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재택 K씨의 근무일지

8시 59 분 59…99999999초, 땡!

급해진 컴퓨터 손부터 찾는다

 

기인 밤 기다렸다 투두둑 뛰쳐나오는 이메일을

커피 물에 붓고

급한 용무는 빵에 바른다

 

중요한 지시부터 쓰레기통에 구겨 넣고

소스라치게 몸 흔들어대는 전화기는 욕조에 던진다

 

입안 가득 피어 오르는 전라의 몸

화려한 향기 뿜는 나무에

느긋이 기대어

 

방패와 칼로 악착같던 세월 지켜내며

버티게 하던

찬란한 자유 한 조각을 마신다

 

4시 59 분 59999999999

노을아 바람아 삽살개야 긴 손 어서 내밀어

떠나려는 하루 붙잡아 줘

 

 

글 / 전소현 (동그라미문학회 회원·한국, 독일, 호주에서 기자로 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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