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한 한인들 위해 자원봉사자로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과 위로”
이 칼럼은 한인이민자들이 호주사회로 순조로운 융합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뜻에서 기획됐다. 이 칼럼을 통해 노인과 장애인 복지분야와 함께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관의 도움으로 이를 잘 극복한 사람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를 포함, 사랑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또한 이민사회 정착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 다루며 커뮤니티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이번 칼럼에서는 카스의 자원봉사자로 함께하는 40대 가정주부 김경순 (가명) 씨의 경험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카스와의 인연은 작년 11월 9일 달링하버에서 열렸던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시작되었다.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Certificate III in Individual Support’를 공부하는 것을 안 중국인 친구가 “카스에서 공부해?”라는 질문을 하면서 처음으로 카스 (CASS)를 알게 되었다.
먼저 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녀가 둘인 가정주부로,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주하기 전 싱글일 때 멜번에서 언어연수를 한 경험이 있다. 한국인이라면 다들 공감하겠지만 내게 영어는 평생의 숙제이다. 학창시절 영어를 잘하는 친구와 가까워 영어를 접할 기회는 많았지만, 한 번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은 없었고 과학 과목에 더 관심이 많았던 나는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남에게 그럴듯해 보이려고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영문 도서를 들고 다녔지만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한 적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치과위생학과를 졸업한 뒤 취업했고,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이어서 직장생활은 보람되고 즐거웠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자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에서 만난 선배와 함께 유학을 결심해 2008년 8월, 한국과는 정반대 계절의 멜번으로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1년으로 영어를 정복하기는커녕 좌절만 맛봤지만, 한국에 돌아온 이후 직장에서 외국인 환자는 내 담당이 되었다. 직장 동료들은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영어 실력이 형편없다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었다.
이후 한국에서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지내던 중, 남편에게 호주에 갈 기회가 찾아왔다. 2024년 2월 호주에 오게 되었지만 어린 아이까지 있는 상황에서 도와줄 사람 없는 낯선 땅에서 정착하는 것은 멜번에서의 싱글일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집을 구하는 문제부터 아이들 학교 입학 문제까지, 학창 시절부터의 영어 문제는 또 다시 모든 일상에서 좌절감을 안겼다.
그런 가운데서도 호주가 여러모로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에 영주권을 알아보던 중 Aged Care 분야 자격증이 취업과 영주권 취득에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듣고 ‘Certificate III in Individual Support’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호주에서는 취업할 때 자원봉사 경력이 매우 유용하다는 현실적인 정보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이 학교 친구 엄마들과 함께 코리아 페스티벌에 가게 되었고, 그곳 카스 홍보부스에서 자원봉사자 신청을 하게 되었다. 이후 웨스트 라이드 소재 카스사무실에서 다문화서비스개발팀이 진행하는 정착서비스 관련업무를 돕게 되었다.
무엇보다 카스 자원봉사세미나에서 현재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다양한 자원봉사 영역, 보람 등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자원봉사에 대한 내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아직 비자 상황도 불안정하고 학업도 마쳐야 하는데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내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많은 한인들이 있는데 그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과 위로가 된다”는 어느 자원봉사자의 말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지금은 카스 한인 정착 서비스 파트에서 업무에 관련된 실질적인 업무를 익히며 정부 주택 신청 등 서류 신청을 돕고 있다. 또 시니어 대상 모바일서비스 자원봉사를 하면서도 큰 보람을 느꼈다. 핸드폰 작동법과 다양한 앱 설치 등을 도우면서 어르신들이 이전보다 더 쉽게 핸드폰을 사용하실 때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의 작은 손길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유명한 이호선 심리상담사가 “자신의 존재가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삶이 무기력해질 때 자원봉사를 해보라”는 내용의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에 100% 공감한다. 카스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는 비자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방면으로 길을 만들기 위한 도구였지만, 지금은 자원봉사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고 영어 때문에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어르신들을 돕는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어르신들께 인생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물질적인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 자원봉사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더 성숙한 사람으로 이끌어 주는 이 길을 누구라도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편, 카스는 한인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들이 호주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로는 정부주택 신청서 및 노인연금 신청서 작성을 무료로 도와드리고 있다.

카스 칼럼은 유튜브 영상 (youtu.be/qjPQ2xbxYBQ)으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공식 페이스북: facebook.com/CASSKorean / 네이버카페 cafe.naver.com/cassko / 카카오톡 채널 pf.kakao.com/xjdKxgs (링크 클릭 후 화면 상단의 ch+ 이미지를 클릭하면 추가 됨)
카스 정착서비스 관련 자원봉사자 문의: 02 9063 8808 / 0427 424 6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