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억에 남는 시간들… 최선 다하는 직원들 모습 인상적”
이 칼럼은 한인이민자들이 호주사회로 순조로운 융합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됐다. 이 칼럼을 통해 노인과 장애인 복지분야와 함께 다양한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한 이민사회 정착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다루며 커뮤니티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이번 호에서는 카스 다문화커뮤니티 서비스개발팀의 조앤 정 코디네이터로부터 ‘한인 어르신들과 함께 한 캔버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은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치매 발병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면, 정기적인 야외활동과 사회적 교류는 기쁨과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뇌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활력을 제공한다.
2월 11일, 카스는 17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캔버라 여행을 다녀왔다. 카스에는 다양한 시니어그룹이 있어서 간혹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드니 인근 소풍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캔버라까지의 당일 왕복여행은 드문 일이다. 하루 일정이라 짧다면 짧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르신들을 모시고 캔버라를 다녀오는 일은 준비하는 우리에게도 안전 등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화창한 화요일, 출발시각인 아침 8시보다 모두들 다 일찍 약속장소에 나와계셨다.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소풍을 앞둔 어린 학생들처럼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인원점검 후 8시 정각에 캔버라로 고고.
드넓고 푸른 목초지와 그 위를 한가로이 풀을 뜯는 다양한 소들과 말들을 구경하다 지칠 때쯤 카스 시니어소셜그룹 ‘솔잎’에서 다양한 재능기부를 하고 계신 손신자 어르신이 마이크를 잡고 다양한 아재 개그 및 퀴즈 맞추기 게임을 진행했다.
“2곱하기 8의 정답은?” … “이팔 청춘!”
“6곱하기 2는?” … “6·25!”
“산부인과 의사가 젤 싫어하는 말은?” … “무자식이 상팔자!”
“변호사가 젤 싫어하는 사람은?” …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넌센스 퀴즈시간은 정답박스 안에서 온갖 지식을 동원해 돌돌 굴리던 굳은 생각을 벗어 던지게 함과 동시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여행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르신들의 센스 있는 답변에 매콤한 맛의 생강젤리가 배달되며 웃고 떠드는 가운데 캔버라의 첫 방문지인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국회의사당에는 제롬 락살 및 샐리 시토우 연방 하원의원이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에는 국회의사당에 대해 설명해주실 초로의 멋진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의사당 투어를 시작했다. 데이비드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오랫동안 건축가로 일하다가 5년 전부터 국회의사당에서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에게 의사당에 대한 설명을 해오고 있었다. 그는 국회의사당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곳은 호주의 자연과 역사를 반영하여 설계되었다. 건축물은 호주의 자연을 상징하는 색깔인 갈색과 초록색을 사용하여 정면에 마주한 산에서부터 로비까지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존경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로비 곳곳에는 애보리진의 역사와 관련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국회의사당 방문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그 건축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국회의사당 방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마그나 카르타 (Magna Carta)’ 관람이었다.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그토록 들어왔던 마그나 카르타… 그게 무슨 뜻이었지? 하는 가물가물한 흐린 기억을 비집고 데이비드의 설명이 따라 들어왔다.
“마그나 카르타는 1215년 영국 존 왕이 귀족들의 요구에 따라 서명한 문서로 왕권 제한과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대헌장이다. 당시 인쇄기술의 한계로 단 네 개의 사본만 제작되었으며 그 중 하나가 캔버라 국회의사당에 보관되어 있다. 이는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마그나 카르타 사본으로 호주 민주주의의 발전과 시민권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국회의사당을 나와 해산물 및 고기, 디저트 등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뷔페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부터 나선 길, 거의 한시가 넘어서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했으니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음식을 거의 흡입하는 수준으로(?) 먹는 서로를 즐겁게 바라보며 맛있는 점심을 마쳤다. 그리고 국립미술관으로 이동했다.
국립미술관에서는 호주의 여류화가 에델 캐릭 (Ethel Carrick:1872–1952)의 작품전이 진행 중이었다. 에델 화가는 런던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신여성과 관련된 독립적인 시각을 반영한 작품을 남겼으며 강렬한 색채와 생동감 넘치는 붓놀림이 돋보이는 화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 1차 세계대전 직후 호주로 귀국, 꽃과 자연을 배경으로한 풍경 및 해변의 야외 도시 생활 장면을 주로 그렸다.
국립미술관을 끝으로 캔버라 투어일정을 마무리하고 어둠을 향해 가는 시드니로 향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역시 손신자 어르신의 리드로 노래 메들리 삼매경이 이어졌다. “동구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귀에 익숙한 동요와 가요를 함께 부르고 웃고 떠들며 노곤해진 몸을 달래는 동안 무려 12시간의 하루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예정했던 전쟁기념관의 한국관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하루 동안의 나들이는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시간이었던 듯하다. “집에 있으면 핸드폰이나 유튜브만 보고 있었을 텐데 이렇게 친구들이랑 나와서 콧바람 쐬니 너무나 좋았어!” 하시면서 아직 일정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여행계획이 언제냐?”고 물어오신다.

캔버라 여행 후 전화나 문자를 통해 어르신들은 “그 하루의 여행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정말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고 공유해주셨다. 그 중 이성자 (가명) 어르신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에 대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캔버라 여행을 이렇게 카스에서 마련해주어 올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 특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는 피드백을 주시어 애쓰고 수고한 시간이 갑절로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번 캔버라 탐방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덜어드리고 활력을 되찾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운전기사님 덕분에 어르신들이 아무 사고 없이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카스는 어르신들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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