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주말이라 화원에는 사람들이 많다. 큰 나무 화분을 트롤리에 가득 실은 사람, 다육식물이 심겨진 앙증맞은 화분을 손에 들고 있는 아이들, 잎사귀가 넓은 실내 식물을 안고...

우연에서 얻은 희망

설마 같은 모임이라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못했다. 만남의 장소인 에핑 역에서 함께 할 회원님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모두 함께 탄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건물의 안내표지를...

하늘그네

꽃은 피었는데, 그리운 사람은 없다 mc 더 이상 재고도팔 것도피울 꽃도 없어서 하는 말인데가게 문닫을까 하여 닫고 싶다 해서가게 문 닫아버린 날,하늘에서 하!꽃 그네 내려오네 내려오네 잘...

한국의 봄

한국의 봄은 찰나다. 그 순간의 덧없음에 미혹되는데 나는 여지없이 그 수렁에 빠진 한 미물이 되고 말았다. 슬라이드 쇼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꽃들의 찬란함 앞에서 두...

어느 토요일 나들이

토요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밀슨포인트 역에서 내렸다. 한적한 커피숍을 찾아 역 주위를 둘러보았다. 결국 돌아 돌아 전에 들렸던 카페 안으로 들어서고 있는 내...

오후, 봄

새들이 쪼아 놓은 햇살이이불에 달라붙고계절빨래를 하는 아내의 손등에서 나는삭은 커피 향지난 밤 빗소리에 젖어 울던노르웨이 메이플 나무가붉은 얼굴로 풀어내는 오후비누방울을 쫓는 어린 딸이 자꾸넘어지는...

기차를 탔다

차창에 튄 흙탕물이 줄을 서서 달린다흰구름 뜬 푸른 하늘 사이로고층빌딩 사이로신이 나서 달린다길가의 나무들이 먼지 머금은 나뭇잎을 흔든다 노란색 바에 매달린 손잡이가흔들흔들 소음에 맞춰 낮잠을...

기억하라 1970

빛 바랜 사진에서 단박에 그를 찾았다. 사진 속 많은 사람 중에서도 바로 짚어 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모습은 도드라져 있다. 빛나는 모습에서 카랑카랑한...

어른 아이

민들레 하나가 사람들 틈 사이로 숨어들었다. 구겨 넣은 몸이 바람결에 터지려 해요. 조금씩 비명이 빠져 나오는 날이면 넥타이를 뒤로 꺾어 비어있는 구두에 입맞출게요. 새파랗게 부서지고...

트라우마

문학회에서 한가지 임무를 맡고 있다. 회원들이 매달 모여 하는 합평 (合評)에 통과된 작품을 격주로 교민 신문사에 보내는 일이다. 원래 이 일은 오랫동안 다른 문우가...
Translate (번역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