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운동·건강식단·숙면·적극적 사회활동 등 건강한 습관 중요
본 칼럼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Korean Australia Advisory Committee에서 한인들이 이민자로 호주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합의 속에서 시작됐다. 5월부터 10월까지 6회에 걸쳐 KAMS (한인의사협회) 회원 의사들이 보내준 원고를 카스에서 정리, 해당내용을 게재한다. 2022년 시작한 Korean Australia Advisory Committee는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한인커뮤니티에 필요한 일이 무엇일까라는 방향성 속에서 실제적인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기획해나가고 있다. <편집자 주>
01_호주 치매진단 42만명
이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빨리 고령화사회에 진입해 가고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여러 질병이 찾아올 수 있으나 그 중에서도 치매가 가장 걱정이라는 사람들이 많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2023년 현재 호주에서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들은 42만명 정도이다.
또 한국의 경우 대한노인정신의학회의 추정에 따르면 2030년에는 한국의 치매환자가 114만에 육박할 것이라 한다. 따라서 치매가 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두려워만 하기 보다는 이것이 어떤 질병이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칼럼을 통해 치매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02_치매의 이해
치매는 어떤 병일까? 치매 하면 가장 많이 제일 떠오르는 증상은 아마도 현저한 기억력 감퇴와 판단력 저하 그리고 일반적인 인지기능의 위축일 것이다. 치매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원인으로는 50-60%에 해당하는 알츠하이머 유형, 그 다음으로는 20-30%에 달하는 혈관성 치매 그리고 퇴상성 뇌 질환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는 보통 초기, 중기, 말기 단계로 나눠진다. 유병률은 주로 나이하고 관련이 있는데 대개는 65세 이후부터 발병이 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최근의 일에 대한 기억력 감퇴로부터 시작되고 중기 단계에서는 기억력 감퇴와 함께 언어능력이 사회적 판단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악화된다. 말기 단계에서는 독립적인 생활이 힘들어지게 된다. 다행히 초기에서 중기 단계에서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부분적으로 개선이 가능하고 미래생활에 대비할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진단이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뇌혈관 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만 반드시 뇌졸중 또는 뇌출혈 이후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와는 다른 다수의 소혈관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증상으로 보면 알츠하이머 유형과 유사하다.
03_치매의 예방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예방은 최근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으로는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루에 30분씩 1주일에 3-4회 유산소운동, 야채와 과일이 다양하게 추가된 건강식단과 함께 필요한 만큼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인지 활동을 필요로 하는 취미활동을 계속하며, 사회적 접촉을 활발하게 유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혈관성 치매일 경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부정맥, 흡연과 같은 위험요인을 개선하면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으며 위험 소견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 될 경우에는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경우 약물치료 추천 기준이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04_치매의 진단
치매가 의심될 경우 보통은 환자와 가족은 이를 추가로 평가할 수 있도록 GP (가정의학과)의 상담을 받는다. 정기적으로 GP를 방문하는 경우 담당의사는 행동의 미세한 변화를 발견하고 추가검사를 권유할 수도 있다. 건망증의 증가, 서투름, 떨림과 같은 미세한 증상도 조기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GP를 방문하면, 인지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특정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하며 이후 적절하게 다양한 치매 원인을 찾아보는 검사를 진행할 것이다.
필요한 경우 GP는 혈액검사와 X-ray 또는 MRI와 같은 방사선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치매가능성 진단 외에도 시력저하, 청력문제, 우울증 등 치매와 유사한 다른 의학적 상태를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치매는 복잡한 질병이어서 치매의 진단은 한 번에 이뤄지기보다는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진단과정에서 노인병 전문의나 작업치료사와 같은 다른 의료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다.
05_치매의 관리
치매 진단이 내려지게 되면 여러 가지 관리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은 치매가 어떤 상태에 와있는지 판단한 다음, 단계에 따라 약물사용 및 보조건강서비스의 도움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거나 일부 증상완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성 질병이며 일반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유형의 치매라면 환자가 점진적으로 독립성을 잃어가기 때문에 어떻게 돌봄을 받고 싶어하는지에 대해 사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매우 무력감을 줄 수 있는 경험이다. 따라서 환자가 스스로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 돌봄방법 등에 대해 서로 상의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GP는 이러한 과정을 공식 문서인 ‘사전치료계획 (Advanced Care Plan)’을 통해 정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매진단을 받으면 미래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며 미래계획은 유언장 작성, 최상의 돌봄 방식 선택 (예: 자택 돌봄 또는 요양원) 그리고 무능력 상태가 되었을 때 대체결정자를 지정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06_마무리
치매는 몸과 마음을 쇠약하게 만드는 질병이다. 언젠가는 더 많은 치료 옵션이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동안에는 미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예방조치를 최선을 다해 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를 위해 담당 GP를 자주 방문하여 정기 건강검진을 받고 적절한 조치를 해나가는 것이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글 / Raphael C, GP Registrar in Kogarah