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기본은? 육수!
나는 육수에 진심인 사람! 요리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육수 이야기
진하게 잘 우려낸 육수 한 냄비면 그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다. 찌개나 국, 볶음, 조림, 찜 등 다양한 요리에 곁들이면 그 감칠 맛과 깊은 맛이 배 이상이 된다. 좋아하는 재료를 큰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다.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기본은 역시 멸치육수
잔치국수부터 떡볶이, 떡국까지… 만능육수 대표주자
진하게 우려낸 멸치 육수는 어떤 요리를 해도 잘 어울린다. 예전 어머니들은 냉장고 한 켠에 진한 멸치육수를 상비약 마냥 보관해두고는 했다. 멸치뿐만 아니라 대파, 양파, 디포리, 건새우 등 다양한 재료를 섞으면 더욱 깊은 맛을 만들어낸다.
01_기본 중의 기본! 멸치육수
국과 찌개를 즐겨먹는 집은 떨어뜨리지 않고 멸치육수 만들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멸치육수를 비린내 없이, 몇 가지 채소들과 함께 내는 방법을 배워보자.
국과 찌개를 끓이려는데 육수가 상비되어 있지 않다면 요리의 시간은 배로 늘어난다. 냄비에 멸치 몇 개만 띄우고 즉석에서 만들 수도 있지만 깊은 맛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멸치육수 만들기는 많은 양으로 끓여야 깊고 진한 맛이 난다.
멸치육수 내는 법은 집집마다, 혹은 가지고 있는 재료의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멸치만 넣고 깔끔하게 끓이기도 하고, 다양한 채소나 건어물을 함께 넣어서 우리기도 한다.
자세한 재료들과 육수 내는 방법을 알아보자.
재료: 물 3리터, 멸치 2컵, 마른 새우 1/2컵, 다시마 1장, 무 한 토막, 양파 반 개, 파뿌리 2개, 양파껍질 3~4장
1. 마른 멸치
국물용 멸치는 똥과 내장만 빼고 머리까지 모두 사용한다. 멸치의 등과 배부분을 꾹 눌러서 배 부분의 내장만 떼어내면 된다. 머리가 떨어져 나오더라도 함께 넣고 육수를 우릴 때 쓴다.
2. 무
무는 국물의 시원한 맛을 내는데 필요하다. 무를 멸치육수 내는 법에 사용하려면 가로세로 두세 번씩 칼집을 내주면 무즙을 더 빨리, 많이 뺄 수 있다.
3. 건새우
건새우는 용도에 따라 넣기도 하고 넣지 않기도 한다. 건새우를 넣으면 국물의 맛이 달근하다. 많은 양을 넣지 않아도 된다.
4. 건 다시마
마른 다시마는 국물의 감칠맛을 내어주는데 역시 양쪽으로 칼집을 내주면 맛있는 맛이 더 잘 빠져 나온다.
5. 양파와 양파껍질
양파는 멸치육수에 단맛과 시원한 맛을 주며 양파껍질은 멸치육수 만들기를 할 때 나오는 거품과 찌꺼기들을 흡착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양파껍질은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후 사용하는데, 이렇게 육수 낼 때 사용하면 양파껍질의 좋은 성분까지 섭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리고, 양파껍질을 넣고 멸치육수를 내면 국물 색도 진해진다.
6. 파뿌리
파뿌리는 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 넣어도 상관 없다. 대파를 손질할 때 솔로 뿌리쪽을 깨끗이 씻어서 말려두었다가 냉동 보관해서 사용하면 된다. 파뿌리는 대추나 생강 등을 넣고 차를 끓일 때 함께 넣어도 좋다.
이 외에도 디포리나, 황태머리, 마른 표고버섯, 대파 흰 부분(파란 부분은 진액이 나온다) 등을 넣고 멸치육수 만들기도 한다. 멸치와 다시마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다른 재료는 있는 대로 활용하면 된다.
멸치육수를 비린내 없이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들을 한번 볶아주면 된다. 멸치와 건새우는 마른 팬에 가볍게 볶아서 사용한다. 볶은 멸치는 채망에 올려서 툭툭, 두어 번 치면 자잘한 부스러기들이 떨어져서 깔끔한 멸치육수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재료와 찬물을 함께 넣고 끓인다. 다시망을 사용하면 건져낼 때 한결 깔끔하겠지만, 재료들이 물속을 왔다 갔다 하면서 끓을 수 있도록 그냥 넣는 것도 좋다.
처음의 가스불은 강불로 한다. 육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다시마는 건져낸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진액이 나와 미끌미끌해지므로 끓기 시작하면 건져내 주어야 한다.
다시마를 건져낸 후 중약불로 줄여서 끓인다. 15분 후 거품을 떠내고 양파껍질도 함께 건져낸다. 양파껍질은 오래 끓이면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중간에 거품을 건져내면서 함께 건져내는 편이 좋다.
약불로 줄여서 10분가량 더 끓이고, 뚜껑을 덮어 약 20분간 그대로 우려낸다. 뜸을 들이는 시간 동안 무와 채소들이 냄비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더 진한 육수가 된다. 육수가 식으면 건더기를 건져내고 병이나 용기에 옮겨 담는다.
걸리는 시간은 물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물 양 대비 멸치나 채소의 양이 많아지면 육수는 진해지고, 멸치의 양이 적으면 가볍고 옅은 육수가 된다.
만든 육수는 완전히 식으면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해두면 열흘 가량은 두고 쓸 수 있다.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집이라면 얼음 큐브에 얼려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사용해도 좋다.
02_멸치 육수 제대로 맛내고 다양하게 활용하기
멸치가 ‘재패니즈 앤초비(Japanese Anchovy)’라는 이름을 가진 것처럼, 멸치로 육수를 내서 음식에 이용한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육수에 사용하는 것은 국물용 멸치로 크기가 큰 대멸과 중간 크기의 중멸이다.
근해에서 잡는 멸치는 잡자마자 삶아서 말리는데, 표면에 은빛 비늘이 있고 모양이 일정하게 반듯한 것보다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것이 냉동하지 않은 자연산이다.
오래된 것은 색이 검고 표면에 기름기가 배어 나와 육수로 사용하면 비린 맛이 난다. 멸치 육수는 비린 맛이 나지 않게 조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보관해둔 멸치를 마른 팬에 볶거나 전자레인지에서 수분을 날린 후 요리하는 것이 좋다.
멸치 육수를 낼 때, 밴댕이를 말린 디포리와 함께 쓰면 감칠맛이 깊고 맛이 풍부한 육수를 만들 수 있다.
재료: 멸치 20g, 디포리 10g, 물 3L, 양파 1/2개, 대파 2대, 다시마(10×10cm) 1장, 말린 고추 2개, 청주 2큰술, 통후추 1큰술
만드는 법
-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디포리와 함께 키친타월을 깐 접시에 담아 전자레인지에서 40초 정도 돌린다.
- 파는 뿌리까지 깨끗이 씻어 준비하고 다시마는 표면을 젖은 행주로 닦는다. 양파와 말린 고추는 반으로 갈라 준비한다.
- 냄비에 멸치, 디포리 등 준비한 재료를 넣고 물을 부은 후 강한불에 끓인다.
- 육수가 끓어오르면 다시마를 건지고 거품을 걷어내고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30분 정도 끓인다.
- 충분히 우러난 육수는 재료를 건져내고 한김 식힌 뒤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1. 묵사발
후루룩 즐기기 좋은 별미, 묵사발. 진한 맛의 고기 국물 대신 깔끔한 멸치로 육수를 내어 만들어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추위는 차가운 것으로 다스려보자. 새콤달콤한 맛이 매력인 묵사발을 시원하게 즐겨보자.
재료: 도토리묵 1모, 멸치 육수 3컵, 간장·식초 1큰술씩, 설탕 1/2큰술, 참기름·소금 적당량씩
고명 재료: 배추김치 2줄기, 참기름·설탕 1작은술씩, 김 1장, 오이 1/2개, 대파 약간
만드는 법
- 멸치 육수에 간장, 설탕, 식초,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냉동실에 넣어 차게 한다.
- 도토리묵은 가늘게 채 썰어 참기름과 소금으로 버무린다.
- 고명을 만든다. 김치는 속을 털어내고 가늘게 채 썰어 참기름과 설탕으로 버무린다. 오이는 돌려 깎아 채 썰고, 김은 가늘게 썰고, 대파는 송송 썬다.
- 그릇에 묵을 담고 고명을 올린 후 냉동실에 보관한 육수를 부어 완성한다.
2. 온면
고소하고 담백한 메밀면으로 만든, 겨울철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온면이다. 면으로 즐기는 따뜻한 육수는 뭐니 뭐니 해도 깔끔한 맛의 멸치 육수가 제일이다. 쇠고기 장조림을 얹은 의령 소바를 응용한 것인데, 깔끔한 육수에 짭조름한 장조림과 함께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재료: 메밀면 160g, 멸치 육수 5컵, 숙주 50g, 대파 1대, 장조림 100g
만드는 법
- 메밀면은 물을 넉넉하게 부어 삶는다.
- 멸치 육수는 소금으로 간을 한 뒤 끓이고, 숙주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 대파는 송송 썰고 장조림 고기는 결대로 먹기 좋게 찢는다.
- 삶은 면을 그릇에 담고 뜨거운 멸치 육수를 부은 뒤 고명으로 숙주와 장조림, 송송 썬 대파를 올려 완성한다.
03_뜨끈뜨끈 잔치국수 만들기
간단해 보이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잔칫집에서 꼭 빠지지 않을 것만 같은 정겨운 이름의 국수. 그만큼 먹기도, 만들기도 부담이 없다. 잘게 썬 재료들을 척척 올리면 이것만큼 좋은 한끼 식사가 없다.
재료: 소면, 애호박1/2개 당근 1/3개, 양파 1/2개, 계란 2개, 다진 김치, 김가루 약간, 소금 1큰술, 멸치 육수
양념장 재료: 간장 1큰술, 다진파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깨1큰술, 참기름 1큰술, 다진마늘 1큰술
- 양파, 당근, 애호박은 채를 썬다.
-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 물 2L로 멸치 육수를 낸다.
-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여 풀어서 계란물을 만든다.
-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계란 지단을 만든다.
- 계란지단은 채 썰어 준비한다.
- 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간을 하면서 양파, 당근, 애호박을 볶는다.
- 끓는 물에 소금 반 큰술을 넣고 소면을 삶아준다.
- 익힌 소면은 찬물에 전분기가 사라지도록 깨끗하게 씻어준다.
- 그릇에 면과 그 위에 고명들을 올려준다.
- 육수를 부어주고 양념장을 곁들이면 완성.
Part 2
고기육수는 진리!
미리 끓이지 않아도 OK! 재료 자체에서 우러나는 감칠맛
육수 끓이는 일이 번거롭고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잘 끓인 육수의 감칠맛은 그 어떤 조미료도 따라올 수 없다. 쇠고기, 닭고기, 채소, 가쓰오부시 등으로 감칠맛이 제대로 나는 육수 비법부터 다양한 요리로 활용 가능한 레시피까지 알차게 모았다. 추운 날씨를 포근하게 달래줄 육수 한번 제대로 우려내보자.
01_감칠맛의 주인공! 쇠고기 육수
한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쇠고기 육수다. 쇠고기에 물을 붓고 가열하면 수분과 지방이 제거된다. 그리고 당분이 캐러멜화되면서 단맛이 응축된다. 이것이 쇠고기육수가 가진 감칠맛의 정체다.
보통 쇠고기 육수에는 양지머리를 사용하는데 소의 목에서 갈비에 이르는 부분으로, 운동량이 많아 근섬유와 지방이 골고루 있다. 좋은 육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쇠고기의 핏물을 잘 빼고, 뭉근한 불에 오래 끓이고, 적당한 향신채를 넣어 냄새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파, 양파 등 채소를 넣으면 부패되기 쉬우므로 오랫동안 보관할 경우에는 양지머리에 다시마, 표고버섯과 표고버섯 불린 물만 넣고 끓인다.
핏물 뺀 쇠고기를 물에 넣어 센 불에서 끓이다가 사방 2cm 정도 익었을 때, 다시마와 표고버섯, 표고 불린 물을 넣고 30분 정도 끓여 한 김 식힌 후 냉장 보관한다.
재료: 양지머리 600g, 물 3L, 무 300g, 양파 1/2개, 대파 2대, 말린 고추 1개, 생강 1톨, 다시마(5X5cm) 3장, 말린 표고버섯 4장, 표고버섯 불린 물 1L, 통후추 1작은술
만드는 법
- 쇠고기는 큼직하게 잘라 찬물에 한 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 무와 양파는 깨끗이 손질해서 큼직하게 잘라놓고, 대파는 뿌리까지 깨끗이 씻어 준비한다. 생강은 껍질을 벗겨 편으로 썰고, 말린 고추는 큼직하게 썰어 씨를 제거한다.
- 다시마와 말린 표고버섯은 먼지를 털어내고 각각 500mL의 물에 30분 이상 불린다.
- 핏물을 뺀 쇠고기에 물을 넣어 강한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중간불로 줄이고 거품을 걷어내면서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 ④에 무, 양파, 대파 등 준비한 재료와 통후추, 다시마와 다시마 불린 물, 표고버섯과 표고버섯 불린 물을 넣고 30분 정도 더 끓인다.
- 면보에 밭쳐 육수를 거른 후 한김 식혀 하얗게 굳은 기름기를 제거하고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1. 김치말이밥
북한 지역에서 즐겨 먹던 요리다. 쇠고기 육수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동치미 국물과 섞어 국수를 말면 냉면이, 김치국물과 섞어 밥에 말고 배와 김치 등을 고명으로 올리면 김치말이밥이 된다. 한겨울 야식으로 즐겨먹던 메뉴이기도 하다.
재료: 밥 2공기, 김치국물·쇠고기 육수 1컵씩, 설탕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대파·통깨 약간씩
고명 재료: 배 1/4개, 배추김치·무김치 적당량씩, 양지머리 편육 2쪽, 생 목이버섯1장, 대파·참기름·간장 약간씩
만드는 법
-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미리 퍼서 한 김 식힌다.
- 식혀서 차게 보관한 쇠고기육수와 김치국물, 설탕을 잘 섞는다.
- 고명을 만든다. 배와 무김치는 채 썰고, 배추김치와 양지머리 편육은 한 입 크기로 납작하게 썬다. 생 목이버섯은 채 썬 후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살짝 볶는다.
- 그릇에 밥을 담고 만들어둔 육수 ②를 부은 후 고명을 올리고 송송 썬 대파,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2. 두부전골
잘 끓인 전골 하나면 다른 반찬 없이도 한끼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따뜻한 국물이 간절히 생각나는 겨울날 쇠고기 육수로 깊은 감칠맛이 나는 두부전골을 준비했다.
재료: 쇠고기 육수 2컵, 두부 200g, 다진 쇠고기·무·당근·양파·미나리 50g씩, 숙주 100g, 말린 표고버섯4장, 달걀 1개, 양지머리 편육 적당량, 소금·후춧가루·녹말가루·식용유 약간씩
쇠고기·표고 양념 재료: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 두부는 길이 3cm, 폭 2.5cm, 두께 0.7cm 정도로 썰어 소금을 약간 뿌려 물기를 거둔 후 겉면에 녹말가루를 묻혀 식용유에 지진다.
- 육수를 우려낸 양지머리는 얇게 썰거나 결대로 찢는다.
- 볼에 쇠고기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는다.
- 다진 쇠고기에 준비한 양념의 절반 분량을 넣고 잘 주무른다.
-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채로 썰어 나머지 양념을 넣고 잘 버무린다.
- 무와 당근은 5cm 길이로 납작하게 채 썬다. 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떼고 소금물에 데쳐 소금과 후춧가루, 참기름을 넣어 무친다.
- 양파는 길이대로 채 썰고, 미나리는 잎을 떼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군다.
- 식용유에 지진 두부에 ③의 양념한 고기를 얇게 펴고 지진 두부로 덮은 다음 미나리로 가운데를 묶는다.
- 전골틀 또는 냄비에 준비한 채소와 양지머리 편육, 고기를 채운 두부를 돌려 담고 쇠고기 육수를 부어 한소끔 끓인다.
02_달큰 고소한 소고기무국
시원한 계절의 무와 달근한 대파가 들어간 소고기무국. 이만한 국물 요리가 없다. 고춧가루를 넣고 칼칼하게 끓이는 것도 좋지만 아이와 함께, 혹은 어른들 대접하기엔 역시 맑은 국이 좋다.
소고기와 무, 그리고 대파가 내는 시원하고 구수한 맛, 재료는 심플하다. 그렇다고 진하거나 자극적인 양념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 맛의 깊이는 참으로 깊다. 밥을 말아 김치 얹어 훌훌 마시듯 먹으면 고깃국이라 그런지 속도 든든해진다.
재료: 소고기 270g, 작은 무 1/3개, 대파 1대, 멸치 다시마 육수 8.5컵 1700ml, 참기름 2, 국간장 1, 소금 0.5, 다진 마늘 1
소고기 밑간: 참기름 1, 국간장 1, 후춧가루
- 소고기 국거리는 핏물을 닦아내고 참기름, 국간장, 후춧가루로 조물조물 밑간 해둔다.
- 무는 나박나박하게 썰고, 대파는 길쭉하게 어슷 썰었다.
- 약불로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고기의 겉면이 하얗게 익도록 볶는다. 소고기는 겉만 익도록 볶아야 질기지 않고, 맛있는 육즙도 국물에 배어 나온다.
- 무를 넣고 함께 볶는다.
- 무가 오일에 어우러지면 육수를 붓고 뚜껑을 덮어 중약불로 끓인다. 소고기와 무에서 맛있는 국물이 나오니 굳이 육수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 무가 투명하게 익고 고기에서 국물이 우러나올 때까지 뚜껑 덮고 중약불로 끓인다.
-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국간장만으로 간을 하면 국물이 탁해지므로 국간장과 소금으로 같이 한다.
- 다진 마늘 1스푼을 넣는다.
- 대파를 넣고 더 끓이면 완성된다.
03_천 개의 잎사귀에 마음을 담다… 밀푀유나베
만들기도 간단하고 맛과 담음새까지 좋은 밀푀유나베. 밀푀유나베는 프랑스어로 ‘천 개의 잎사귀’라는 밀푀유와 일본식 국물 냄비요리인 나베를 뜻한다. 겹겹이 쌓인 채소와 고기가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아서 손님 초대용 음식으로 준비하셔도 좋다.
재료: 한우 불고기용 300g, 알배추 1포기, 깻잎 200g, 청경채 200g, 만가닥버섯 100g, 팽이버섯 50g, 표고버섯 3개
육수: 물 6컵, 멸치 10마리, 다시마 3조각, 무 50g, 표고버섯 밑동 3개, 국간장 1/2큰술, 소금 조금
폰즈소스: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올리고당 1/2큰술, 설탕 1큰술, 다진양파 1큰술
- 냄비에 육수재료를 모두 넣고 10분간 끓이다 다시마를 건져낸 후 10분 가량 더 끓여서 육수를 만들고 간장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춰 준다.
- 전골 냄비에 청경채를 깔아주신 후 잘라 놓은 배추와 고기를 겹겹이 담아준다.
- 마지막으로 버섯를 넣고 육수를 냄비의 2/3정도가 올라오도록 넣은 후 배추와 고기가 익을 때까지 끓여 준다.
- 폰즈소스에 고기와 채소를 찍어 먹는다. 취향에 따라 스윗트 칠리소스와 함께 먹어도 잘 어울린다.
Part 3
비건 요리의 기본, 채수
채소로 육수를 낸다? 달큰하고 깊은 맛 자랑하는 채수
육수는 고기나 해물로만 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자. 채식주의자들도 멸치, 고기육수 못지 않은 건강하고 담백한 채수로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냉장고 속에 남은 어떤 채소든 재료로 활용이 가능하니 더더욱 좋을 수 없다. 채수 제대로 만드는 방법부터, 이것도 저것도 싫은 이들을 위한 시판 육수 활용법까지 소개한다.
01_<윤스테이> 속 비건 요리 따라잡기! 채수 만드는 법
지난 해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 TVN <윤스테이>에서 선보인 비건 요리가 화제가 됐었다. 그 중에서도 부주방장 역할을 맡은 배우 박서준이 각종 채소를 넣고 우려낸 ‘채수’를 만들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채수는 비건 요리의 기본이자 깊은 맛을 책임지는 일등공신이다. 복잡할 것 없이 남은 자투리 채소를 한데 모아 푹 끓여보자.
<윤스테이> 속 궁중떡볶이를 만들거나 수프 등 국물요리를 조리할 때 쓰면 감칠맛이 훨씬 좋아진다.
재료: 당근·양파·대파 1/2개씩, 셀러리 1대, 양송이버섯 4개, 마늘 2개, 월계수잎 4장, 통후추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물 1L
만드는 법
1 당근과 양파, 대파, 셀러리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썬다. 양송이버섯은 2등분한다.
2 냄비에 모든 재료를 넣고 채수가 우러나올 때까지 끓인다. 채수만 거른 뒤 한 김 식혀 냉장 또는 냉동 보관 한다.
02_춥고 오슬오슬한 날엔 청양버섯탕
기온이 뚝 떨어지니 몸이 움츠러들면서 마음까지 스산해지는 기분이다. 이럴 때는 얼큰한 국물이 있는 탕을 먹고 속부터 훈훈하게 데워 땀을 좀 내고 나면 몸이 개운해진다.
요즘 같은 날에는 저녁밥상 차림을 조금 매콤하게 맛 내보자. 가슴 속 답답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것도 좋지만, 매운 맛으로 속을 확 풀어주는 음식 한 가지가 위안이 되기도 한다.
재료: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목이버섯, 청경채, 브로콜리, 당근, 호박, 고수 , 감자전분
얼큰한 국물: 마른 다시마, 마른 표고, 통생강, 청양고추, 집간장, 소금
만드는 법
1 마른 다시마 2장 마른 표고 3개, 통 생강 한쪽을 넣고 10분간 끓인다. 다시마를 건져내고 집간장 3스푼을 넣어 다시 한소끔 끓인다. (이때 기호에 따라 무, 양파, 흰 파뿌리 등을 넣어도 좋다)
2 청양고추 3개를 반으로 잘라 씨를 털어내고, 잘게 다진다. 통 생강 반쪽도 다진다.
3 다진 청양고추와 생강에 오일을 넉넉히 부어 볶는다. 씹히는 게 싫다면 충분히 볶은 후 오일만 사용하면 된다. 탕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강하지 않으므로 그대로 넣어도 상관없다.
4 고추 생강 기름에 준비된 야채들을 넣어 볶는다. 채수를 한 국자 정도 넣어 함께 볶는다.
5 볶은 야채와 준비된 국물을 함께 넣고 은근한 불로 끓인다
6 재료가 속까지 다 익으면 전분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하고,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한다.
채식인들은 탕이나 찌개, 국물이 들어간 요리를 할 때 육수 대신 채수를 만들어 사용한다. 육수나 멸치 국물 못지않은 영양과 맛을 내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마른 표고와 다시마를 10분 정도 끓이면 아주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맛을 낼 수 있다.
다시마의 미끈거리는 성분 알긴산은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효능이 뛰어나지만, 다른 재료들의 유용한 영양성분도 함께 배설시키므로 10분 정도만 끓인 후 건져내는 것이 좋다.
채소의 영양은 육수처럼 오랜 시간 고아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맑게 조리하는 것이 좋다. 기호에 따라 무, 양파 등의 다른 채소들을 더 넣는다. 만약 초기 감기 증상이 있다면 흰 파뿌리를 넣으면 좋다.
한방에서 고추는 번초 (蕃椒)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식욕부진을 다스리고 추위를 물리치는 작용을 한다. 이것은 고추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감각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속이 미식거리면서 체한 기분이 들 때, 구토가 나거나 설사를 할 때도 효과가 있다.
다만 많이 먹으면 자극성이 있는 캡사이신 성분 때문에 위염이나 장염 등을 오히려 유발하기도 하니 위장점막이 약한 분들이나 지나치게 열이 많은 분들은 주의하자.
생강은 장점막을 따뜻하게 만들고 위액분비를 자극하여 소화를 촉진시키고 살균해독작용이 뛰어나다. 또한 혈관운동둥추와 호흡중추를 흥분시켜 몸에서 따뜻하게 열을 내도록 한다. 우리의 전통음식 가운데 생강과 고추를 활용한 요리들이 다양하게 발달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계피, 후추, 산초, 마늘, 양파 등의 향신성분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재료들이므로, 기호에 따라 넣어 먹으면 좋다. 청양버섯탕에 두부나 흰 가래떡을 썰어 넣어도 좋고, 쌀국수나 수제비를 띄워 먹으면 이색적인 요리가 된다.
걸쭉하면서 얼큰한 탕을 먹고 나면 콧등부터 땀이 촉촉하게 배어나오면서 온 몸이 따뜻해진다. 몸이 노곤노곤해지면서 마음까지 이완되어 깊이 숙면을 취하게 되니 이맘때, 좋은 벗 못지않은 정겨운 요리라 부르면 좋겠다.
03_서양식 육수의 비법! Stock Base
고기와 채소에 소금과 향신료 등을 넣어 끓인 서양식 육수를 고체 형태로 만든 시판 스톡. 이 스톡만 있으면 요리 초보도 서양식 요리 하나쯤은 거뜬하게 만들 수 있다.
Part 1_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일품, Chicken Stock
치킨 스톡은 기본적으로 닭의 고기나 뼈에 소금과 양파, 파슬리, 마늘, 당근 등의 채소, 허브나 스파이스 등 향신료를 넣어 2~3시간 정도 끓여낸 육수다. 이를 고체형태나 가루로 만든 시판 치킨 스톡은 끓는 물에 넣으면 바로 닭 육수가 완성되는 제품이다.
수프나 시원한 육수를 즐길수 있는 누들 요리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최근 식재료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조합(GMO)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 등도 출시하고 있으니 재료를 꼼꼼히 체크한 뒤 구입한다.
시판 제품마다 1큐브당 사용하는 물의 양이 다르므로 사용법을 확인한 뒤 요리 할 것.
1. 해물완탕
재료: 치킨 스톡 4개, 물 10컵, 완탕용 만두 2팩, 청경채 6개
만드는 법
- 치킨 스톡을 물 1컵에 넣어 고루 푼다. 청경채는 깨끗이 씻어 2등분한다.
- 냄비에 남은 분량의 물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①과 완탕용 만두를 넣고 끓인다.
- 완탕용 만두가 익으면 꺼내어 그릇에 담아 낸다.
2. 현미잠발라야
재료: 셀러리 1대, 청·홍피망 1개씩, 양파 1/2개, 토마토 2개, 소시지 150g, 닭 가슴살 2덩어리, 다진 마늘 2큰술, 현미 2컵, 치킨 스톡 2개, 물 5컵, 올리브유 5큰술, 토마토 소스 1/2컵, 굵은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 깨끗이 씻은 토마토는 십자로 칼집을 낸 후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겨 씨를 제거해 굵게 다진다.
- 셀러리, 피망, 양파는 모두 사방 0.5cm로 다진다.
- 소시지는 어슷하게 썰고 닭 가슴살도 굵게 썬다. 현미는 씻어서 불린다.
- 달군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②와 ③, 다진 마늘을 넣어 볶는다.
- 채소가 익으면 치킨 스톡과 물, 굵은 후춧가루를 넣고 밥을 짓는다.
- 현미가 반 정도 익으면 토마토와 토마토 소스를 넣고 골고루 익혀 완성한다.
3. 치킨누들수프
재료: 닭 가슴살 4덩어리, 당근 1/2개, 파 1대, 달걀면 4개, 유기농 치킨 스톡 9큰술, 물 12컵,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 닭 가슴살은 반으로 포를 뜬 후 채 썬다.
- 당근은 채 썰고, 파는 송송 썬다.
- 냄비에 분량의 물과 닭 가슴살, 당근을 넣고 끓인다.
- 닭 가슴살이 익으면 치킨 스톡을 푼 후 달걀면을 넣고 2분 정도 끓인다. 파와 후춧가루를 뿌려 낸다.
Part 2_채소의 가벼운 맛과 향이 담긴 VEGETABLE STOCK
당근과 파슬리, 셀러리나 배추, 감자, 파프리카 등 각종 채소에 강황이나 너트멕 등 향신료를 넣어 끓인 육수를 고체로 만든 제품이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요리에 채소 육수를 많이 사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제품도 나와 눈길을 끈다.
채소 스톡은 채소 특유의 달큼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데, 필라프나 리소토 만들 때 물 대신 넣거나 일반적인 국물 요리에 사용한다. 시판 제품마다 사용하는 채소의 종류, 소금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에 구입 전 체크는 필수다.
1. 소시지 & 새우 검보
재료: 터키 소시지 200g, 냉동 새우(작은 것) 20마리, 양파 2개, 청·홍피망 1개씩, 오크라 100g, 할라페뇨 4개, 토마토 통조림 1컵, 브라운루 3/4컵, 물 5컵, 채소 스톡 4개, 소금 약간, 굵은 후춧가루 1/2작은술, 말린 타임 2작은술, 파슬리 잎 약간
만드는 법
- 터키 소시지는 어슷하게 썰고, 새우는 껍질을 벗겨 손질한다.
- 양파와 씨를 제거한 피망은 사방 0.5cm크기로 깍둑 썰고 할라페뇨는 송송 썬다.
- 달군 프라이팬에 소시지를 넣고 5분 정도 볶다가 ②와 오크라를 넣어 볶는다.
- 양파가 투명해지면 소금, 후춧가루, 말린 타임, 브라운루를 넣고 볶아 부드러워지면 토마토 통조림, 채소 스톡과 물을 넣는다.
- 10분 정도 끓이다 새우를 넣고 3분 정도 더 끓인 후 굵게 썬 파슬리 잎을 뿌려 낸다.
2. 아이리시 스튜
재료: 돼지고기 등심 500g, 감자 4개, 양파 1개, 말린 타임 가루 1/4작은술, 월계수 잎 2장, 물 5컵, 채소 스톡 2개, 굵은 후춧가루·파슬리 잎 약간씩
만드는 법
- 돼지고기와 껍질 벗긴 감자는 2cm폭으로 썰고, 양파는 도톰하게 채 썬다.
- 냄비에 ①을 담고 말린 타임 가루와 월계수 잎, 굵은 후춧가루를 뿌린다.
- 분량의 물에 채소 스톡을 푼 후 ②에 넣고 끓인다.
-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고기가 푹 익도록 30분 정도 약한 불에서 더 끓인다.
- 고기가 모두 익으면 파슬리 잎을 뿌려 낸다.
3. 클램차우더
재료: 모시조개 200g, 양파 1/4개, 감자 1개, 베이컨 4줄, 셀러리 1대, 하프크림 2컵, 물 2 1/2컵, 채소 스톡 1개, 후춧가루·올리브유 약간씩
만드는 법
-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해감한다.
- 양파, 감자, 셀러리는 모두 깨끗이 씻어 사방 1cm크기로 썰고, 베이컨도 굵게 썬다.
- 냄비에 분량의 물과 모시조개를 넣고 끓이다 조개 입이 벌어지면 살을 발라내고 육수는 체에 거른다.
- 달군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②를 볶다가 겉면이 노릇해지면 ③의 육수를 부어 끓인다.
- 감자가 익으면 채소 스톡을 풀고 하프크림을 넣어 한소끔 끓인 후 후춧가루로 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