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축복… 부부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편, 내 생애 최고의 베스트 프렌드
평생을 다른 환경에서 살아 왔던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고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것을 우리는 ‘부부가 된다’라고 표현한다. 어떤 관계에서나 그러하듯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도 갈등이 존재한다. 365일을 평생 붙어 사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5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내 생애 최고의 베스트 프렌드 부부가 서로 더 사랑할 수 있는 지혜와 방법들을 배워보고 그 소중함을 되새겨보자. <구성/정리 김희라 기자>
Part 1
하나가 되다
부부사랑 한번 더 되새기는 의미 있는 날 만들기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 때로는 앙숙처럼 지내기도 하는 부부. 넘치는 사랑, 그리고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은 마음에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지만, 누구나 한 평생을 한결같이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쯤 조금은 소원해졌을 수도 있는 부부 사이를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 부부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지혜를 배워보자.
01_부부의 날, 좀 더 의미 있게 보내 볼까?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이 제정된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궈 나가는 데 있다. 핵가족 시대에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고령화 문제 등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의 날이 21일로 정해진 것은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위원회’가 지난 1995년부터 ‘건강한 부부와 행복 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표어 아래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가정의 달인 5월 21일에 부부의 날 행사를 개최해 온 것이 시초가 됐다.
부부의 날이 법정기념일이 된 것은 부부의 날위원회가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줄 것을 국회에 청원한 것이 지난 2003년 통과됐다. 그러나 부부의 날은 주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꽃배달 서비스 등 많은 업체에서 각종 서비스를 동원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돼 진정한 부부의 날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 남편이나 아내들도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부부의 날에 물질적·정신적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의 날을 그저 쉽고 빠르게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으로 때워 버리는 식의 행동으로 그 날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지는 않은 지 한 번 생각해 보고 ‘부부의 날을 좀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10계명’을 참고, 실천해보도록 하자.
아래의 10계명 중 한두 가지라도 서로에게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꼭 5월 21일이 아니라도 한번쯤은 해 볼만한 것들이다.
- 새로운 프로포즈로 서로를 감동시켜 보자
부부의 날은 둘(2)이 하나(1) 되는 날이다. 처음 둘이 하나 되기로 결정했던 그 사랑의 결실에 하나인 프로포즈를 새롭게 다시 한 번 해보자. 거창하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다시 태어나도 난 당신뿐이야’라는 말 한마디면 이게 프로포즈 이상 가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 부부가 함께 가정에서 식탁의 교제를 나눠보자
요리는 아내, 설거지는 남편 이렇게 오늘 하루만큼은 서로 도와가며 아름다운 둘만의 식탁의 교제를 나눠보자. 식탁에서만큼 서로 친밀해 질 수 있는 공간도 드물다.
- 부부가 서로 ‘미고사축 러브레터’를 전해보자
연애시절엔 연애편지를 쓰고 받는 것만으로도 그 마음의 감동은 억만금을 얻은 것보다 컸다. 특별한 날 문자메시지보다 직접 쓴 편지글로 서로에게 감동을 선물해 보자. 미고사축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축복해요)의 내용을 넣어 써본다면 감동과 함께 옛 추억의 설레임이라는 억만금짜리 선물을 주고받게 될 것이다.
- 부부의 날 남편은 처가에, 아내는 시댁에 안부를 여쭤보자
내 부모를 남편이 신경 써 준다면, 그것만큼 아내에게 고마운 것이 없다. 남편 또한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가장 마음 깊이 고마워 할 수 있는 일들은 생활 속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마음의 감동은 비싼 선물로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오늘은 날 잡고, 서로에 대한 칭찬보약을 자녀들 앞에서 선물해보자
칭찬은 귀로 듣는 보약이라고 했다. 특별한 날 원기회복을 위해 칭찬이란 보약을 서로에게 달여 먹여 보자. 둘만이 쑥스럽다면 자녀라는 관중을 두고 시도해 보자. 특히 자녀 앞에서 배우자를 칭찬하는 일은 가정이라는 톱니바퀴에 최고급 윤활유를 공급하는 것과도 같다.
- 오늘만큼은 내 아내, 내 남편의 이름을 불러보자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은 곧 그 사람을 결정지어 버린다. 누구 아빠, 누구 엄마가 아니라 오늘만큼은 연애시절처럼 다정하게 000 씨라고 남편과 아내의 이름을 불러보자. 이름 한번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에 따뜻한 설렘을 선물할 수 있게 된다.
- 첫 데이트 장소로 서로를 불러내 보자
첫 데이트 장소에서 예전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되살려 보자. 그 장소가 작은 분식집이어도 좋다. 첫 데이트 장소는 첫 추억의 장소다. 그 작은 분식집이 그날만큼은 궁궐에서의 하루만큼 황홀함을 선물할 것이다.
- 앨범 속으로 추억의 여행을 떠나보자
결혼 앨범, 첫 아이와 함께 찍은 가족 앨범 등 가족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함께 보며, 둘이 어떻게 하나되어 갔는지 그 추억의 공간으로 잠깐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보자. 그 여행은 수 천불짜리 해외여행의 감동을 능가한다.
- 꽃바구니 대신 서로에게 유머 꽃을 선물해 보자
꽃은 활짝 피었다 시간이 지나면 시들지만, 서로에게 전해주는 행복의 웃음꽃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다. 서로를 웃음짓게 하는 유쾌, 통쾌, 상쾌 유머 꽃을 선물해 행복의 주름을 만들어 보자.
- 서로 촛불 대화를 통해 마음속 여행을 떠나보자
촛불 밝힌 밤의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한다. ‘당신만 있어준다면’이란 노래처럼 서로 말로 하기 쑥스러운 내용들이 녹아 있는 음악이 깔린 상태라면 서로 함께 흥얼거려 보아도 그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촛불이 다 탈 때까지 서로의 대화에 귀 기울여 주자. 촛불 밝힌 하룻밤의 마음 속 대화 여행
02_행복한 부부, 괜찮은 남편
요즘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남편이 더 꼴 보기 싫어졌다는 호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스트레스로 잠재된 부부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사소한 말다툼이 갇힌 상태에서 끝장으로 치닫다 보니 중국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이혼율도 급증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선포한 직후부터 가정폭력 건수가 전년 대비 32%, 파리에서만 36%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전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듯 미국에서는 코로나이혼 (Covidivorce)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행복한 부부라도 작은 문제로 인해 부부갈등이 생길 수 있다. 건강한 부부는 그 문제를 고민하면서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한다. 문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를 때이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대화가 반복되면, 결국에는 서로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하게 되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 가정의 우선순위 정하기
결혼이 성립되면 연인은 남편과 아내가 되어 가정을 같이 이뤄간다. 가정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남자에서 남편으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 남편은 결혼 전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욕구 때문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결혼 전의 자유분방함에서 벗어나서 부부가 원하는 가정을 일구는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역할분담과 책임에 소홀히 할 때, 남편은 아내의 혹독한 잔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행동이나 취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유연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불필요한 부부 불화의 싹이 잉태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콜센터 고객센터 직원처럼, 아내의 민원 접수하기
문제가 제기되었다면, 아내의 고충과 민원을 접수해야 한다. “또 뭔데? 왜, 또?”라고 짜증스럽게 반응하지 않기 위해서, 밖에서 잘하듯이 가정에서도 콜센터 고객센터 직원처럼 응대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중한 고객처럼 아내의 불만을 잘 듣고서, “아내님! 이런 부분에서 많이 힘드셨군요”라고 아내의 고충을 먼저 말해주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태도가 부정적인 감정이 악화되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
아내의 민원은 남편인 내가 나서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그런 중요한 문제이다. 처리할 때 내 방식대로가 아니라 아내의 방식을 존중하고 아내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아내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아내가 원하는 사랑을 주는 일 처리 방식이 가정에서도 필요하겠다.
- 여전히 남아있는 좋은 것 볼 수 있는 안목 기르기
아내가 아무리 잔소리를 쏟아내도, 아내는 여전히 자신이 선택한 사랑스러운 아내라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결혼 프러포즈하실 때 어떤 마음이었던가? 뭐든지 다 해 줄 수 있겠다던 그 약속은 아마도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약속으로 인해 아내는 약속을 지켜달라는 권리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잔소리는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하고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관계를 개선하고 싶고,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는 절박한 신호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살면서 고마웠던 점, 연애했을 때의 설레는 감정을 기억의 보물창고에서 꺼내서, ‘그래도 이 여자와 결혼하길 잘했다’라고 음미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아내는 여전히 나에게 관심이 있는 좋은 사람임을 기억하고, 비난의 화살을 견디며 부부관계에서 여전히 좋은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 평상시 육아와 가사분담으로 부부관계의 긍정포인트 적립하기
바라만 보고 있어도, 옆에 있어만 줘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로 모든 것이 용서되는 혜택은 유효기간이 6개월뿐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슬슬 설거지부터 배우고, 쓰레기 분리수거, 빨래 널고 개기, 청소하고 정리하기 등의 집안일이 당연히 자신이 할 일이라는 현실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육아도 가끔 도울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해야 잘할 수 있다. 당연히 아빠가 해야 할 몫이 있다. 함께 고생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이런 수고들은 아내를 사랑하는 증거이자 부부 사이에 소소하고 고마운 추억이 되어 부부 불화로 인한 파경을 예방할 수 있는 예비자산이 될 수 있다.
- 부부는 끝이 나는 시한부 운명임을 받아들이기
부부들의 이혼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20년 이상 황혼부부의 이혼도 증가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시대적 변화의 도도한 흐름을 감지했다면, 대출연장심사를 받듯이, 매년 결혼유효기간을 연장 받는다는 생각으로 자신과 살아주는 아내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고마움을 수시로 말로 표현하며 아내를 소중히 대해주는 섬김의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사랑만 해줘도 부부의 시간은 부족하다.
아내를 먼저 배려해 줄 때, 사랑은 다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상대방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지 않을 때 결국 마지막 눈을 감을 때, 끝까지 내 곁을 지켜주며, 나의 죽음을 가장 슬퍼해줄 수 있는 고마운 사람이 내 아내가 될 수 있다.
- 따뜻한 말 한마디를 택배기사처럼 총알배송 시켜주기
아내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내는 남편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어 할까?
1번. 사랑해. – 당신 나 사랑해? 아내가 다그치듯 확인하기 전에 사랑의 마음이 변치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자.
2번. 고마워. – 아내가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임을 알려주자.
3번. 나 때문에 힘들지. – 아내의 노고를 인정해주자.
4번. 내가 잘못했어. – 빠른 인정이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된다.
5번. 그래도 당신이 최고야. – 아내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가가자.
남편에게 듣고 싶은 말은 용기가 필요한 말들이기에 다 아는 말이지만 말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아내가 힘들어할 때나 기념일에는 반드시 따뜻한 말 한마디를 묶음으로 총알배송 시켜주어야 한다. 평상시에 수시로 하면 더욱 좋다.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신혼 초의 마음을 기억하고, 가화만사성의 행복을 누리는 주인공이 되어보자.
03_부부 싸움의 기술, 싸움도 제대로 해라!
결혼생활 20년 이상의 황혼 이혼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5월을 의미 있게 보내 보자. 이혼의 가장 많은 사유가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며, 부부로 살면서 전혀 다툼 없이 살기란 하늘에서 별 따는 일처럼 어려운 일이다.
미국의 유명한 부부 상담 전문가인 존 고트만 박사는 “자신을 찾아온 부부가 이혼할지 계속 같이 살지는 처음 3분 동안 오가는 대화를 들어보면 대략 답이 나온다. ‘상대를 비난하고 빈정대는 말투로 시작하고 말을 받는 부부’는 같이 살기 어렵다”라고 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상대가 자신을 비난하면 당연히 방패를 들게 된다. 소극적으로는 이렇게 방어를 하지만, 점점 당하게 되면 방패와 창을 같이 들고 상대를 같이 공격하게 되는 법이다.
부부의 싸움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전쟁이다. 왜냐하면 서로가 서로의 급소를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를 어떻게 치면 상대에게 금세 분노의 불이 붙고, 이성을 잃고 길길이(?) 뛰기 시작하는지 아주 잘 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싸움이 잦아질수록 서로는 상대에게 더욱 잔인해진다. 이런 싸움을 거듭하다 보면 그야말로 결혼생활은 적과의 동침이 된다. 부부끼리 밥 먹으면서 대화를 하지 않는 이유가 ‘대화를 해봤자 결국 싸움이 되기 때문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끝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기엔 한계가 없는 현명함이 필요한 것이 바로 결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울까?
- 이기려고 싸우는 게 아니라 서로가 더 사이 좋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잘못 중 하나는 부부 싸움을 이기려고 하는 것인데, 부부 싸움의 목적은 승자를 가리거나 누가 옳고 더 똑똑한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더 사이가 좋아지기 위해 갈등을 해소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싸움이 시작되면 이기기 위해 상대의 말 속에 꼬투리를 잡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래서 상대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싸움이 시작되더라도 상대가 내 적이 아니라, 여전히 내 아군인 배우자라는 인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 평상심을 찾도록 애써야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심하게 다툴 때에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때문에 점점 불안정해지고, 이 때문에 상황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능력, 침착해지는 능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화가 너무 나면 일단 안정을 취해 심장박동수를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우리 너무 화가 나 있어 대화할 수가 없겠어. 그러니 좀 쉬었다 다시 이야기합시다”라고 한 템포 끊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잠시 밖으로 나가 심호흡하고, 걷다가 들어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반드시 다시 돌아와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싸움이 시작된 그 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
과거에 반복된 잘못이나, 상대방의 집안까지 끌어들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또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
- 가급적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무조건 싸움을 끝내기 위해 둘러대는 사람이 있는데 결국은 들통이 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혼에서 가장 소중한 신뢰를 잃게 된다. 특히 여자들은 직감이라는 감정적인 레이더가 강하고 어떤 일에도 진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부부는 정말 좋은 친구처럼 모든 것을 오픈할 수 있어야 하는 상대 아닌가? 프라이버시를 가지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숨겨야 할 비밀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다. 싸우되 잘 싸우자. 잘 싸우고, 잘 해결하는 부부가 참기만 하는 부부보다 건강하다.
Part 2
그대와 나만을 위한 시간
영화 한편, 책 한권으로 더 돈독해지는 부부사이… 부부도 데이트가 필요하다
바삐 살다 보면 서로에게 소홀해지고 감정이 건조해지기 마련이다. 평소에 속 마음이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면 이번 부부의 날을 핑계로 무심한 듯 책도 좋고, 선물하거나 함께 영화, 드라마를 시청해보자. 그 때 그 시절,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여러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공감하며 사랑 충만했던 때를 되새겨보자.
01_“부부끼리 뭔 데이트?” 손 내젓는 당신에게
한 공간에서 한 이불 덮고 지내다 보니 이젠 남자가 아니라 가족 같기만 하다. 그렇게 들뜨던 ‘데이트’라는 단어조차 낯설 정도로 익숙해진 우리 사이. 흔한 선물 대신 남편과의 데이트를 준비해보면 어떨까? 하루만 못 봐도 그립던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말이다.
- 특별하게 기억될 순간을 위해, 원성진&오새롬 부부
연애는 8년, 결혼한 지는 3년 됐어요. 친구의 친구로 시작해 초밀착 데이트부터 서로의 유학도 기다린 장거리 연애까지 10년 동안 안 해본 데이트 코스가 없고 서로 모르는 게 없을 만큼 베프 (단짝친구)예요. (웃음)
– 결혼 전 데이트에 비해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결혼하고 난 후 종일 붙어 있게 되면서 어느 날부턴가 ‘오늘 우리 뭐 할까’라고 말하게 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새로운 데이트를 생각해냈어요.
– 그게 뭔가요?
(남편) 함께 놀 친구들이요. 아내가 친구들 부부라며 함께 보자고 했죠.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내 친구들이 모두 제 친구들 같아서 요즘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홈파티를 하거나 같이 여행을 가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홈파티를 킨포크 게더링(Kinfolk Gathering)이라고들 하는데, 쉽게 보면 편한 친구들끼리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눠 먹고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 친구들과 모여 커플 데이트를 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아내) 친구들과 함께 데이트 한 후로 남편은 일주일에 한두 번쯤 ‘오늘은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라고 먼저 얘기를 꺼내요. 그럼 전 남편이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플레이팅도 하고 꽃도 꽂고, 남편이 좋아하는 음악도 틀며 기다리죠.
특별한 일을 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남편과 공유하는 시간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려고 해요. (웃음) 경상도 남자라 무뚝뚝한 면이 없지 않던 남편도 친구네 커플들을 보며 표현을 조금 더 자주, 많이 하게 됐어요.
– 우리 부부에게 데이트란?
(아내) 주말 오전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앉아 있는 그 순간이 서로에게 특별하게 기억된다면 그게 데이트인 것 같아요.
- 함께하면 좋으니까, 김진호&김민아 부부
(남편) 연애는 1년, 결혼한 지는 벌써 7년 됐네요. 유학생활 중 잠시 한국에 와 홍보대행사에서 인턴 생활을 했는데 그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어요. 한국에 있는 3개월간 매일 보다시피 하다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아내와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학생 때 결혼해 지금까지 7년을 아내이자 또 가장 친한 친구로, 동업하는 회사 동료로 함께 지내고 있어요.
– 결혼 전 데이트에 비해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아내) 연애할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어요. 그냥 데이트를 하러 갈 때 제 마음가짐과 옷차림이 좀 편해진 정도.(웃음) 트레이닝복 입고 영화 보러 가고 제일 못난 모습일 수 있는 미용실도 함께 갈 만큼 남편과 제일 친한 친구가 됐죠.
아! 결혼 후 가장 친한 친구들과 함께 가던 미용실을 남편과 가게 됐어요. 특히 머리 스타일을 바꾸거나 염색을 할 때면 꼭 남편에게 함께 가자고 해요. 남편은 제가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기도 하고, 또 제게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거든요. 남편이 ‘예쁘다’고 하면 어떤 스타일도 안심하고 시도할 수 있어요.
– 두 사람만의 데이트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남편) 두 사람 모두 패션사업을 하다 보니 집에서든 밖에서든 일에 관한 이야기만 하며 보낼 때가 많아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늘 함께 있는 탓에 흐트러진 모습도 자주 보이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두세 번은 ‘우리 데이트하자’고 먼저 얘기해요. 무슨 옷을 입을 건지 서로 봐주고, 오랜만에 같이 숍에 가서 단정하게 머리도 다듬고, 숍 근처 즐겨 가는 카페도 가며 연애 때처럼 종일 아내와 이곳저곳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함께 다니죠.
– 우리 부부에게 데이트란?
(아내) 남편이 데이트하러 가자고 하면 연애 때처럼 설레요. 그날만큼은 남편이 모든 것을 제 위주로 맞춰 주거든요. 오랜 시간 숍에 앉아 기다리고, 무작정 어딘가 가고 싶다는 말에 몇 시간씩 차를 운전하기도 하고요.
데이트 날만큼은 절대 일 얘기를 하지 않아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목적 없이 함께 있는 상대방에게 집중하죠. 그래서 데이트하는 날만큼은 남편에게 더 예뻐 보이고 싶어져서 준비가 길어져요.(웃음)
-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심승규&김은아 부부
(남편) 2010년 구정 연휴 첫날 소개팅으로 처음 만났어요. 창에 비친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했죠. 소개팅을 하는 상대가 ‘저 여성이었으면 좋겠다’ 했던 사람이 아내였고, 대화를 나눠보니 꿈꿔왔던 제 이상형이었어요. 그렇게 온 마음을 다해 사귄 지 1년 반 만에 결혼했고, 이제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어요.
– 결혼 전 데이트에 비해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아내) 남편과 달리 전 처음에 남편에게 시큰둥했었어요. 그런데 마음이 바뀐 결정적 순간이 있었죠. 화이트데이 날, 어디 가고 싶으냐는 남편의 질문에 ‘공항이요’라고 장난스레 한 제 말에 남편이 차를 돌려 공항으로 데려가더라고요.
드라마 보면 아무 준비 없이 공항에 가서 티켓 끊고 떠나잖아요. 그게 로망이었는데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었거든요. 그날 남편의 행동을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인 것 같아 연애를 결심했고, 결혼 후 정말 꿈꾸던 여행을 남편과 함께하게 됐어요.
(남편) 전 사전에 철저히 계획해 일정표에 따라 여행을 했었어요. 즉흥적으로 어디론가 떠난 적이 없었죠. 아내와 만나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고, 여행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즉흥적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 두 사람만의 데이트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아내) 저희는 여행이 곧 데이트였어요. 결혼 후 남편이 너무 바빠서 연애 때만큼 밖에서 함께 있지 못했어요. 저 역시 갑자기 일이 늘어나 지치기도 많이 지쳐 있었고요. 저희 둘 다 에너지가 고갈됐을 때 남편이 피렌체에 가서 한 달만 살고 오자는 제안을 했어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보고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피렌체 두오모 성당에 가보는 게 꿈이었다고요. 그렇게 시작된 피렌체 여행에서 남편과 한 달간 신혼생활을 마음껏 즐겼고, 일생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남았죠.
일어나서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모든 시간을 함께 하면서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게 됐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싫어하는지, 이전까지는 행동으로 감정을 파악했다면 여행 후에는 남편의 눈빛과 한숨만으로도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됐어요.
– 우리 부부에게 데이트란?
(남편) 일을 함께한 지난 2년간 서로의 일상은 모두 알게 됐지만, 각자의 생각들은 점점 공유하지 않게 됐거든요. 그래서 데이트할 때만큼은 서로의 기분과 감정에만 집중하려고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여행을 떠나요.
- 기쁨을 나누기 위해, 배병수&김은진 부부
(아내) 23살, 29살 때 회사 동료로 처음 만났어요. 입사한 날 남편을 보고 첫눈에 반해 4년간 쫓아다니다 27살에 결혼했죠.(웃음) 결혼해 함께한 시간이 올해로 18년이에요.
(남편) 절대 아내가 싫어서가 아니었어요.(웃음) 아내처럼 예쁜 사람이 절 좋아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놀랐던 것뿐이에요. 결혼 전 데이트에 비해 지금은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남편) 결혼 후 바로 허니문베이비를 얻게 돼 자연스레 셋이 함께하는 데이트가 됐어요. 딸과 아내, 다 함께 늘 붙어 다닌 탓에 어지간한 영화는 모두 봤을 정도죠.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아내도, 딸도 모두 힘들어하는 것 같아 집 근처 동방사회복지회에 봉사활동을 함께 가자 제안했어요.
– 함께 봉사활동이라니 멋지네요.
(아내) 가기 전에는 힘들었죠. 유일하게 늦잠 자는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청소하러 간다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봉사활동만 다녀오면 그 주 내내 행복했어요. 예쁜 아이들을 볼 수 있어서, 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살게 됐죠.
그리고 남편과도 사이가 더 좋아졌고요. 돌아오는 길에 함께 외식하고 주변 커피숍에 들어가 차 한 잔 더 마시며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를 나누는 게 일상이에요. 봉사활동 한 후로 일요일은 공식적으로 남편과 데이트하는 날이 됐어요.
– 두 사람만의 데이트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아내) 아이가 유학 간 뒤 한동안 제가 참 많이 힘들었어요. 잠도 못 자고, 아이 생각에 매일 울고,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았죠. 어느 날은 남편이 ‘이제부터 저녁 먹고 산책하자’고 하더군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날씨에 관계없이 두 손 꼭 잡고 집 근처를 두 시간씩 걷다 보니 집에 오면 피곤해 쉽게 잠들 수 있었죠. 남편 덕분에 건강도 좋아지고 집 근처 단골집도 늘어나면서 다시 연애하던 시절도 돌아간 것 같아 늘 행복해요.
- 부부가 함께 즐기기 좋은 영화, 드라마
연애시절 기분을 내고 싶다면 말 그대로 연애시절로 돌아가면 된다. 행동과 말투,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연애시절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자. 연애시절의 ‘나’로 돌아가 그 당시의 사건이나 경험들을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연애시절 보았던 영화를 시청해도 좋다. ‘누구 엄마’, ‘누구 아빠’와 같은 호칭 대신 연애했을 때 사용하던 정감 어린 서로의 애칭을 사용하면 연애시절처럼 알콩달콩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이터널 선샤인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조엘은 아픈 기억만을 지워준다는 라쿠나사를 찾아가 헤어진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한다. 기억이 사라져 갈수록 조엘은 사랑이 시작되던 순간, 행복한 기억들, 가슴 속에 각인된 추억들을 지우기 싫어지기만 하는데… 당신을 지우면 이 아픔도 사라질까? 사랑은 그렇게 다시 기억된다.
– 노팅힐
세계적인 스타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애나 스콧, 런던의 노팅 힐에서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남자 윌리엄 태커. 아주 평범한 사랑을 기다리는 그녀와 너무 특별한 사랑이 두려운 그의 꿈 같은 로맨스가 다시 시작된다! 여기 노팅 힐에서…
– 어바웃 타임
모태솔로 팀은 성인이 된 날, 아버지로부터 놀랄만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그것이 비록 히틀러를 죽이거나 여신과 뜨거운 사랑을 할 수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만들어 줄 순 있으리…
꿈을 위해 런던으로 간 팀은 우연히 만난 사랑스러운 여인 메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팀. 어설픈 대시, 어색한 웃음은 리와인드! 뜨거웠던 밤은 더욱 뜨겁게 리플레이! 꿈에 그리던 그녀와 매일매일 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사랑이 완벽해질수록 팀을 둘러싼 주변 상황들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어떠한 순간을 다시 살게 된다면, 과연 완벽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정말 결혼하면 다 이래?! 4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대한민국 보통 커플, 영민과 미영.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달콤한 신혼생활도 잠시. 사소한 오해와 마찰들이 생기며 결혼의 꿈은 하나 둘씩 깨지기 시작하는데… 이 결혼, 과연 잘 한 걸까?
도대체 말이 안 통하는 철부지 남편 영민, 사사건건 잔소리만 늘어가는 아내 미영.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상상하고 꿈꿔 온 결혼, 그 이상의 속 깊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 파도가 지나간 자리
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톰은 전쟁의 상처로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자벨에게 마음을 열고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으로 얻게 된 생명을 2번이나 잃게 되고 상심에 빠진다. 슬픔으로 가득했던 어느 날, 파도에 떠내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완벽한 가정을 이룬다. 그러나 수년 후 친엄마 한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가혹한 운명에 놓인 세 사람 앞에는 뜻하지 않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는데…
– 해피 이벤트
결혼은 사랑의 해피엔딩? 왜 아무도 경고하지 않았지? 사랑의 환상과 현실을 되짚는 트루 로맨스! 나, 바바라는 니콜라스를 사랑했다. 웃는 것만 봐도 심장이 벌렁거렸고, 눈빛만 봐도 자유로웠고,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말했다. “우리 아이를 갖고 싶어.”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그 날 이후, 난 여자에서 엄마가 되었다.
– 고백부부
네이버웹툰 ‘한번 더 해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고백부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부부 사이에는 오해와 갈등만이 계속된다. 결국 부부는 오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이라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그들은 20살 대학 시절 각자의 집에서 눈을 뜬다.
02_아내에게, 남편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4
부부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 네 권을 소개한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책 한 권을 해보자. 바빠서 생각지도, 읽을 엄두도 못 냈던 서로에게 여유를 선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게르트너 부부의 여행
여행을 좋아하는 게르트너 부부는 이번 여름에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캐러밴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두 가지 있다면, 지금 아내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진작가가 동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자기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아내 엘케의 천진한 표정과, 아내가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게 지켜보는 남편 로타어의 깊은 눈빛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아름다운 발트해 지역의 자연이 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두 부부의 잔잔한 일상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들이 담긴 이 사진집은 결국 그들의 마지막 여행 기록으로 남았다. 이 책은 치매 환자의 고통에 대한 책도, 눈물겨운 보살핌에 대한 책도 아니다.
작가는 두 부부의 일상 같은 여행을 담담하게 기록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평범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사진 한 장 한 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대부분 누구도 듣지 못한 채로 남아 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손 위에 포개지면, 그녀는 그의 손길을 느낀다. 그리고 여행이 시작된다. 여름모자를 쓰고, 짧은 휴식을 위해 하던 일을 멈춘다. 테이블 위에는 토마토가 놓여 있고, 태양은 그녀의 얼굴 위로 쏟아지고, 하늘엔 작은 구름들이 떠 있고, 무엇보다 신선한 공기가 있다. 모든 순간들이 사소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런 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원천이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이 무너져 내리고 시시각각 모든 것이 변해버리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우리에게는 이따금 기분 좋아지는 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짧더라도 말이다.”
- 부부 같이 사는 게 기적입니다
남녀는 결혼식만 올리면 바로 부부가 된다. 그렇다고 바로 좋은 남편, 좋은 아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는 아내를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고, 마찬가지로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서는 남편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혼에 대한 잘못된 믿음도 부부관계에 걸림돌이 된다. 우리는 흔히 ‘부부는 일심동체, 한마음’이라고 말하는데,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이는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기대’, 즉 환상일 뿐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인 부부는 ‘통하지 않는 게 정상’이다. 이처럼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다른 부부가 같이 사는 것이 오히려 기적이다.
30여 년간 부부상담을 경험한 저자는 상담실을 찾아온 부부들에게 이 얘기를 자주 한다. 부부는 일심동체가 될 필요도 없다. 이심이체로 살되 같은 삶의 목표 (goal)와 방향이 같으면 된다. 서로의 다름을 고치려고만 하지 말고 이해할수록 더 좋은 남편, 더 좋은 아내가 될 수 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매일 싸우고 소원하게 지내는 부부들이 많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말한다. “당신이 틀렸다”고, “당신이 덜떨어졌다”고., 그리고 “당신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과연 그럴까? 부부가 갈등하는 것은 서로 나쁜 사람이어서도, 잘못해서도 아니다. 다른 것을 다른 줄 몰라서 그렇다. 서로를 조금만 더 이해하고, 결혼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안다면, 모든 부부는 친밀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 지금 꼭 안아줄 것
2012년 봄, 저자 강남구의 아내는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고 혈액을 이식 받던 도중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집안일은 아내에게 맡겨두고 취재현장만 뛰어다니던 사회부 기자이자 뉴스앵커인 저자의 곁에는 다섯 살 어린 아들만 남은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지금의 행복을 흘려 보내지 않기로 결심하고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에게 못다 전한 사랑을 아이에게 실천해간다.
이미 KBS 인간극장 <사랑은 아직도>를 통해 아이와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일상이 소개되어 시청자들의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낸 바 있지만, 이 책에는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지난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한 남자가 극도의 절망과 상실감에서 벗어나는 과정뿐 아니라, 아내의 죽음의 원인을 밝히려는 남편의 힘겨운 싸움이 절절하게 기록되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을 이해시키며 아빠와 아이가 상처를 치유해가는 긴 시간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예전에 아내의 고운 머리카락은 단아한 분홍빛 한복과 무척 잘 어울렸다. 머리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 뒤로 넘기고 한 번 묶은 머리는 있는 그대로의 예쁜 머릿결을 드러내곤 했다. 이제 샴푸 향과 윤기가 가득했던 머리카락은 없었지만, 잠을 자고 있는 아내 얼굴은 여전히 예뻤다. 밀어버린 머리는 아내를 어른에서 아이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두상도 달걀처럼 동그랗고 사랑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사랑은 겉모습에 있지 않았다. 사랑은 기억과 감정 안에 담기기 때문에 겉모습이 아닌 함께한 시간만이 사랑의 깊이를 알게 해주었다. 그래서 눈가에 생긴 잔주름은 기억과 사랑의 증거였다. 주름 하나에 기억 하나였고, 주름의 깊이만큼 사랑이 깊어져 있었다. 사랑하면 아파하는 모습까지도 사랑하게 된다. 이제는 같은 공간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오늘부터 진짜부부
같이 벌고, 함께 생활하면 여유롭고 행복한 것이 정상이 아닌가? 그러나 결혼 후의 현실은 우리의 예상을 비껴간다. 요즘 부부들은 우리 부모 세대와 달리 남녀 구분 없이 같이 일하고, 같이 살림하고, 같이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한다.
문제는 우리가 ‘평등적 부부’의 모습을 지향하면서도 성 역할에 따라 역할을 구분하는 ‘전통적 부부’의 모습도 유지하는 것에 있다. 남편과 아내 두 사람 모두 일과 가정을 2인분씩 끌어안고 있으니 울트라 초특급 파워를 발사하기는커녕 둘 다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부부가 ‘일-가정-나’ 사이의 균형을 잡으며 행복하게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결혼 생활의 점검이 시급하다. ‘오늘부터 진짜 부부’에서는 아내와 남편이 슈퍼우먼, 슈퍼맨이 되지 않고도 좀 더 영리하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네이버 포스트 누적 조회 수가 2,000만에 달하는 스타 에디터 김아연과 박현규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한 권의 책을 썼다. 결혼 후에도 ‘나’를 지키며 살고 싶은 부부들에게 새로운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같이 벌고, 같이 집안일을 하고, 같이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니 일상이 달라졌어. 남편은 집안일과 육아를 함께하며 워킹맘인 나를, 나는 사회생활을 하며 워킹대디인 남편을 이해하게 됐어. 더 이상 “내가 더 힘드네, 네가 더 힘드네” 하고 싸울 일이 없더라. 역할을 공유하니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라는 결론이 나더라고. “우리 같이 힘을 합쳐 해 보자” 하고 서로를 토닥이게 됐지. 이게 다 평등적 부부가 된 덕분이야.”
Part 3
열심히 사랑하자
이 순간을 소중히… 열렬히 오래오래 사랑하는 법
뭐니뭐니 해도 건강해야 오래 사랑할 수 있다. 더 많이, 더 오래 사랑하기 위한 연령대별 부부 건강 관리법과 전문가가 제안하는 부부의 날을 더욱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홈파티 아이디어를 공유해본다.
01_부부 궁합 높이는 연령별 건강 수칙은?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인생의 반려자로서 서로의 건강을 살피고 챙기는 것은 부부가 온전한 ‘하나’를 이루는 데 기본적인 요소이다. 장기간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알아 두면 좋은 연령별 부부 건강 수칙을 알아보자.
- 30대 부부, 함께 임신을 준비하자
자녀계획이 있는 신혼부부라면, ‘함께’ 임신을 준비해야 한다. 대개 일주일에 2회 이상 피임 없이 부부관계를 가지면 임신가능성이 20%, 1년을 유지할 경우 임신가능성은 85%이다. 하지만 최근 초혼 연령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불임 또는 난임도 증가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 임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불임 또는 난임으로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35세 이상의 경우라면 난소나 정자 기능이 저하돼 있으므로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6개월 안에 임신이 되지 않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임신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만일 난임을 판정 받았다면 무기력감과 상실감이 크겠지만, 서로 마음을 다독이며 원인에 따른 치료법을 찾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임신 계획이 있다면 최소 3개월 전부터는 엽산을 복용하는 등 영양 상태를 조절하고, 운동을 하며 적정 체중 관리와 기초 대사량 증진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난임에는 심리적 요인도 크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나 초조함, 불안감을 피하고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자주 갖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40대 부부, 서로의 수면 습관을 살피자
40대부터는 서로의 수면 습관을 체크해보도록 한다. 건강한 수면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자, 부부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수면 질환 중 가장 흔히 알려진 코골이는 국내 성인 30% 이상이 겪고 있으며, 특히 40대가 넘어가는 시기부터 유병률이 증가한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이혼의 세 번째 원인이 코골이이며, 최근 국내에서도 코골이로 인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위해서는 코골이를 단순한 버릇으로 보지 말고, 수면 질환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코골이를 방치하면 코를 고는 동안 호흡이 원활하지 못한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저산소증으로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의 수면 습관을 체크해,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전문가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50대 부부, 상대의 ‘갱년기’를 이해하자
호르몬 변화로 인한 서로의 갱년기 증상을 이해해야 하는 시기이다. 갱년기란 인체가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시기를 말한다.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폐경이 오고, 남성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서 성기능 감퇴 현상이 나타난다.
흔히 여성 갱년기는 폐경과 함께 시작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 쉽지만, 남성 갱년기는 40대 중반 이후 서서히 증상이 생기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성 또한 여성과 마찬가지로 갱년기가 오면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갱년기에는 남녀불문 짜증, 우울, 초조함이 늘어나고, 의욕이 감소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등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시기에는 배우자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감정 상태를 공유하고, 조깅이나 등산 등 취미 생활을 함께 하면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 60대 부부, 행복한 성생활 유지하자
성생활은 20~30대 혈기왕성한 부부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로 60세 이상 노년에게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생리적 현상이다.
특히 노년기의 규칙적인 성생활은 호르몬 작용을 원활하게 해 건강한 신체 리듬을 유지하게 하고, 신체 노화와 성기능 퇴화를 늦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행복한 성생활은 우울감을 완화하고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등 정서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노년의 행복한 성생활 유지를 위해서는 60세 이후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부부간의 정서적 안정감과 친밀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성생활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어느때보다 적극적인 대화와 노력을 통해 육체적인 단점을 극복해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정신적 교감을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02_부부의 사랑스러운 파티 풍경 Couple’s Day
파티요리전문가 마리아 정이 커플을 위한 로맨틱 홈파티를 제안한다. 핑크빛 장 미, 달달한 컵케이크가 놓인 테이블세팅은 ‘특별히’ 사랑스럽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또 지극히 ‘일상적’이다. 그가 생각하는 파티란 그런 것이다.
“20년 넘게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들의 파티 문화였어요. 테이블 위에 음식을 소소하게 차려 두고도 파티가 되거든요. 중요한 건 지금 이 자리를 즐기겠다는 마음이지요. 그러니 파티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일상에서 사용 해온 물건을 새로운 방식으로 배치만 해도, 테이블 위에 로맨틱한 소품 하나만 두어도 일상의 테이블은 사랑스러운 파티 스탠드가 됩니다. 파티 테이블은 그 성격을 헤아려 세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번에는 커플 파티인 만큼 최대한 사랑스럽게 연출했습니다.”
- TABLE setting
커플 파티를 위한 컬러 콘셉트는 사랑스러운 연분홍으로 정했다. 연분홍 장미와 컵케이크, 그에 어울리는 흰색 접시를 기본으로 세팅하고, 와인잔을 자줏빛으로 준비해 테이블에 악센트를 줬다. 진분홍 장미를 준비했을 때는 흰색보다 강렬한 검은색 접시가 어울린다.
- FOOD recipe
일상의 식탁에 오븐 요리 두세 가지만 더해도 근사한 홈파티 테이블이 완성된다. 커플 파티의 로맨틱한 성격과 봄이라는 계절을 고려해 상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니는 요리를 구성했다. 싱그러운 바질향이 입안 가득 번지는 전채요리와 푹 졸인 와인소스로 부드러운 맛을 강조한 스테이크가 커플이 이뤄가는 사랑의 모습과 닮았다.
- DECO idea
일상의 찻주전자가 로맨틱한 꽃병이 됐다. 냄비에 꽃을 꽂아도 훌륭한 센터피스가 된다. 장미에 꽃잎이 겹겹이 포개진 리시안서스를 더해 충만한 사랑을 표현 했다.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
2단 케이크 스탠드에 분홍빛 컵케이크와 앙증맞은 마카롱을 올려 홈파티 테이블의 센터피스로 활용했다. 스탠드 앞쪽으로 꽃송이와 마카롱을 던지듯 떨궈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활짝 핀 꽃봉오리 사이에서 오늘의 메뉴를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작지만, 파티를 주최한 이의 감각과 배려가 느껴진다. 로맨틱한 플레임의 액자에 넣어 테이블 위 나 창가에 세워 두어도 감각적이다.
- 커플을 위한 로맨틱 파티 요리
집에서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근 사한 코스요리 메뉴를 간편하게 구성할 수 있다. 부드러운 수프로 시작해서 전채요리와 샐러드로 입맛을 돋우고 스테이크로 마 무리하는 코스.
재료 (1인분)
쇠고기 안심 150g, *스테이크 시즈닝 1작은술, 새송이버섯 1개, 파프리카 1/2개, 단호박 1/4개, 방울토마토 3개,
스테이크 마리네이드
통후추 간 것, 로즈메리 적당량, 올리브오일 2큰술
레드와인 소스
레드와인 3큰술, 토마토케첩 1큰술, 우스터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물엿 1큰술, 설탕 1/2큰술, 버터 1작은술, 월계수잎 2장
만드는 법
- 안심은 통후추를 갈아 뿌린 뒤 로즈메리를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발라 마리네이드한다.
- 새송이버섯, 파프리카, 단호박은 웨지 모양으로 잘라 소금, 후춧가루로 간하고 강한불에서 익혀 낸다.
- 냄비에 분량의 소스 재료를 한데 넣고 국물이 반 정도로 졸아들 때까지 약한 불에서 은근히 조린다.
- 강한불에 달군 팬에 ①의 고기를 올려 고기 윗면에 육즙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뒤집어 굽는다.
- 겉면이 다 익으면 약한불로 줄이고 5 분 정도 타지 않게 구워 낸다.
- 접시에 옮겨 5분 정도 휴지시켜 육즙이 골고루 퍼지게 한다.
- 접시에 완성된 스테이크와 ②의 채소를 올린 뒤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다.
재료(4인분)
감자(큰 것) 1개, 비트 1/4개, 양파 1/4 개, 버터 2큰술, 치킨 육수 3컵, 우유 1컵, 생크림 1/2컵, 그라나 파다노 치즈 약간
만드는 법
- 감자, 비트는 껍질을 벗긴 뒤 나박 썰고, 양파는 채썬다.
- 달군 냄비에 버터를 녹인 뒤 양파를 볶다가 ①의 감자와 비트를 넣고 3분간 더 볶아준다.
- ②에 치킨육수를 붓고 20분간 끓인 뒤 믹서에 곱게 갈아 냄비에 다시 붓는다.
- 우유, 생크림을 더해 한소끔 끓인 뒤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치즈필러로 긁어 뿌려주면 풍미가 진해진다.
재료 (4인분)
토마토 2개, 베이비 채소 2줌, 리코타 치즈 200g, *바질 페스토 2큰술, 파르메잔치즈 칩·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올리브오일 4큰술
*바질 페스토
바질 잎 50g, 올리브 오일 50g, 마늘 2쪽, 잣 30g, 파르메 산치즈 가루·소금·후추·꿀 약간씩
만드는 법
- 토마토는 반으로 잘라 오븐팬에 올린 뒤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간하고 올리브오일을 1큰술씩 끼얹는다.
- 160℃로 예열한 오븐에서 ①의 시즈닝한 토마토를 40~50분 정도 굽는다.
- 분량의 바질 페스토 재료를 믹서에 모두 넣고 굵게 갈아 준비한다.
- 접시에 샐러드 채소를 담고 한가운데 구운 토마토를 자른 면이 위를 향하게 얹는다.
- ④의 토마토 위에 리코타치즈, 바질 페스토, 파르메산 치즈 칩의 순서로 올려 마무리한다. 발사믹 크림을 튜브 용기에 담아 흩뿌리면 맛과 모양을 더할 수 있다.
재료 (4인분)
자숙 문어 1팩, 오렌지 1/2개, 오이 1/2 개, 자몽 1/4개, 파프리카 1/4개
유자 소스
유자청 3큰술, 식초 3큰술, 올리브오일 2큰술, 간장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 자숙 문어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 오렌지는 과육만 발라 준비하고, 오이는 잔칼집을 넣어 소금물에 살짝 절였다가 건져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자몽, 파프리카는 사방 0.5cm 크기로 썰어서 준비한다.
- 분량의 유자 소스 재료를 함께 섞어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한다.
- 유리 볼에 파프리카, 오렌지, 자몽, 문어, 오이를 차례대로 올리고 드레싱을 뿌려준다. 여름에는 유자 소스를 냉동고에서 살짝 얼린 뒤 뿌려 낸다.
Part 4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바라만 봐도 웃음 나는 ‘찐사랑’의 주인공들 만나보기
대중에게 좋은 기운과 좋은 영향을 미치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들이 있다.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이들부터 투닥투닥 찐케미 뿜뿜하는 이들까지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들을 직접 만나보자.
01_연예계 대표 꽁냥꽁냥 부부들
닭 가슴살 같은 퍽퍽한 현실에 비혼을 외치게 되는 요즘. 그러나 예외가 없지는 않다. 이런 커플이 될 수 있다면 결혼 생각 살짝 생기기도. 함정은 상대뿐 아니라 나도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점. 그렇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단, 이들의 ‘지금’ 모습이라면 말이다.
- 시종일관 깔깔깔! 홍현희&제이쓴
얼마나 잘 맞으면 3개월 만에 결혼할 수 있는 걸까. 쉬지 않고 훅 들어오는 홍현희의 드립과 찰떡같이 받아 치는 제이슨을 보고 있노라면 짧은 연애 기간에도 고개가 끄덕끄덕. 무릇 부부란 그 어떤 것보다 개그 코드가 잘 맞아야 하는 것 아니던가.
제이쓴은 “홍현희와 결혼하면 평생 재미있게 웃으며 살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제이쓴 같은 남자는 유머, 센스, 섹시 다 갖춘 홍현희 같은 가질 수 있는 건가 보다.
- 으른스르운 결혼생활 이효리&이상순
모든 이들의 워너비 부부, 이효리와 이상순. 〈효리네 민박〉 방영 이후, 인터넷에는 ‘이상순 같은 남편 되는 법’이 짤로 돌아다닐 정도로 뭇 여성에게는 부러움을, 남성들에게는 자기반성 시간 갖게 했다.
지극정성, 다정다감, 유머까지. 어쩜 다 들어맞는다. 하지만 손뼉도 두 손이 마주쳐야 칠 수 있는 법. 늘 자기주장 강하고 ‘쎈 언니’인 줄만 알았던 이효리의 속 깊은 행동들을 보면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언니 말이 맞았다.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 꽤나 진지한 가족, 봉태규&하시시 박
“살림은 돕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예요”라며 몸소 내조의 왕이 된 봉태규. 이 당연한 말이 왜 우리에겐 판타지처럼 느껴지는가. 남편은 배우 겸 작가, 아내는 포토그래퍼. 각자의 영역에서 프로페셔널 120%로 각자의 작품도 멋지지만, 하시시 박이 찍은 사진과 봉태규의 글이 더해진 책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같은 작업물을 볼 때면 부러움 200% 샘솟는다.
나도 막 아기 낳고 싶고, 사진 찍고 싶고, 육아와 예술 욕구 샘솟아버려. 꾸안꾸의 정석을 보여주는 커플 패션은 또 어떻고. 볼 때마다 정신없이 캡처 중인 나 자신 발견.
- 패피의 신혼이란 이런 것. 김원중&곽지영
진짜 패셔니스타 커플은 여기 있다. 방송마다 꿀 떨어지는 애정행각으로 입 헤 벌리고 쳐다보게 한 이들. 이젠 부럽지도 않다. 이건 모델 커플이라서 가능한 거다. 신혼이라 그렇다고? 이들의 연애 기간은 무려 7년. 20대를 서로에게 온전히 바친 이들이여, 박수!
모델계 대표 커플이란 네이밍답게 평범한 일상 사진마저 화보로 만들어버린다. 아니 어떻게 주방에서 고구마를 먹는데 패션 화보 보는 것 같죠? 왜 동묘를 걸어도 런웨이죠? 다음 생에는 내 결혼보다 이 커플의 자식으로 태어나도 좋을 것 같다. 키는 무조건 클 테니까!
- 결혼도 금메달! 강남&이상화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상화가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허당 매력 풍기던 강남이 이렇게 다정하고 매력적인지! 직업도, 보이는 성격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라 열애 소식에 깜짝 놀랐지만, 인제 보니 다르기에 오히려 더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 같다. 커플의 일상 사진을 보면 어째 점점 닮아가는 것 같은데? ‘정글의 법칙’ 같이 험지에서도 사랑은 피어난다. 될놈될 법칙을 또 증명한다.
02_12년째 열애 중! 홍윤화 & 김민기 부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만나 10년간 변함없는 사랑을 키워온 개그계 대표 커플 홍윤화와 김민기. 2018년 11월, 연인에서 부부가 된 두 사람은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열애’ 중이다.
개그프로그램을 넘어 유튜브 채널 ‘꽁냥꽁냥’까지 영역을 확장한 그들은 웃음 나는 현실 부부의 ‘케미’를 톡톡히 보여주며 100만 뷰 돌파뿐 아니라 SNS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부부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연애 때와 변한 게 없다는 이들. 부부싸움조차 10분을 채 못 넘긴다는 이
사랑스러운 신혼부부에게 그 비결을 들어보자.
– 10년을 만나 사랑하고 부부가 됐네요?
김민기 (이하 김) / 저는 원래부터 결혼이 되게 하고 싶었어요. 연애 기간 10년 내내 윤화가 마음먹기를 기다리고 있었죠. 처음부터 결혼을 목적으로 윤화를 만났어요. 제게 윤화는 특별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착하고 좋은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저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저한텐 없는 밝은 에너지를 보고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거든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어요. 저는 단지 합법적 동거를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웃음)
홍윤화 (이하 홍) / 세뇌교육이 이렇게 무서워요. (웃음) 저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요. 오빠가 아니었더라도 ‘결혼’ 자체에 생각이 없었던 ‘비혼주의자’였죠. 결혼은 안 하고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나이가 어린 탓도 있고요. 스물세 살 때 오빠를 만났는데 무슨 결혼을 생각했겠어요. 처음엔 오빠가 결혼하자는 말을 해도 ‘아, 그만큼 내가 좋은가 보다’ 했는데, 이게 10년이 되니까 진짜 현실처럼 진행되더라고요.
– 부부가 돼보니 어떤가요?
홍 / 저희는 오래 연애를 했지만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요. 주머니에 만원짜리 하나 달랑 들어 있던 시기에 만났던 터라 안 가본 곳도 많고, 못 먹어본 것도 많고, 접해보지 못한 게 너무 많았죠. 요즘은 그런 부분을 채워가는 재미가 있어요.
가족이 돼서 같이 돈을 모으고 소소하게 재산을 늘려가고, 함께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는 재미요. 연애와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게다가 둘 다 아파트는 처음 살아보거든요. 경비아저씨도 계시고 분리수거 하는 날 맞춰서 다 같이 쓰레기를 버리고, 이 모든 과정이 전 너무 재미있어요.
인생이 확 달라져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연애 때 하지 못한 것들을 하는 재미랄까요. 그때보다 좀 더 가까이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배우자와 경험을 빼곡히 채워간다는 게 좋아요.
김 / 연애 때는 워낙 돈이 없었어요. 결혼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지금은 돈이 점점 모이는 단계인 것 같아요. 돈이 많이 모였을 땐 또 다르겠지만, 지금은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아요.
홍 / 맞아요. (웃음) TV를 보다가 “우리 저거 먹을까? 가자!” 할 수 있는 그런 사소한 행복요. 또 저희가 최근에 오토바이를 샀어요. 날이 좋을 땐 오빠 등 뒤에 앉아 망원동 일대를 자주 돌아다녔어요. 맛집 다니고 시장도 가고요. 이런 게 신혼이구나 싶더라고요. 행복해요.
– 결혼 준비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홍 / 단 1%도 없었어요. 보통 결혼 준비하면서 안 싸우던 커플도 많이 부딪힌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그런 트러블이 아예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둘 다 예민하거나 까다로운 성격이 아니기도 했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 전문가들을 믿고 준비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심지어 제가 입을 웨딩드레스를 본식 한 달 전에 처음 봤어요. 해외에서 배송이 6개월이나 걸리는 상품이었는데, ‘본식 전까지 잘 오겠지’ 하고 그냥 기다렸죠. (웃음)
김 / 제 기억으로도 결혼 준비 과정에서 딱히 힘들었던 점은 없어요. 아무래도 신부 측에서 많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덕분이겠죠. 윤화가 저에게 내건 결혼 조건은 딱 한 가지예요. “보증 서면 무조건 남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 약해지는 저를 잘 아니까, 딱 그거 한 가지 부탁하더라고요. 그 외에는 전부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잘 따랐어요. 남들이 볼 땐 갈등으로 번질 상황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우리는 그 상황마저 웃고 즐기며 잘 넘겼다고 생각해요.
– 신혼집 마련의 어려움은요?
홍 / 대출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은 거고, 또 열심히 함께 갚아 나가면 되니까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는 없었어요. 저흰 남자가 얼마를 해 오고, 여자가 무엇을 해 오고 이런 고리타분한 계산법도 다 생략했어요.
“오빠 얼마 있어? 난 이 정도 있어” 하고 함께 돈을 합쳐 신혼집을 구할 뿐이었죠. 연애 때부터 돈 계산이 전혀 없었어요. 누가 누구를 사주고, 대접하고 이런 개념보다는 서로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추억에 의의를 뒀죠.
그게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요. 현재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문제도 그래요. 누가 얼마를 갚고 그런 것도 없어요. 각자 열심히 일해서 벌어 오면 생활비만 남기고 갚아버리는 식이에요.
김 / 신혼집 위치는 윤화가 마음에 들어 하는 망원동으로 정했어요. 결혼 준비 당시 윤화가 유난히 망원동의 분위기를 좋아하더라고요. 집을 최종 결정하는 데도 거침없었어요. 집을 보러 간 날이었는데, 신축 아파트가 꽤 마음에 들었지만 저희 상황에선 부담스러운 가격대더라고요.
과감하게 포기했죠. 그리고 그날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공인중개사에게 지금의 집을 소개받게 됐어요. 현관문을 열자 마자 윤화가 ‘여기네’ 하고 외쳤어요. 윤화가 좋다니 저도 좋았고, 그게 지금의 신혼집이에요.
– 서로에 대한 생각의 변화도 궁금해요.
홍 / 제가 잠버릇이 심한 편이에요. 자다가 유리를 깬 적도 있을 정도로요. (웃음) 근데 오빠도 잠버릇이 심해요. 자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이동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퀸 매트리스 두 개를 방 가득 깔아 놨어요. 그러고는 서로 잠자는 시간에 절대 터치하지 않아요. 각자 편한 대로 자는 거예요.
가족이란 이런 것 같아요. 새로 가족이 됐지만 저희는 각자 살아온 방식을 존중하고 있잖아요. 진짜 가족은 서로 다름에도 전혀 불편하지 않은 거니까. 제게 그런 가족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김 / 전 연애할 때부터 윤화를 가족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새롭게 달라진 건 없어요. 그저 매일 더 좋은 남편이 되고 싶을 뿐이죠. 윤화를 가족으로 생각하니까 어떠한 아내상, 배우자상을 바라는 것도 없어요. 보통 가족에겐 그런 걸 바라지 않잖아요.
– 언제가 가장 행복해요?
홍 / 결혼 전, 오빠에게 오징어무침을 해준 적이 있는데, 실력이 미숙해서 요리를 다 망쳐버렸어요. 그럼에도 오빠는 맛있게 먹어줬지만, 마음처럼 해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속상했죠.
결혼하고 나서 다시 오징어무침을 해줬는데, 백종원 레시피 덕분인지 오빠가 대접에 밥까지 비벼서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더라고요. 그 순간이 전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한 요리를 오빠가 기대 이상으로 맛있게 먹어줄 때, 자신감도 생기고 뭔가 성취감도 드는 기분이에요.
김 / 하루 중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없어요. 윤화와 함께하는 결혼 생활이 전 너무 재미있고 즐겁거든요.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아요. 전 TV를 보고 윤화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어도 한 공간에서 함께하는 거잖아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 성공적인 신혼 생활의 팁을 준다면요?
김 /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 강요하지 않기’요. 저희 결혼 모토예요.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자는 거죠. 10년을 연애하면서 서로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은 터치하지 않으려고 해요. 요즘에도 윤화가 밤 11시에 약속이 있다고 하면 저는 기분 좋게 보내줘요. 저 역시 볼일이 있으면 결혼 전처럼 외출을 하고요. 상대방의 영역을 존중하고 싶어
요.
홍 / 저는 주로 일을 저지르는 편이고, 오빠는 그것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제가 집에 식물을 사 오면 오빠가 물을 주고, 제가 침대를 꾸며 놓으면 오빠가 정리 정돈하는 식이죠. 이렇듯 서로가 좋아하는 부분과 싫어하는 부분이 있는데, 잘 맞춰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이러한 다름이 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했어요. 서로 너무 달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는 상대방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는 편이에요. 서로가 바뀌었다기 보다 마인드의 문제인 거죠.
– 어떤 부부로 늙고 싶나요?
홍 / 친한 작가 동생이 조명을 하나 선물로 줬어요. 한 노부부 그림이 있는 조명인데 할아버지가 고물 자전거 뒤에 뚱뚱한 할머니를 태우고 할머니는 도넛을 맛있게 먹고 있는 그림이에요.
그런데 그게 너무 예쁜 거예요. 저 역시 그렇게 늙고 싶어요. 오빠가 녹슨 자전거에 나를 태우든 어디에 나를 태우든 전 그저 오빠 뒤에서 행복해하면서 든든하게 함께하고 싶어요.
김 / 전 그냥 ‘지금’ 같이요. ‘우리 원없이 좋아하고 사랑했다’며 추억하고 회상할 수 있도록 예쁘게 늙고 싶어요. 윤화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이미 전생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던 사이는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이 다음 생을 위한 약속도 할 수 있도록 윤화와 마음껏 사랑하며 늙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