도 꾸불꾸불 가파르게 펼쳐져 택시운전사의 불평이 귀에 꽂혔다. 가네 못 가네 한참을 실랑이했지만, 결국 꼭대기까지 올라와 택시운전사에게 웃돈을 쥐어주고 커다란...

호주가 좋아, 한국이 좋아?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던 소리인데, 한국에 나가면 내가 호주를 더 좋아하는지 한국을 더 좋아하는지, 어느 곳에서 살고 싶은지를 궁금해하는 지인들이 있게...

변함이 계속 될지라도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맞닥뜨리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변화하는 것들일 것이다.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에 소리 없이 스며들며...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언제나 비교 속에서 세상을 인식한다. 눈 앞에 놓인 두 사물을 바라볼 때 그 자체로는 의미도 크기도 지니지 않지만 우리가 두 대상을 나란히 떠올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