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자연 그대로를 원한다!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위협 받고 있는 우리 건강과 자연을 위한 행동지침
우리도 모르는 새에 우리의 삶에는 여기 저기 화학제품들이 채워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거나 가까이 하면 우리 몸에 치명적인 작용을 하는 화학제품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바르는 화장품, 부엌, 화장실 등에서 쉽게 발견되는 세제들 등…. 이번 호에서는 우리 생활 속에 숨어 있는 화학제품들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하면 화학제품들로부터 건강과 환경을 지킬 수 있을지도 알아보자.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화학제품, 무조건 안 좋은 걸까?
화학제품, 알고 사용해야 건강 지킨다! 화학제품 사용 득과 실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그리고 넓게 자리잡고 있는 화학제품은 그야말로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서히 우리 몸에 쌓여 소리 없이 몸을 병들게 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쓰고 난 화학제품들, 특히 플라스틱 제품은 잘 썩거나 없어지지도 않아 자연을 병들게 한다. 화학제품의 무분별한 사용, 그 득과 실에 대해 알아보자.
01_화학제품 피해사례
인, 프탈레이트, 테플론, 트리클로산… 평소 친숙하지 않은 이름들이지만 이 같은 성분은 우리가 생활 속에서 흔히 쓰는 화학제품이다. 별 생각 없이 사용하던 이 성분들이 알고 보니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었다면?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이 성분들이 해를 끼친 대표적인 사례들을 알아보자.
1. 인
19세기에 어느 곳에 대고 긁어도 불이 붙는 ‘루시퍼 성냥’이 등장하는데 이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이 인 중독에 걸리게 됐다.
그들은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이 성냥의 끝에는 발연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백색의 인 (백린)을 덧입힌다. 그런데 인은 라듐 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즉, 인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빈혈이 잘 일어나고, 뼈가 부서지기 쉬운 무른 상태가 되며 ‘인산 괴사 (Phossy jaw)’라고 하는 무서운 질병에 쉽게 걸렸다.
인은 간혹 자살 또는 타살의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에는 황린성냥의 제조공장 등에서 황린을 취급하는 직업성의 만성중독, 근래에는 농약의 파라티온 중독으로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급성중독일 때는 심한 구토, 혈액이 섞인 설사, 혈압강하,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허탈상태에 빠져서 수시간이면 사망한다.
대개는 아급성 위장증세로부터 시작된다. 간이 침해돼 기능부전에 빠지고 황달이 현저하게 나타나며 위장증세도 점차로 심해짐과 동시에 출혈경향이 증대하고 말기에는 혼수상태가 돼 심장쇠약으로 인해 사망한다.
토물은 마늘냄새와 같은 특이한 냄새가 나고, 습도가 높은 공기 속에서는 인연이라고 하는 흰 연기가 보이며, 어두운 곳에서는 인광을 발한다.
2. 프탈레이트
이 물질은 개인 위생용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DEP는 제품에 들어있는 다른 성분들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로션이 피부 속을 부드럽게 침투해 들어가도록 해주고 향이 첨가된 제품에서 향이 오래가도록 해준다.
집 안에 있는 방향제, 변기 청소용 세제, 샴푸, 그 밖에 많은 다른 제품 등에 모두 이 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 각국은 DEHP 등 6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잠정결정을 내리고 1999년부터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관리해왔다.
2005년 유럽연합 (EU) 독성·생태독성 및 환경과학위원회는 프탈레이트 6종의 위해성 평가를 통해 DEHP·DBP·BBP 등 3종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발암성과 변이독성, 재생독성이 있는 물질임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3종의 가소제가 사용된 완구와 어린이용 제품에 대해 유럽연합 내에서 생산 및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나머지 3종인 DINP·DIDP·DNOP의 경우에는 입 안으로 들어갈 여지가 있는 장난감 및 어린이용 제품에 대해 사용 금지된다. 아이들이 입으로 빨 때 침과 접촉돼 이 물질들이 입 안으로 방출되며, 간·신장 및 고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03년 4월 시민단체의 조사결과 수입 및 국산 화장품에서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된 뒤 2005년 3월에도 PVC 장갑에서 DEHP가 검출되는 등 프탈레이트로 인한 파동을 겪었다.
이로 인해 식품용기에 프탈레이트의 사용이 금지됐고 2006년부터 모든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DEHP·DBP·BBP 등 3종의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3. 테플론
테플론은 세계에서 가장 미끌미끌한 물질로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PFC는 우리의 부엌에 널리 존재할 뿐 아니라 침실의 옷장 안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고어텍스 (Gore-Tex)는 PFC 방수 직물의 브랜드명이며 스키치가드 (Scotchgard)와 스테인마스터 (STAINMASTER)도 마찬가지다.
미국 환경보호국 (EPA)은 세계 제2의 화학회사인 미국 듀폰사가 합성수지 테플론 (Teflon)에 사용된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최고 3억불의 벌금을 물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테플론은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도록 프라이팬이나 오븐을 코팅하는 용도로 쓰인다.
톰 스키너 EPA 사법책임자는 미국 델라웨어 윌밍턴에 있는 듀폰사가 테플론 코 팅 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PFOA (Perfluorooctanoic Acid)에 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PFOA는 동물 실험에서 새끼 쥐의 기형을 유발하며 간 독성이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듀폰사는 1981년 6월 웨스트버지니아주 듀폰 공장에서 근무하는 임신 여직원과 태아의 혈액에서 이 화학물질 흔적을 발견했다. 1991년 웨스트버지니아 공장 인근 마을의 수돗물에서도 기준치가 넘는 양의 이 물질을 검출했지만 보고하지 않았다.
4. 트리클로산
트리클로산은 과거에 병원용으로 제한했던 화학물질이다. 그러나 마이크로반을 비롯한 이 물질의 제조업체들이 ‘항균’이라는 용어를 잘 팔리는 마케팅 요소로 정립하고 병원용 제품에 물을 타 희석한 뒤 데오도란트에서 주방용 조리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항균 비누와 세제에 들어있는 성분에서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항균 성분인 트리클로산이 호르몬에 영향을 주고 세균을 치료하기 힘든 형태로 변형시킨다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호르몬 변화가 불임과 성 조숙증, 심지어는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오래 사용할 경우 내성을 지닌 슈퍼박테리아를 양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표 직후 월마트는 납품업체들에게 모든 제품에서 트리클로산 성분을 빼라고 통보하고 2016년 이후부터 트리클로산 성분이 든 제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EU에서는 음식과 닿는 제품에는 트리클로산을 쓸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일본도 가정용 제품에는 트리클로산을 제한하고 있다.
제조사들은 항균 제품이 효과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FDA는 제조사들에게 1년 안에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도록 했다.
02_화장품 성분 초보 가이드
실생활에서 우리가, 특히 여성들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쓰는 화장품은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 중에 우리에게 가장 밀접하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이다. 절대 떼려야 뗄 수 없는 포기할래야 포기할 수 없는 화장품. 이 화장품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떤 화학성분들로 이뤄져 있는지 알아보자.
1. 모이스처라이징 크림
전성분: 정제수, 온천수 (20.0%), 글리세린, 스쿠알란, 디메치콘, 사이클로펜타실록산… 스테아릴알코올, 청색1호
어떻게 읽나?
정제수 외에 특별한 물을 사용한 경우 함량을 함께 기재한다. 글리세린, 스쿠알란은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는 대표 보습 성분이다.
더욱 촉촉한 수분감을 원한다면 체크리스트의 수분 증발 차단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모이스처라이저에 알코올 성분이 함유돼 있으면 훨씬 가벼운 수분감과 피부가 시원해지는 쿨링 효과가 있다.
Check list
* 보습 성분: 글리세린, 글리세레스-26, 꿀, 소듐피씨에이, 소르비톨 등
* 수분증발차단 성분: 스쿠알란, 디메치콘, 시어버터, 녹차씨오일, 스테아릴스테아레이트, 스테아릴헵타노에이트, 아몬드 오일, 아보카도 오일 등
2. 선크림
전성분: 정제수,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에칠헥실살리실레이트, 부틸렌글라이콜, 티타늄디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 사이클로헥사실록산… 향료
어떻게 읽나?
자외선 차단제의 종류는 두 가지. 하나는 자외선이 피부에 닿지 않게 빛을 산란시키는 물리적 방법으로 피부에 직접적 자극이 적은 대신 백탁 현상이 생기기 쉽다.
또 다른 하나는 자외선을 흡수시켜 분해하는 화학적 방법이다. 이 제품은 텍스처가 투명해 발림성이 좋지만 피부가 자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자극 받기 쉽다는 장단점이 있다.
Check list
* 자외선 산란 성분: 티타늄디옥사이드 자외선을 산란시키는 성분으로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효과가 높다. 징크옥사이드 자외선을 광범위하게 차단하지만 상대적으로 차단율이 낮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UVA와 가시광선까지 차단할 수 있다.
* 자외선 분해성분: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하는 성분. 국가마다 허가비율이 다르고 ‘옥틸메톡시신나메이트’, ‘오티녹세이드’라고도 부른다. 옥시벤존 자외선 차단제뿐만 아니라 화장품이 빛에 노출돼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 ‘벤조페논-3’라고도 읽는다.
3. 미백 에센스
전성분: 정제수, 닥나무 추출물, 부틸렌글라이콜, 알부틴, 감초 추출물, 오렌지껍질 추출물… 향료
주의사항: 살리실릭애씨드 및 그 염류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3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사용하지 말 것.
어떻게 읽나?
공통적인 성분을 가장 찾기 어려웠던 제품군이다. 제조회사마다 특별한 성분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 각각이다.
하지만 식물성 추출물과 미백에 탁월한 비타민 C가 대부분. 주요 성분이 피부 깊은 곳까지 잘 흡수되도록 BHA로 더 유명한 살리실릭애시드는 대부분의 화이트닝 에센스에서 각질을 정리하는 구실을 한다.
Check list
* 알부틴: 시세이도에서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월귤나무 식물 잎 추출물.
* 비타민: C (아스코빅애씨드, 아스코빌 팔미테이트)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고 피부 산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로 노화 방지, 미백 제품에 널리 쓰이고 있다.
4. 파운데이션
전성분: 정제수,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티타늄디옥사이드, 벤질 알코올, 글리세린, 스쿠알란, +/- 마이카 적색 202호, 적색 104호, 적색산화철, 황색산화철, 흑색산화철, 향료
어떻게 읽나?
가장 앞에 표기돼 있는 전성분이 무엇인지를 체크하면 파운데이션의 주요 기능이 보인다.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을수록 물리적· 화학적 자외선 차단 성분이 앞쪽에 있고 수분 강화 유효 성분이 많을수록 텍스처가 촉촉하면서도 얇게 발리는 특징이 있다. 착색제는 호수별로 +/- 표시를 한 다음, 모든 사용 성분을 표시한다.
Check list
1 제품의 특징에서 강조하는 (이름이나 패키지에서 강조하는 효과 확인) 유효 성분이 무엇인가?
2 그 유효 성분이 전성분의 가장 앞부분에 있는가? 전성분은 함량이 가장 많은 순서대로 표기하고 있다.
3 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 방부제 성분이 전성분의 가장 뒤쪽에 있는지 체크한다.
4 변성 알코올, 에탄올, 이소프로필알코올, 시트러스 오일 (레몬, 라임 등), 캠퍼, 민트, 페퍼민트, 멘톨, 라벤더, 베르가모트 등 알코올과 향료 성분을 잘못 사용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5 화장품을 사용한 후 이유 없이 알르레기가 일어난 적이 있는가?
03_꼭 피해야 할 화장품 위험성분
우리가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에는 이름도 어려운 각종 성분들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다. 봐도 봐도 어렵기만 한 모든 화학성분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피할 수도 없겠지만 확실하게 안전성이 의심되고 위험성이 증명된 아래 성분들을 확인하고 피할 수 있도록 하자.
1. 발암성 의심 성분
* 아보벤젠: 자외선 차단제에 사용. 햇볕과 만나 활성산소 생성해 DNA 손상.
* 이소프로필 알코올: 헤어린스 바디스크럽 향수 등에 사용. 두통 홍조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 암환자는 특히 금지.
* 소디움 라우릴 (라우레스) 황산염: 계면활성제, 세정제로 화장품 치약 샴푸 등 거품 세제의 주요성분. 심장 간 폐 뇌에 5일 정도 머무르며 혈액에 발암물질 생성. 백내장의 원인.
* 트리에탄올아민: TEA·비누, 세안제, 화장품 PH조절 물질로 클렌징 제품 기본 성분. 안과 질환이나 모발·피부건조증을 포함한 알레르기 반응. 장기간 축적되면 독성으로 변함.
* 폴리에틸렌글리콜: 화장수 크림 샴푸 등의 보습제, 계면활성제. 발암물질. 간장·신장장애 유발의심 물질.
* 디부틸히드록시톨루엔: 산화방지제. 피부장애 과민성 원인이 되며 탈모 유발. 유전자 이상을 일으킴.
* 디에탄올아민 (DEA·화장품에 촉촉함을 주는 습윤제로 두루 사용), 소르빈산 (크림, 미백크림), 스테알린산 (크림, 세안제, 비누, 파운데이션, 데오도란트 등), 젠탄올 아민 (화장수, 미용액, 크림), 파라 페닐레디아민 (염모제, 파마약)
2. 환경호르몬 의심 성분
* 파라벤: 방부제. ‘파라옥시 안식향산 에스테르’의 약어.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내분비장애 물질. 기미·주름의 원인.
* 트리클로산: 탈취제 향균 세정제. 제초제와 먼 친척. 면역력 약화. 성호르몬 교란.
* 프탈레이트, 파라벤류-파라벤으로 끝나는 성분, BHA (부틸 하이드록시 아니솔), 폴리에틸렌, 폴리에틸렌글리콜, 폴리옥시에틸렌 등
먹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화장품 속 유해성분 역시 혈관을 통해 몸 속으로 전달되고 지방에 잘 녹는다.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의 경우 그래서 더욱 유해물질에 취약하고 모유에도 유해물질이 전달된다.
2002년 미국 환경보호청 (EPA)에서 시행한 인체 혈액검사에서는 평균 400여 가지의 합성화학물질이 발견됐으며 그 가운데 50여 가지는 발암물질이었다.
3. 알레르기 유발 의심 성분
* 이미다졸리디닐 유레아 (디아졸리디닐 유레아·디엠디엠 히단토인): 파라벤 다음으로 널리 사용. 포름알데히드 방출. 호흡기나 피부를 자극해 염증 유발.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
* 트리이소프로파놀아민: 향수·화장수에 사용. 피지를 과도하게 제거해 피부 건조 유발.
* 페녹시에탄올: 화학방부제. 강한 피부자극성으로 알레르기 유발. 마취작용을 일으킨다.
4. 주의할 계면활성제 성분
소듐로릴설페이트, 소듐 로레스설페이트, 디세틸디모늄클로이드 (이상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에 포함), 스테알트리모늄클로이드 (크림, 팩, 린스, 트리트먼트, 헤어로션에 포함), 세틸황산나트륨 (샴푸, 세안제에 포함)
화장품 속에는 합성계면활성제뿐 아니라 환경호르몬 성분도 들어있다. 2002년 하버드대 연구진은 화장품과 플라스틱 제품에서 나온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성인 남자들의 정액에서 유전자가 손상된 정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2003년 향수, 헤어무스, 스프레이, 두발 염색제, 매니큐어 등 24개 제품을 조사했는데 1백퍼센트 모두 프탈레이트가 들어 있었다. 이렇게 많고 어려운 성분들을 어떻게 피해서 안전한 화장품을 고를까?
2008년 전성분표시제가 실시돼 화장품 성분을 공개하고 있으며, 화장품 성분의 발암 가능성, 생식독성 등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는 화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포함된 성분을 알아볼 수 있다.
04_생활 속 각종 독성·유해물질 조심 또 조심
일상생활에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용하곤 했던 제품들에서 각종 유해물질과 독성물질이 검출되어 보도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나 가습기 살균제 사용 논란부터 아이를 위해 사용하는 물티슈, 아이들 장난감과 학용품, 매트, 놀이터, 키즈 카페 등 어린이 집중 활동지역도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들리면 내 아이가 사용하는 제품은 아닌지, 우리 아이가 갔던 곳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1. 어린이, 유해물질 노출은 정말 위험하다
어린이는 일반 어른보다 유해물질 및 환경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은 당연한 것이다. 신경, 면역체계, 소화기관 등 신체기관이 아직 발달 중에 있어 유해물질에 대한 대사능력이 어른에 비해 낮고, 단위체중당 음식섭취 및 호흡량 등이 어른에 비해 많으며 행동학적으로도 물건을 빨고, 여러 장소에서 구르는 행동 등 특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같은 물질 및 같은 양의 화학물질에 대해도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엄격한 위해성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엄마 아빠인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이런 독성물질을 감시해야 한다.
2. 유해물질 정보, 어디서 확인할까?
아기 물티슈에서 검출되었다는 포름알데히드 어린이 옷과 매트에서 검출되었다는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프탈레이트 등 가끔은 영어로 된 독성물질, 유해물질 이름이 낯설고 어렵기도 해 꼼꼼히 살피지 못할 때도 있다.
또한 호주에 살고 있어도 한국제품을 쉽게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어 한국에서 제작되는 제품들의 성분도 꼼꼼히 따져야 할 때가 많다. 그런 유해물질의 포함여부는 어디에서 알아보면 좋을까?
1) 어린이 환경과 건강포털 www.chemistory.go.kr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이다. 어린이, 부모님, 선생님으로 나누어 생활 속 유해물질, 건강과 생활, 환경오염 이야기 등 각각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리콜명령 제품현황과 국내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 기준초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에 방문하면 아이와 함께 재미 있는 퀴즈를 통해 각종 유해물질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2)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 www.foodsafetykorea.go.kr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식품안전정보 제공 채널이다. 특별히 아이들 ‘먹거리’와 관련된 안전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식품안전, 식품안전정보, 식품위해정보, 전자민원, 이슈와뉴스, 안전한식생활, 건강한식생활, 오감만족식단 등을 제공하고 특히 어린이가 좋아하는 기호식품의 품질인증현황과, 학교에서 먹는 급식 등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어 유용하다.
3) 제품안전정보센터 www.safetykorea.kr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제품안전정보센터로 우리 아이가 사용하는 학용품, 제품 등에 유해물질은 없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소비자의 피해사례와 불만, 불평사례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국외에서 이행되는 리콜정보와 관련 제품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품사고 발생시 해당 제품 또는 유사 제품에 대한 사고정보를 분석,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학용품이나 장난감 등에 들어있는 화학제품 성분도 알 수 있어 유용하다.
4) 리콜제품 알리미 모바일 앱(App)
리콜제품 조회, 불법·불량제품 신고 및 제품안전 정보 검색 등을 할 수 있다. 핑거페인트, 액체괴물 등 흔히 사 달라고 조르는 제품 등을 구매할 때 미리미리 리콜 정보를 확인하고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자.
3. 부모의 이런 행동? No! 유해물질, 조심!
위의 사이트 들을 여기저기 찾다 보면 우리도 모르게 아이를 유해물질에 노출시키고 있었던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흔히 하기 쉬운 실수 들을 공유해본다.
1) 오래된 예전 핸드폰, 아이들 장난감으로 No!
아이들도 휴대폰을 들고 놀이하는 것을 좋아해서 엄마아빠의 예전 핸드폰이나 충전용 배터리를 들고 놀고자 할 때도 있다. 휴대폰이나 충전용 배터리에는 카드뮴이 들어 있다.
카드뮴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중금속으로, 많은 양의 카드뮴을 먹게 되면 간 손상, 뼈의 약화, 구토, 설사, 호흡 곤란, 가슴 통증,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그리고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거나 호르몬 작용을 방해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라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카드뮴과 일부 카드뮴화합물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므로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카드뮴이 들어간 충전용 배터리를 가지고 놀거나 입에 넣는 행위는 금지해야 한다. 되도록 오래된 전자 장비 또는 기타 제품 등은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재활용 한다. 건전지도 위험하니, 꼭 다 사용한 후에는 따로 분리수거 하도록 하자.
2) 아이 옷 드라이클리닝 이후에는 바로 입히지 말자
의류와 직물을 세탁하기 위한 드라이클리너에 널리 사용되는 물질은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이다. 쉽게 증발하는 물질로,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어린이가 드라이클리닝 한 옷을 입지 않았더라도,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을 이용해 세탁된 가족의 옷에 의해 노출될 수도 있다.
흡입할 경우에는 약한 독성을 나타내고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세탁 방법이 ‘드라이클리닝’이라고 붙어있는 의류라 해도 일부는 안전하게 손빨래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급적 손빨래를 하는 것이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의 노출을 피는 방법이다.
그리고 드라이클리닝 된 옷을 입을 경우에는 외부에서 비닐 커버를 벗겨서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이 날아가게 한 후 입도록 해야 한다.
PART 2
천연성분, 천연화장품은 어떨까?
피부에 그대로 닿는 화장품, 성분이 중요하다!
요즘 천연화장품은 물론, 유기농 화장품이나 세제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그런 제품들을 만드는 브랜드들도 여럿 생겼다. 직접 재료를 구해 간단한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등을 만들어 쓰는 사람들도 있다.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에 대해 알아보고 간단하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01_유기농 화장품은 무조건 좋다?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화장품을 선택할 때 ‘천연’이나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학성분보다는 아무래도 천연성분이 더욱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천연이나 유기농 스킨케어라는 말만 믿고 제품을 찾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천연이나 유기농 중에서도 함유된 식물추출물이 사실 피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경찰관’으로 불리는 뷰티 칼럼니스트 폴라비가운은 스킨케어 제품에 흔하게 사용되지만 피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천연성분과 함께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익한 대체 성분을 밝혔다.
* 라벤더
스킨케어 제품의 향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라벤더는 산소와 접촉하면 피부가 훨씬 민감해지고 산화현상을 일으켜 피부가 안 좋아 질 수도 있다.
또한 라벤더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고 색소침착을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라벤더 대신 항염과 진정 기능이 있는 감초추출물 성분의 스킨케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좋다.
* 페퍼민트
페퍼민트는 상쾌한 향으로 피부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성분으로 향균과 근육통 완화를 위한 제품에 함유된다. 그러나 페퍼민트는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어 접촉성 피부염과 붓기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립글로스나 립밤 제품에 페퍼민트 성분이 함유됐다면 입술에 더욱 자극을 줄 수 있다. 페퍼민트를 대신해 오트밀 추출물을 권한다. 특히 오트밀 추출물이 함유된 바디버터의 경우, 뛰어난 보습과 진정효과를 볼 수 있어 건성피부에게는 알맞다.
* 베르가못, 레몬, 라임
베르가못 오일은 라임, 레몬 오일과 더불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의 콜라겐 생성을 방해한다.
이를 대신해 보리지 씨앗 추출물이나 오일을 사용하면 풍부한 불포화 지방산으로 심하게 건조하고 손상 받은 피부를 복구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다량의 감마리놀렌산이 함유돼 피부에 발랐을 때 습진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위치하젤
위치하젤은 여드름 치료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진 성분이다. 자극 진정에 좋다며 사용해 왔지만 증류 과정에 알콜이 많이 사용돼 장기간 사용했을 때 피부에 엄청난 자극이 된다.
‘마녀의 물약’이라고 표현할 만큼의 강한 자극성분으로 특히 지성피부에겐 유분을 과잉 생성하는 문제점을 일으킨다.
오히려 위치하젤 보다는 우엉 뿌리 추출물을 대체성분으로 사용해보자. 우엉 뿌리 추출물은 항염 효과가 있고, 항산화 기능으로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붉은 여드름 자국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02_아는 사람만 아는 천연화장품 브랜드10
정도보다 과하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건 우리가 먹는 음식일 수도 혹은 영양 보조제일 수도 또는 화장품일 수도 있다. 꼭 필요한 단계의 화장품도 있지만 마케팅에 의해 꼭 필요한 것처럼 포장되는 화장품들도 있으니 말이다.
또 하나의 제품에 여러 기능을 담기 위해 화학성분이 보다 많이 포함되고 단계별 발라야 하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피부에 쌓이는 화학성분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유해 성분은 과감하게 버리고 피부에 좋은 천연 유래 성분만 가득 담아 순수한 건강을 선물해 주는 천연&유기농 화장품 브랜드가 뜨고 있는 지금,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 10곳을 소개한다.
1. 시드물
시드물의 화장품은 케이스나 용기가 밋밋하거나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화장품은 성분이 최고라는 믿음과 철학으로 오직 성분에만 주력을 다하는 브랜드이기 때문.
용기는 그저 사용하기 편리하고 내용물을 안정적으로 잘 담고 재활용이 된다면 끝이라는 생각이 다소 감동스럽기도 하다. 고객만족 100%를 목표로 삼고 오리지널 자연주의를 만들어가는 시드물에는 기능별, 고민별, 성분별 등 200여 가지의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베스트제품: 스팟 연고 40g
아기나 임산부, 수유부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 아프리카의 신비한 식물 고투 콜라라고 불리는 센텔라아시아티카 라는 성분100%를 사용해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걱정 없이 효과적인 스팟 케어를 관리할 수 있다.
2. 이솔 화장품
아무런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만 성장해 온 이솔 화장품. 화장품 트렌드만 쫓기보다는 기본이념과 원료에 충실한 브랜드다. 중국산 원료 중 질이 떨어지거나 일본산 원료는 단 1%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약속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 홍보나 디자인, 포장 비용을 최대한 절약해 원료 개발 연구에 힘쓰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착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베스트제품: 순한 살결수 200ml
고농축 아줄렌과 알로에베라잎즙가루를 사용한 수분 토너로 진정효과가 탁월하다. 세안 후 화장솜에 듬뿍 묻혀 닦아내면 촉촉하면서도 피부결 정리에도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용량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
3. 아로마티카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환경경영 생명존중 선언문을 게시해 놓은 착한 브랜드다. 물론 동물실험도 반대하며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서 선정한 착한 회사 리스트에도 등록되어 있다. 소비자의 진정한 윤리적 소비를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는 브랜드로써 허브와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중심으로 식물성 천연&유기농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베스트제품: 칼렌듈라 쥬시 크림 150g
악 건성 피부로 고민 중이라면 눈 여겨 봐야 할 제품. 정제수 대신 카렌듈라 꽃 추출물 함유로 피부 스트레스는 줄였고 피부 속 보습까지 책임지는 100% 천연 유래 폴리사카라이드 성분을 담았다. 영유아들에게 발라줘도 될 만큼 순한 성분의 고 보습 크림이다.
4. 파파레서피
좋은 원료가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지 모험을 떠나는 회사, 파파레서피. 정직한 재료, 안전한 재료를 바탕으로 피부에 올바른 레시피만 만들고 있다. 최적의 성분과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SNS에서도 붐을 일으켰고 면세점에도 입점 되며 매출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베스트제품: 봄비 꿀단지 마스크 팩 25g*10매
누적판매량 1억개를 달성했을 정도로 입 소문 제대로 탄 제품. 천연 보습 성분으로 알려진 프로폴리스 추출물과 꿀 추출물이 영양과 수분을 꽉꽉 채워준다. 팩 시트 역시 얇은 천연 펄프 시트를 사용해 밀착력을 높여 흡수력을 더욱 좋게 했다.
5. 마녀공장
브랜드 이름이 귀엽다. 왠지 검은 고깔을 쓴 마녀가 큰 단지에 무언가를 젓고 있을 것 같은 느낌. 하지만 그 마녀가 분명 착한 마녀에는 틀림없다. 피부에 부담이 되거나 걱정되는 성분은 과감히 뺏고 순하면서 좋은 성분은 아낌 없이 넣었기 때문. 좋은 성분은 피부를 속이지 않는다는 브랜드 철칙으로 오늘도 마녀는 열심히 착한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베스트제품: 갈락토미세스 나이아신 80ml
누룩을 발효시켜 만든 갈락토미세스 성분의 독점계약이 풀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갈락토미세스 발효여과물을 97%나 사용했다. 이 성분으로 유명한 고가의 명품 브랜드와 효과 부분에서 당당히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단시간에 확실한 보습효과와 모공관리, 미백관리까지 원한다면 눈 여겨 보도록.
6. 폴라초이스
뷰티 서적 베스트셀러인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의 저자로 유명한 폴라 비가운이 직접 만든 화장품 브랜드. 세계의 수 많은 화장품을 직접 연구, 분석, 테스트하며 화장품에 대한 진실을 알려온 그녀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연구, 개발 론칭하면서 전 세계 여러 국가에 정직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뷰티 컨설턴트 프로그램과 사회 공헌 프로그램은 물론 CEO가 된 지금까지 자시의 제품뿐만 아니라 쏟아지는 제품들에 대한 분석, 비평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베스트제품: 스킨 퍼펙팅 8% AHA 젤 100ml
피부에 좋다는 영양 크림, 수분 크림 듬뿍 발라도 각질이 제대로 제거되어 있지 않다면 흡수가 어렵다. 효과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게 각질제거에 도움을 주는 이 제품은 수용성 각질 제거 성분인 AHA를 사용했다. 묵은 각질 제거뿐 만 아니라 자외선에 의한 손상된 피부도 개선해준다. 토너 다음 단계에서 사용하고 별도로 헹궈내도 되지 않기 때문에 편리하다.
7. 이즈앤트리
화장품 전 성분 표시제가 시행되고 국내 최초로 화장품 성분 블로그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던 분이 만든 브랜드. 제품 용기가 원재료(성분)보다 비싼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거품 없는 용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물론 효능이 입증된 안전한 원료만을 사용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고 피부 자체가 재생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베스트제품: 히아루론산 토너 200ml
토너는 세안 후 피부결 정리에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수분 저장고라고 불리는 보습의 최강자 히아루론산이 50%나 함유되어 피부결 정리는 물론 수분 보호막을 만들어 수분이 유실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피부 진정에 도움을 주는 피토올리고 성분도 함유되었으니 토너로는 최상급.
8. 아이소이
유해의심화학성분은 절대 첨가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천연에서 유래한 추출물만을 사용해 자연과 가장 가까운 제품을 만들고 있는 브랜드. 아무나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최고급의 불가리안 로즈 오일을 15년간 수입 및 성분으로 사용하면서 제대로 된 피부 관리가 되는 제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베스트제품: 불가리안 로즈 블레미쉬 케어 세럼 플러스 35ml
문제성 피부의 트러블을 조용하게 잠재워줄 세럼. 일명 ‘흔적세럼’이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풍부한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색소 침착과 민감해서 붉어진 피부를 좀 더 균일하고 맑은 피부톤으로 가꾸어 준다. 불가리안 로즈 오일의 놀라운 파워로 약해진 피부 장벽도 튼튼하게 개선해주어 피부 본연의 힘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9. 수오브더네이처
피부 스스로가 건강해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제품을 만들고 성분을 속이지 않는 정직함으로 무장한 천연 브랜드 수오브더네이처. 자연주의와 천연화장품을 지향하며 조금 비싸더라도 자연에서 더 좋은 원료를 찾아 쓰려는 노력이 여러모로 보인다. 지금 내가 무심결에 쓰는 화장품 속 유해성분의 독성이 조금씩 쌓이는 걸 알고 있다면 아마 바로 바꿔야 할 듯.
베스트제품: 스피루리나 리페어 크림 50ml
바다의 영양 창고라고 불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해조류, 스피루리나는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해 미네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해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항산화 작용을 통해 피부 노화를 방지하고 미백과 주름개선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어 좋다. 임산부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성분은 기본!
10. 에이트루
화장품에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제수다. 에이트루에서는 일반 정제수수 대신 프랑스의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의 홍차수를 사용해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자랑한다. 여기에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함유로 피부 본연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게끔 도와준다.
또한 착한 화장품 브랜드인만큼 파라벤이나 벤조페논, 인공색소, 미네랄 오일 등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민감성 피부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비윤리적이면서 신뢰할 수 없는 동물실험도 하지 않는 착한 브랜드라는 것도 참조할 것.
베스트제품: 리얼 블랙 티 트루 액티브 에센스 180ml
홍차 발효물이 81%나 함유된 에센스. 2중으로 자연 발효된 홍차 발효물은 피부정화와 탄력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 보습 활성 성분으로 피부 내 수분 함유량을 지켜주고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억제시켜 깨끗하면서도 맑은 안색의 피부톤으로 가꿀 수 있다.
03_천연화장품으로 피부 더 사랑하기
아무리 안전하다 해도 내 눈으로 보고 내 손으로 만든 것보다 믿음직한 것이 있을까. 주변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천연화장품 제조법을 알아보자. 의외로 간단한 천연화장품 만들기를 배워 두고 시도해본다면 직접 써도 좋고 선물하기도 좋은 나만의 작품을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천연화장품 재료들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이 많아 재료를 구하기도 어렵지 않다.
1. 천연스킨
에센셜 오일과 올리브 리퀴드를 섞고 카모마일을 넣은 뒤 여기에 방부제 역할을 하는 천연 자몽 추출액을 섞어 간단한 천연 스킨을 완성한다. 레몬을 소금으로 씻어 이물질과 세균을 제거한 후 얇게 자르고 여기에 알코올 글리세린을 섞으면 레몬스킨이 완성된다.
2-3주 동안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 뒤 즙만 따라내 사용한다. 레몬에는 비타민 C와 레몬산 구연산이 함유돼있어 미백뿐만 아니라 모공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2. 바나나팩
건성 피부나 잔주름이 많은 피부에게는 보습, 영양을 주는 바나나팩이 좋다. 바나나와 밀가루를 섞고 농도는 우유로 조절하면 완성된다.
얼굴에 바른 뒤 15-20분 후 미온수로 세안하면 바람이 강하고 건조한 날씨에도 촉촉한 피부를 완성할 수 있다. 천연화장품은 방부제 등 화학성분이 들어있지 않아 2-3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미스트
원하는 종류의 플로럴 워터 49g에 글리세린, 히아루론산 등의 모이스틴 1g을 섞어준다. 별다른 모이스틴 없이 플로럴 워터만으로도 미스트로 활용할 수 있다. 깨끗이 씻어 말린 스프레이 공병에 에탄올을 뿌려 다시 소독한 뒤 완성된 미스트를 담아주면 끝. 냉장보관하고 3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클렌징 오일
살구씨 오일 80g, 레몬 에센스 오일 5방울, 오일리퀴드 15g을 한데 붓고 잘 섞어준 뒤 깨끗이 씻고 소독한 공병에 넣어주면 완성.
5. 커피 바디 스크럽
호호바 오일 60g, 올리브리퀴드 20g, 에센셜 오일을 용기에 담은 뒤, 마사지 소금 50g을 섞는다. 그린클레이 20g, 원두커피 찌꺼기 45g, 마지막으로 오트밀 가루 30g을 넣고 잘 섞어주면 완성.
PART 3
천연 세제로 구석구석 깨끗하게!
더러운 세균, 얼룩 말끔히 제거하는 세제… 과연 그 안전성은?
한국에서는 천연화장품은 물론, 유기농 화장품이나 세제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그런 제품들을 만드는 브랜드들도 여럿 생겼다. 직접 재료를 구해 간단한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등을 만들어 쓰는 사람들도 있다.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에 대해 알아보고 간단하게 집에서 직접 만들어
01_세제는 어떻게 때를 제거할까?
마트에서 세제를 사려고 보면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탁 세제도 분말, 액상, 캡슐, 시트 타입, 드럼 세탁기 전용 세제, 울 샴푸 및 아웃도어 전용 세제, 그리고 표백제까지.
옷감에 따라, 어떻게 세탁하느냐에 따라 적절히 골라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각 세제들은 어떻게 구분해서 사용하면 될까? 알아 두면 쓸 데 있는 ‘세제’에 대해 알아보자.
1. 세제의 기원은 ‘기름’과 ‘재’
옷을 ‘빤다’는 개념이 처음 사용된 것은 기원전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은 동물 기름과 목탄을 섞어 끓인 물을 세탁에 이용했고, 로마시대에는 동물기름과 재를 섞어 사용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잿물을 이용해 옷의 때를 제거했었다. 그렇다면 기름과 재가 어떻게 때를 제거해줄까?
잿물의 주성분은 탄산칼륨(K2CO3), 즉 알칼리성 물질로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어 옷의 때를 지워준다. 잿물 자체가 기름때를 빼는 건 아니고 가열해 따뜻해진 잿물에 기름 성분이 들어가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비누 성분이 발생해 때를 제거하게 된다.
2. 합성 세제 시대의 시작
세탁용 세제는 ‘비누’와 ‘합성 세제’로 나눌 수 있다. 비누는 동∙식물성 기름에 수산화나트륨을 넣고 끓여 만들며, 화학적으로는 지방산의 나트륨염이 바로 비누이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으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비누 원료가 되는 동물성 지방을 구하기 힘들게 되었고 비누를 만들지 못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석탄공업에서 얻어지는 원료로 대용 비누를 만든 것이 바로 합성 세제의 시작이었다.
합성 세제는 비누보다 물에 잘 녹고 센물에서도 세탁이 잘 되어 2차 세계대전 후 세탁기 보급과 함께 널리 사용되었다.
3. 합성 세제 종류와 기능
합성 세제는 알칼리 정도에 따라 약알칼리성 세제, 중성 세제, 다목적 세제로 나눌 수 있다. pH 10.5 정도인 약알칼리성 세제는 면, 마, 합성섬유 등 알칼리에 잘 견디고 때가 많이 묻은 옷의 세탁에 적당하다.
약알칼리성 세제 중 양모나 견섬유 등 모든 섬유 제품을 세탁할 수 있도록 알칼리성을 pH 9.5 내외로 낮춘 것을 다목적 세제라고 하며, 중성 세제는 pH를 7 내외로 낮춘 세제로 알칼리에 약한 양모, 견, 아세테이트와 같은 옷을 세탁하는 데 적합하다.
4. 세제는 어떻게 때를 제거할까?
세탁 세제에는 때를 제거해주는 성분들이 들어가 있다, 크게 ‘계면활성제, 빌더(세정보조제), 효소, 표백성분’이 있다. 계면활성제는 주로 오염물질을 세탁물로부터 분리시키는 역할을 하고, 빌더라는 세정보조제는 계면활성제 작용을 도와 오염물질이 잘 떨어지도록 하는 성분들을 의미한다.
효소는 계면활성제로 제거하기 힘든 단백질계 오염물을 분해시켜 제거해 보다 높은 세정효과를, 표백성분은 의류가 좀 더 깨끗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5. 중성 세제, 꼭 구분해서 사용해야 할까?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울샴푸’가 바로 중성 세제이다. 양모, 견, 아세테이트와 같이 알칼리에 약한 섬유 제품의 경우 중성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보통 의류에 표시된 취급 표시에 맞게 세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네모난 세탁기 표시 안에 ‘중성’이라고 적혀 있다면 중성 세제를, 일반적인 세탁기 세탁 표시가 되어 있다면 ‘약알칼리성 세제’를 사용해주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중성 세제(pH 6.0이상~8.0이하)는 알칼리성에 약한 모나 견 등 단백질 섬유에 사용하며, 약알칼리성 세제(pH 8.0 초과~11.0이하)는 알칼리성에 강한 면, 마, 폴리에스테르 등에 사용한다.
6. 다양한 세탁 세제들, 효과는 비슷할까?
분말, 액체, 캡슐, 시트 등 요즘 세탁 세제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게 나온다. 과연 그 효과는 어떨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2012년 9월 공개한 드럼세탁기용 세제 품질 비교 정보에 따르면 ‘세척력’의 경우 분말 세제가 액체 세제 보다 1.8배 정도 우수하고, ‘색상변화(물 빠짐)’ 및 ‘이염 방지성능’은 액체 세제가 더 우수한 걸로 나타났다.
분말 세제에는 탄산나트륨, 규산나트륨 등 표백 성분이 들어가 있어 강력한 세정력이 장점이지만, 충분히 헹궈내지 않을 경우 옷에 세제 잔여물이 남을 수 있어 최근에는 액체 세제를 더 많이 선호하고 있다.
02_김나나의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더불어 화학제품의 유해성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편리와 위생을 이유로 더 다양한 합성세제와 화학제품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제품의 위험성과 파급력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대부분인 사람들을 위해 김나나 저자가 출간한 책이 <내 아이를 해치는 위험한 세제>이다. 넘쳐나는 화학물질 전성시대, 내 아이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건강 살림법을 배워보자!
1. 아토피에 걸린 이유를 알게 되다
우여곡절 끝에 병의 실체를 알게 됐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도대체 아이가 왜 아토피피부염이라는 병에 걸린 것일까.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던 중 S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환경의 역습’을 보게 되었다.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알레르기의 원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남편과 나는 신혼살림을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시작했다. 페인트 냄새도 채 가시지 않은 그곳에 둥지를 틀면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재앙의 시작이었다.
아파트를 지을 때는 한 층을 올릴 때마다 시멘트와 같은 건축마감재를 충분히 건조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건설회사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미처 마르지 않은 각종 유해 건축재료로 범벅된 아파트에 사람들이 입주해 살면서 난방을 통해 건조하며 지내는 일이 벌어진다.
문제는 사람들은 이런 건축자재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축자재로 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는 충분히 건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암물질인 라돈 가스를 비롯한 강알칼리성 독을 발생시킨다.
여기에 실내를 장식하기 위해 새로 산 가구와 마루 마감재, 접착제로 마무리한 벽지에서는 각종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배출된다. 이 유기화합물에는 벤젠, 클로로폼, 아세톤, 스티렌, 폼알데하이드 등 여러 가지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부모인 나와 남편이 새 아파트에 살면서 나쁜 화학물질에 노출돼 우리 아이들 역시 아토피피부염에 걸렸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파트에 입주한 바로 다음 해에 태어난 큰아들 준이는 증세가 덜한 데 비해, 4년이 지난 뒤 태어난 찬이는 심한 아토피 증상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 아파트에 살면서 온 가족이 전에 없던 질환으로 고생했다. 나 역시 이사 온 후에 알레르기성비염에 걸려 환절기마다 재채기와 콧물로 고생했다. 남편도 여름만 되면 팔과 다리에 울긋불긋 발진이 올라와 가려워했다.
새집증후군 외에 또 한 가지 병의 원인으로 짐작되는 것이 있었다. 생활하면서 아낌없이 사용했던 각종 합성세제였다. 추위에 민감한 나는 새 아파트에 살면서 겨울에는 문을 꼭꼭 닫고 살았다.
그 다음 해 베란다 벽에는 거뭇거뭇하게 곰팡이가 생겼다. 욕실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곰팡이를 없애려고 곰팡이 제거제를 사 왔다. 곰팡이 제거제를 군데군데 뿌리고 락스를 잔뜩 묻힌 솔을 들고 박박 문질렀다.
곰팡이는 잘 지워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곰팡이 제거제를 사용하고 나면 쉴 새 없이 재채기가 나오고 콧물이 줄줄 흘러 견딜 수가 없었다. 또한, 청소가 끝나면 기운이 빠지고 두통이 생기고 속이 메슥거려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염소계표백제의 주성분은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산성 물질과 혼합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맹독성 염소가스가 발생한다. 화장실이나 타일용 산성 세정제에는 염산이 9.5% 들어 있으므로 이것을 표백제와 섞어 쓰면 치명적이다.
흔히 락스와 산소계 표백제를 섞어 쓰거나 락스와 샴푸, 주방용 세제 등을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맹독성 가스가 발생하므로 함부로 섞어 사용하면 안 된다.
곰팡이 제거제나 표백제를 단독으로 사용해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염소가스가 소량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소가스는 소량이라도 흡입하면 콧속을 충혈되게 해 비염을 일으키고 눈물, 콧물, 기침 증상을 유발한다. 오래 흡입하면 피를 토하고 호흡곤란까지 일으킨다. 고농도로 흡입하면 순간적으로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켜 죽음에까지 이른다.
게다가 염소가스는 비중이 무거우므로 낮은 곳에 모인다. 그러므로 천장 가까이에 있는 환풍기를 돌려도 염소가스는 그대로 화장실이나 욕실 밑바닥에 남아 있다. 욕실 청소는 대체로 얼굴을 숙이고 하게 되는데, 이때 염소가스를 흡입할 위험이 커진다.
욕실이나 화장실 같은 좁은 밀실을 청소하다가 허리를 굽히고 얼굴을 바닥으로 향한 상태에서 질식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낮은 곳에 모인 고농도의 염소가스를 흡입하기 때문이다.
찬이를 임신했을 무렵 이상하게 집에 바퀴벌레가 들끓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시댁에서 받아 온 채소 상자를 통해 몇 마리가 옮겨 온 듯했다. 낮이면 잘 안 보이다가도 저녁만 되면 스스슥 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났다. 불을 켜면 꽁무니만 보였다.
다른 집에 물어보니 바퀴벌레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역시 시댁에서 붙어 왔구나 싶어 자기 전에 바퀴벌레 살충제를 매일 뿌리고 잤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결국에는 해충박멸 업체를 불러다 해결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 살충제가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공격했다. 살충제에는 피레스로이드계 화합물과 같은 환경호르몬은 물론 독성물질인 클로로피리포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공기 중 함유량이 0.05ppm만 되어도 인체에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클로로피리포스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신경 독성작용이 있어 곤충에게 쇼크를 일으킨다. 사람들은 살충제가 곤충에게만 치명적이라 생각하지만, 이 물질은 인간의 눈, 코, 목 등의 점막도 자극한다.
그 밖에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구토, 이명 등을 일으킨다. 미량의 중독으로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기 쉽고 중증이 되면 시력 저하, 의식 혼탁, 전신 경련, 혈압 상승, 폐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외국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살충제의 약 18%와 살균제의 90%에 발암성 물질이 들어있으며 이 물질은 인간의 호흡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살충제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천식, 기관지염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2%)에 비해 약 7배(15%)나 높다고 한다.
클로로피리포스는 환경부가 내분비 교란 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유기인제(인을 함유한 유기화합물 가운데 살충제로 쓰이는 약제) 살충제의 원료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다가 아이들의 지능을 저하하는 사례들이 계속 발표되자 미국에서는 농업제품 외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바퀴벌레약, 개미약, 모기약 등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과일 및 채소류의 해충 방제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뿐 아니다. 유럽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는 포스팜 등 72종의 살충제를 우리는 연간 수십만 킬로그램씩 뿌려 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집 안을 청결히 유지하고 아이를 깨끗이 키운다는 명목 하나로 각종 합성세제를 분별없이 사용해왔다. 더 어리석었던 것은 찬이에게 아토피 증상이 나타난 다음 더 많은 양의 세제를 더 열심히 사용했다는 것이다.
아이의 옷이 워낙 진물과 피에 절어 누렇게 변해 있었기 때문에 합성세제와 표백제를 가능한 한 많이 넣어 세탁기를 돌렸다. 빨래를 말린 뒤 옷을 개면 군데군데 허연 가루가 투두둑 떨어졌다. 자세히 보니 표백제와 세제 덩어리였다.
세제를 너무 많이 넣어 잘 녹지 않고 옷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많이 넣는다고 옷이 더 깨끗해지는 것도 아닌데 그땐 그 사실을 몰랐다. 그 때문에 새로 빨아 말린 옷을 입히는 순간 아이가 유독 더 심하게 몸을 긁어 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찬이는 시판 보습제에도 심각하게 반응을 했다. 조금 잘 맞는 것 같아 계속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가 악화하곤 했다. 천연성분으로 만들었다고 주위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제품도, 유아용 제품이라 자극이 없다는 제품도 잘 맞지 않았다.
미국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는 오트밀이 들어간 화장품을 정말 어렵게 구해 사용해도 아토피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게다가 아토피 전용 로션이나 크림은 왜 그렇게 비싼지…. 생활비 대부분이 아이 보습제, 보디워시, 샴푸를 사는 데 들어갈 정도였다.
아이를 깨끗하게 키운답시고 더 많은 양의 합성세제를 사용하다 보니 내게도 문제가 생겼다. 찬이를 출산한 후 6개월쯤부터 손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꺼칠꺼칠하던 손끝이 갈라지고 손톱 주위가 퉁퉁 부어서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합성세제에 의한 주부습진이라며 면장갑을 먼저 끼고 고무장갑을 낀 후 설거지나 빨래를 하라고 했다. 아토피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이해할 것이다. 아토피 아이들은 가려움으로 인해 예민하고 수면 시간이 무척이나 적다.
찬이가 잠이 들면, 자는 틈에 조금이라도 빨리 몸을 움직여 집안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고무장갑을 낄 새도 없이 맨손으로 주방 세제나 세탁세제를 만지며 일을 했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합성세제의 위험성을 내가 직접 느끼자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제품을 무분별하게 사용했었는지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빨래할 때 사용하는 빨랫비누와 가루세제, 희고 깨끗하게 하려고 사용한 섬유표백제, 정전기를 방지하는 섬유유연제, 24시간 켜두었던 플러그형 방향제, 모기에 물리지 않게 하려고 곳곳에 뿌렸던 살충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마다 뿌렸던 살균제, 욕실과 베란다 곰팡이를 없애고자 사용했던 곰팡이 제거제, 각종 세균을 없앤다고 사용했던 세제 류, 비누보다 덜 자극적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을 목욕시킬 때 꼭 사용했던 보디워시, 보습을 위해 발라주었던 보디오일….
이 밖에도 습관적으로 매일 사용한 샴푸, 치약, 각종 비누 등 집과 몸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해 1년 365일 내내 우리 가족을 화학제품에 노출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찬이는 대부분 단백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상한 체질로 변해간 것이다.
2. 생활을 모두 바꿔 아토피와 싸우다!

근본적인 원인을 안 이상 대책이 필요했다. 나는 생활 전반을 바꿔 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나눠 식단을 짠 것이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모임이나 동호회에서는 채식치료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육류가 체액을 탁하게 해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 가능성이 크므로 육식부터 금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아이의 성장과 발육을 고려하지 않은 방법이다.
찬이처럼 음식 알레르기가 심한 아이들의 경우, 몸에 필요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해 성장발육에도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어른에 비해 적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아이들이 세 끼 식사에서 식물 단백질로만 단백질권장량을 채운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나 역시 처음에는 철저한 채식을 하겠다고 아이에게 생식을 먹였고, 그 결과 찬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느렸다. 아직 어려서 장기가 미숙한데도 불구하고 생식을 한 탓에 설사를 자주 해서 엉덩이는 항상 짓물렀고, 가려움에 충분히 자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자주 짜증을 내고 울며 보챘다. 이 경험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성장발육 역시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았다.
찬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우유, 달걀, 밀, 콩, 게, 새우와 견과류, 생선 일부는 철저히 배제하고 흰 쌀밥과 쇠고기, 병어와 같은 흰살생선 중심으로 식단을 짰다. 채소와 과일은 되도록 농약이라는 화학물질을 피하고자 유기농법으로 키운 것을 샀다.
찬이의 경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정적이므로 음식만으로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두 돌이 될 때까지는 특수 분유도 함께 먹였다.
특수 분유는 찬이처럼 우유 단백질에 반응하는 아이나 선천적으로 장의 흡수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위해 커다란 우유 단백질을 잘게 잘라놓은 상태의 분유다. 아이의 몸은 자연 그대로의 단백질은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단백질을 잘라놓은 형태인 아미노산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3. 아토피에 좋은 제품을 찾으려 했지만…
찬이의 식단을 해결한 다음에는 피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아이의 피부 상태를 살피고 일기를 써 내려갔다. 항상 아이와 붙어 지내다 보니 내 눈에는 하루하루의 변화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게다가 아토피성피부염을 가진 아이들은 계속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곁에 있는 보호자나 관찰자는 아이의 호전 상태를 쉽게 알아챌 수 없다. 그런데 주기적으로 피부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일기를 쓰니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실하게 점검할 수 있어 좋았다.
아이의 피부는 연일 상처와 진물로 뒤덮여 있었다. 아이가 손으로 몸을 긁으면 약해진 피부에는 손을 통한 2차 감염이 일어나 진물이 나고 곪기를 반복했다. 먼저 상처를 긁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생후 6개월 이전의 아이라면 장갑이나 천으로 손을 감싸면 되지만 6개월 이상이 되면 이런 예방책은 소용이 없다. 아무리 혼내도 엄마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어느새 몸을 긁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함께 신나게 놀아주거나 신기한 장난감을 보여주거나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등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아이의 피부 상태와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은 병원에 들렀는데, 하루는 주치의 선생님이 찬이에게 맞는 세정제와 보습 로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아이의 몸에 직접 닿는 것인 만큼 가려움증을 유발하지 않는 제품을 찾는다면 아토피 치료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때부터 이것저것 아토피에 좋다는 제품을 찾아 다녔다. 시중에 판매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써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제품을 쓰면 피부 상태가 좋아지기는커녕 이상하게 아이의 가려움증이 더 심해졌다. 특히 향이 조금이라도 강한 세정제나 로션, 크림을 사용한 날엔 가려움증이 유난히 심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성분 때문에 아토피에 좋다는 제품을 골라 써도 증상이 더 악화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 동안 사 모은 제품들을 한 곳에 펼쳐 놓고 제품 뒷면의 표시성분을 찬찬히 살펴봤다. 메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메틸이소치아졸리논 혼합액, 메틸파라벤, 안식향산나트륨….
화학을 전공했고 화학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방부제 성분이란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온통 방부제 성분만 적혀 있을 뿐 정작 이 제품에 쓰인 원료가 무엇인지,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한, 한 제품 안에 왜 두세 종 이상의 방부제가 들어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화장품이나 샴푸 등을 오랜 기간 유통하려면 여러 종류의 방부제를 넣어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이렇게 많은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왜 뒷면의 표시성분 한 번 볼 생각은 못 한 것인지 나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남편의 지인이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 강좌를 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이 아이에게 써보라며 직접 만든 로션을 권해줬는데, 이전에 사용하던 아토피용 로션보다 향이 거의 없고 아이에게 발라도 가려움증이 심해지지 않았다. 지금은 천연비누나 천연세제, 천연화장품을 만드는 일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이것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하루에 4시간씩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배우러 다녔다. 그러는 동안 우리가 사용하는 각종 세제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방부제가 들어 있는지, 그리고 물과 기름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을 합치고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찌꺼기에서 추출한 합성 계면활성제를 얼마나 많이 첨가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화학을 전공하고 화학제품 회사의 연구소에서 근무했지만 정작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합성세제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했다.
4. 아이 몸에 닿는 세제부터 직접 만들기 시작하다

찬이는 새로 세탁한 옷을 입히면 유독 가려움증이 심했다. 그리고 찬이의 피부염은 향이 진한 제품을 사용하면 오히려 더 악화하였으므로 인공 향을 첨가하는 시판 화장품이나 세제를 더 이상은 사용할 수 없었다.
내가 배운 것과 화학 지식을 바탕으로 먼저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습제와 샴푸, 보디워시부터 바꾸기로 했다. 사막지대 인디언들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호호바오일을 이용해서 보디오일을 만들고 발모 촉진 효과가 있는 헤나와 코코넛오일 등을 이용해 샴푸도 만들었다.
시판 보디워시 대신 올리브유를 이용해 피부에 가장 순하다는 카스틸비누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의 경우, 피부 내 수분보유량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그로 인한 가려움증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아이의 피부 보습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10분간 목욕을 시키는 방법도 그중 하나였다. 아토피 증상이 심할 때는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에 10분 정도 통 안에 미지근한 물을 담고 목욕을 시켰다.
아이들을 10분 정도 미지근한 물에 두면 수분이 피부를 통해 흡수된다. 10분이 넘으면 오히려 피부 속 수분이 증발하므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통에 물을 담아 목욕을 시키지 못할 때는 샤워기를 이용해서 10분 동안 목욕을 시켰다.
이렇게 목욕을 시킨 뒤 피부에 자극되지 않도록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물기를 말리고 직접 만든 보디오일이나 로션을 발라줬다. 아토피 아이들의 피부는 쉽게 건조해지기 때문에 수시로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찬이의 몸에 틈틈이 직접 만든 스킨을 스프레이로 뿌리고 로션을 여러 번 덧발랐다.
6. 집 안 곳곳의 합성세제, 모두 버리다!
부엌에서 쓰는 주방 세제도 바꾸기로 했다. 주방 세제는 아이 몸에 직접 닿지는 않지만, 음식을 담는 그릇에 세제 성분이 남아 있다면 그것이 아이 입으로 들어가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은 뻔한 일이었다. 쌀뜨물로 세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유용한 미생물을 모은 EM 원액을 첨가해 쌀뜨물 세제를 만들었다.
쌀뜨물 세제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았다. 설거지할 때는 큰 통에 그릇을 넣고 물을 부은 다음 쌀뜨물 세제를 조금 넣어 몇 분 뒤 헹구면 끝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기 전에 쓰레기를 담을 용기나 비닐에 뿌려 두면 음식물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았고, 화초에 희석해서 뿌려 두면 잎이 싱싱해지고 색도 선명해졌다.
이웃들에 쌀뜨물 세제를 나눠 주기도 했는데, 이웃들은 설거지하면 거품이 잘 나지 않아서 더러움이 제대로 씻긴 건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거품이 잘 나면서 그릇도 잘 닦이는 세제를 만들 수 없을까 생각하다 세정력이 좋은 코코넛오일과 EM 발효액을 이용해서 EM 세제를 만들어보았다.
사용하기도 편리하고 거품도 잘 날 뿐 아니라 아무리 사용해도 손이 거칠어지거나 습진이 생기는 일이 없어 너무 좋았다. 빨랫비누도 직접 만들었다. 진물이 많이 묻은 찬이의 옷은 매번 삶아 빨아야 했는데, 삶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세제를 넣어 돌리면 나중에 빨래를 갤 때 세제 가루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 옷을 아이에게 다시 입히면 옷에 남은 합성세제 때문에 아이의 피부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직접 만든 빨랫비누를 쓰면 그럴 염려가 없었다. 빨랫비누는 고체라 손빨래를 할 때는 좋은데 세탁기를 돌릴 때는 매번 옷을 빨랫비누로 치대고 난 뒤 다시 세탁기에 넣어야 해서 번거로웠다.
그러던 중 TV에서 맥주를 헹굴 물에 넣으면 탈색된 검은 옷이 다시 본래의 선명한 색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탁용 액체 세제를 만든 다음 남편이 마시다 남긴 맥주를 첨가했다.
이렇게 만든 액체 세제를 넣어 세탁기를 돌리니 거품도 잘 나고 때도 잘 빠지고 더는 가루가 날리지 않아서 좋았다. 맥주가 섬유의 본래 색도 되돌려주고, 알코올 성분이 살균작용까지 하니 더욱 안심됐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장롱 속에 깊숙이 넣어둔 옷을 꺼내 아이에게 입히려면 나프탈렌 냄새가 진동했다. 이 때문인지 옷을 꺼내 놓으면 찬이는 계속 재채기를 했다. 재채기와 함께 묽은 콧물도 줄줄 흘렀다.
이렇게 장롱에 넣어뒀던 옷에는 집먼지진드기가 상주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바로 입히면 금세 두드러기가 일어났다. 밖에서 옷을 탁탁 털고 햇볕에 하루 정도 말린 다음 입히곤 했는데, 그렇게 해도 옷에 밴 나프탈렌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나프탈렌은 고체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화하는 승화성 물질로, 벤젠고리가 두 개 이어져 있는 방향족 탄화수소 화합물이다. 특유의 향이 있는 휘발성 물질로 좀이나 해충으로부터 옷이나 물건 등을 보호하는 방충제로 사용된다.
그러나 특유의 휘발성 물질이 우리 아이에겐 독이 되었다. 나프탈렌 대신 쓸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방충효과가 있는 에센셜오일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시트로넬라오일, 레몬그래스오일 등을 한지나 신문에 묻혀 서랍장에 켜켜이 넣기도 하고 주머니를 만들어서 장롱에 넣기도 했다. 향기도 좋지만, 일단은 나프탈렌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았다.
방충효과가 있는 아로마오일은 모기퇴치제로도 아주 좋았는데, 알코올에 아로마오일을 녹이고 물을 섞어 스프레이 용기에 넣고 아이들에게 직접 뿌리거나 주위에 뿌렸다. 이렇게 하면 모기가 달려들지 않았다. 때로는 계피를 사서 한지나 신문지에 싸서 옷장 곳곳에 두기도 했는데 이것도 효과 만점이었다.
빵을 부풀리는 데 쓰는 베이킹소다도 세제로 쓰기에는 그만이었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의 식용 가능한 재료이기 때문에 설거지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안전하고 웬만한 기름은 닦아낼 만큼 세정력도 좋았다. 포도처럼 틈새까지 깨끗이 씻기 어려운 과일도 베이킹소다를 뿌린 뒤 헹구면 말끔해지고 베이킹소다의 흡착력 때문에 농약 성분이 잔류할 위험도 줄어든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이라 산성 물질과 만나면 거품이 발생하는데, 이 원리를 이용하면 닦기 힘든 곰팡이나 물때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설거지를 끝낸 뒤 배수구에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뿌리면 물때가 쉽게 빠져 배수구가 깨끗해졌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심한 찬이를 위해 집에 있는 커튼을 모조리 다 떼어내고 집먼지진드기의 온상인 카펫과 소파도 없앴다. 침구류 또한 모두 면제품으로 바꿨다.
아침에 눈을 뜨면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 집 안을 환기하고 이불을 모두 들고 나가 털어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면 침구류는 자주 뜨거운 물로 빨아서 햇볕에 바짝 말렸다. 이렇게 해야 집먼지진드기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집먼지진드기가 주요 원인이다. 집먼지진드기는 온난 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 사람의 각질을 주로 먹으며 번식한다.
아주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침구류에 대량 서식한다. 문제는 이 집먼지진드기가 많은 발과 털을 갖고 있어서 침구류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수정과로 먹는 계피에는 시나믹 알데히드와 살리식 알데히드라는 매운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집먼지진드기를 죽이는 데 효과적이다. 집먼지진드기는 기흉 호흡이 아닌 피부로 호흡하는데 이 매운 성분이 피부로 들어가면 죽게 된다. 분사한 물질을 직접 맞지 않고 피부에 흡입되는 것만으로도 죽는다.
나는 계피를 물에 넣고 끓어서 훈증을 하거나 계피를 에탄올 알코올에 일주일간 우려낸 계피에 에탄올과 계피 끓인 물을 1:1로 섞어 스프레이 용기에 담아 침구류에 뿌렸다.
그런 다음 30분 정도 침구류를 말린 후 밖으로 들고 나가 탁탁 털었다. 이렇게 하면 집먼지진드기의 사체가 침구류에서 떨어져 나간다. 집먼지진드기는 살아있는 것은 물론 사체도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이 되기 때문이다.
생선을 굽거나 튀김이라도 하면 아무리 환기를 해도 집 안에 냄새가 밴 것 같았다. 이럴 때면 알코올에 향기가 좋은 아로마오일을 섞거나 우리가 먹은 과일의 껍질, 생강 등을 알코올에 우려내서 집 안 구석구석 뿌렸다. 또 램프에 물을 받고 아로마오일을 떨어뜨려 수시로 집 안 공기를 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